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중고차 생계형 지정 논란이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대기업은 시장 진입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사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매매업계는 ‘진입 절대 불가’를 외치면서 시위 강도를 높이는 양상이다. 시위현장에선 단식 돌입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예고하는 발언들이 쏟아지며 분위기가 험악해지는 모습이다.

한국매매연합회는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자동차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지난 19일부터 장세명 부회장이 단식에 돌입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한국매매연합회는 “관할부처인 중기부가 소비자를 핑계로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서 “박영선 장관을 비롯한 책임자는 더 이상 직무유기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8일 열린 중기부 국감에 참석한 곽태훈 연합회장은 당일 직접 들은 여야 의원들의 공통된 언급을 인용하며 “중고차매매업을 보호해야 할 중기부가 대기업의 눈치를 보고 있는 작금의 행태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중기부가 아닌 재벌독과점·대기업지원부로 개명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단식투쟁에 들어간 장세명 한국매매연합회 부회장은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경우, 독점적 우월적 시장 지배력을 가진 그들의 이익만을 위한 시장으로 변질되어 결국 소비자의 부담만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대기아차는 제조 판매를 함께하는 신차 가치를 올리기 위해 중고차 가격을 올릴 것이 자명하고 소비자가 타던 상태 좋은 중고차를 선점하는 불공정 행위가 자행될 것”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가 계속돼 대기업의 시장 진입이 결정되면 어떤 험악한 결과가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위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진출로 중고차와 관련된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은 허상”이라며 “당장 눈앞에 그럴듯한 보증 제도와 같은 사탕 정책과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현혹할 것이 뻔하고, 허위매물 이슈는 대기업이 해결해 줄 수 없는 사기꾼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중고차 시장의 대기업 진출을 반대하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온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20일 경기도 국감에서 김회재 의원의 관련 질문에 “중고차 시장 종사자들이 최하 30만명”이라면서 “다수의 국민이 일자리를 잃게 되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빈대 잡자고 초가집 불태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매매연합회는 이번 논란에 대해 대통령의 결정을 촉구했다. “중기부가 결정을 못내린다면 사실상 일자리위원회 위원장이자 국가 최고 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매매연합회는 지난 8월3일부터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관할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있는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장세명 부회장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 시국의 정부 방침에 따라 정부대전청사, 서울 현대·기아차 본사 사옥 앞, 청와대, 국회의사당 앞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17개 조합 조합장, 조합원들이 함께 집회 및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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