‘국립공원'이란 이유만으로 ’흑산공항'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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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이란 이유만으로 ’흑산공항' 지지부진
  • 박정주 기자 jjpark@gyotongn.com
  • 승인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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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필리핀 등에선 교통기본권 국가차원서 보장
세계문화유산 지역도 소형공항 건설·운영 '대조'

전남전남 신안군의 숙원사업인 흑산공항조감도건설사업이 환경부산하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에 막혀 수년째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섬 주민들의 이동권 확보를 위한 소규모 공항건설이 절실하다는 염원에도 불구하고 흑산도가 국립공원이라는 이유 등으로 번번히 제동이 걸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본과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국립공원은 물론 세계문화유산 지역에도 소형공항이 건설·운영되는 것과 대비되고 있어 흑산지역 주민들의 불만은 가중되고 있다.

신안군이 목포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밝힌 '국외 소형항공기 운항사례 조사'에 따르면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섬지역 거주민과 이용객 등의 편의를 위해 소규모 공항을 건설해 교통기본권을 국가차원에서 보장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국립공원 안에 흑산공항과 유사한 50인승 소형항공기 이용이 가능한 활주로 800m1500m 규모의 소형공항이 5개소에서 운영되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현의 남쪽 60km 떨어진 야쿠시마는 일본열도 전체에는 4개 밖에 없는 세계자연유산 중 하나지만 소형공항이 현재 운영 중에 있다. 국립공원 내에 건설한 야쿠시마 공항은 1963년에 활주로 1100m로 개시해 1976년에 1500m로 확장했다.

필리핀은 수리가오 소호톤 국립공원에 수리가오공항(1700m),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푸에르토프린세사 지하강국립공원 안에는 프린센사공항(2600m)이 건설돼 있다.

인도네시아는 발리섬 동쪽의 1000여 개의 섬으로 형성된 코모도제도국립공원에 코모도 공항(1393m)과 롬복국제공항(2750m) 등이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199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이에 반해 흑산공항 건설사업은 국립공원 가치훼손과 철새보호 대책, 안전성 등의 문제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하지만 울릉도와 독도는 흑산도·홍도(가거도)처럼 지리적 여건과 생태환경, 영토의 특수성 등 매우 유사한 지역으로 환경부에서 2004년도부터 해상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했으나, 울릉도 주민(94%)의 결사반대에 부딪혀 지정이 유보된 상태다.

울릉도의 울릉공항은 국립공원이 아닌 지질공원이라는 이유로 건설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올 하반기 착공을 앞두고 있어 흑산주민들의 상실감을 더하고 있다.

울릉공항은 2013년 국가정책기관(KDI)의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B/C=1.19'로 흑산공항 'B/C=4.38'에 비해 경제성이 낮은데다 건설사업비에서도 흑산공항 1833억원의 3배가 넘는 6633억원이지만 국립공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안군은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에 막혀 수년째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흑산공항의 신속한 착공을 위해 심의 준비에 들어겄다.

신안군 관계자는 "인근 섬으로 형성된 개발도상국에서도 국립공원 내에 소형공항을 건설해 거주민의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국립공원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대체교통수단이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흑산공항 건설사업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지만 심의에 막혀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를 대비해 보완을 요청한 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방항공청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제기한 식생현황 및 보전등급 재산정에 필요한 용역을 발주해 붉은배새매 추가 조사와 함께 섬향나무·수달 등 동·식물 생태환경에 대한 전문가 의견수렴과 정밀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환경부에 재보완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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