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년특집] [완성차] ‘생산·공급·판매’ 생태계 빅뱅…“과거와 절연,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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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신년특집] [완성차] ‘생산·공급·판매’ 생태계 빅뱅…“과거와 절연, 새로운 시작”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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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퇴진 불가피…미래차 중심으로 재편 ‘올인’
중고차·저가모델 ‘급부상’…“새 기준은 변화 또 변화”
정부의 적극적 개입 대비…온라인 판매가 판도 좌우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완성차산업은 어디로 갈 것인가. 2021년 완성차업계는 지난 한 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악재를 뚫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새로운 생존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미증유의 사태에 ‘뉴 노멀(New Normal)’을 준비하지 않으면 생산성이 불확실한 해가 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지금까지 유지하던 생산 공정, 공급체인, 판매방식 전략 모두를 바꿔야 한다는 데서 뉴 노멀의 출발을 얘기하고 있다.

동시에 저유가, e커머스와 비접촉 거래 증대, 정부의 적극적 개입도 뉴 노멀의 특징으로 회자된다. 기존의 틀을 다 벗어던지지 못하면 새로울 수 없다는 ‘새 기준’은 무엇일까. 그것은 전 세계적 위기의 시대에 완성차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핵심 키워드 ‘불확실성’…친환경차 전망 갈려

새해 자동차 시장 전망에서 가장 확실한 키워드는 ‘불확실성’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코로나19가 예측 불가능하고 방역이 여전히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또한 유럽에서 시작된 그린 정책들은 내연기관과 친환경차 수요 양극화를 가속화하고 있어 한치 앞을 내다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완성차산업 전망의 불확실성이 ‘뉴 노멀’의 필요성에 힘을 더한 것도 사실이다.

자동차업계에 37년 간 종사한 한 전문가는 “팬데믹 이후 전 세계인들의 환경오염,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지금보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질 것”이라며 “EV 수요는 빠른 시간 내에 늘어날 것이고 배터리 등의 생산가와 판매가도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의 발 빠른 대응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새해에는 글로벌 브랜드 등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개발해놓고 아직 발표하지 않은 획기적 기술들이 위기 극복책으로 쏟아져 나오면 업계의 패러다임이 바뀔 변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친환경차의 핵심인 전기차(EV)와 미래차의 주축인 자율주행차의 대해서는 업계 내 의견이 갈린다. 소비자의 환경 의식이 높아져 전기차 보급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주장이 있는 반면, 단기적인 경제 충격으로 비교적 가격이 비싼 전기차에 대한 수용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팬데믹 이후 뉴 노멀 시대에 EV는 물론 자율주행차 개발도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사상 초유의 저유가 시대에 EV는 소비자들에게 있어 여러 요인 중 특히 가격 면에서 여전히 밀린다는 지적이 혼재해 있는 것이다.

새 기준 걸맞은 ‘생산·유통·소비자’ 변화 직면

코로나 19사태 이후에 찾아올 자동차업계에는 ‘뉴 노멀’이라고 통칭하는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뉴 노멀’은 크게 생산 측면, 공급 체인 측면, 소비자 측면으로 나눠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생산 측면에선 공장의 위생 점검 프로세스 강화, 방역 강화 등으로 교대근무 주기, 1대 생산당 소요 시간 재설계 필요성이 제기된다. 동시에 생산 시설 내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조립 공정 재배치 등이 요구된다. 이에 따라 공정 재설계에 따른 요구 노동력, 숙련도 변화로 필요 인력, 노동 가치 등이 재평가된다는 것이다.

공급체인의 조정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거 수십년 간 자동차산업의 서플라이 체인은 글로벌로 확대돼 왔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경험한 국경 봉쇄,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 붕괴로 기존 공급망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시점이 됐다. 결국 생산 공장에서 가까운 공급업체를 선호하는 기조가 부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선 빠른 경제 회복을 위해 핵심 공급 체인을 자국에 유치하려는 각 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매부터 수리까지 비대면·온라인 채널을 이용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판단된다. 때문에 딜러십의 역할이 줄어들며 자동차 리테일 시장 전반에 큰 변화 예상된다. 온라인 신차 공개와 신차 사전예약이 일반화하고 있다. 딜러망에 전시된 실제 차량을 보고 직접 구매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신차의 경우, 출시 한 달 만에 1년치 판매물량을 사전 판매하기도 하고 전기차의 경우, 하루 만에 사전계약 물량이 동이 나기도 한다. 소비자의 정보 습득 채널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탈중개화 흐름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뉴노멀’ 시대에는 오랜 시간 동안 전자상거래와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자동차의 온라인 유통 채널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J.D Power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를 통해 할인 적용과 72개월 0% 융자 등 각종 혜택을 제시한 결과, 2020년 4월부터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회복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 GM의 온라인 차량 판매 채널인 ‘Shop. Click. Drive’도 2~4배 가까이 사용률이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 방식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자동차 딜러십들이 온라인 판매 수입이 10% 정도였다면 앞으로는 온라인 판매 수입이 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사는 시대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격리 생활이 온라인 구매 물품에 자동차를 추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Tier1, Tier2 업체들의 현금 유동성 확보를 강조했다. 또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한 단기적·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조정과 수립, 미래 시장 트렌드 분석 등에 역점을 둔 위기 대응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車·부품·서비스’ 디지털 리테일 강점이 승부수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 이후 뉴 노멀은 저유가, e커머스와 비접촉 거래 증대,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하나의 특징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새로운 세계 자동차 시장 질서에서 성공하는 방법에 대한 매뉴얼은 아직 없다. 하지만 단기 행동, 중기 과정 수정과 장기 전략 재정비의 조화는 자동차산업 이해관계자가 동력을 되찾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단기 대책 중에는 인력 안전 프로토콜 수립, 신속 대응팀 구성, 딜러, 서플라이어, 고객 등 전체 에코시스템에 대한 재정적 지원 및 유연성 확대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이미 진행된 바와 같이 조립라인을 인공호흡기, 모니터링 키트와 같은 의료장비 제조로 일시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것이다.

자동차, 부품 및 서비스의 디지털 리테일(비대면 온라인 유통 기술)에 강점을 가진 기업은 향후 확실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따라서 중기적으로 자동차 브랜드는 고객이 차량 구매에서 배송까지 완전한 온라인 프로세스로 하는 옵션을 가질 것이다. 이는 신차, 애프터마켓, 밸류애드(가치부가) 서비스에 대한 프로모션 캠페인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예를 들어, 2009년 이후 공격적인 캠페인과 프로모션을 고안한 현대자동차가 그 이후 지속적으로 유지해온 시장 점유율을 얻게 됐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동시에 중고차, 저가 모델의 가능성에 관심을 돌릴 필요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선 새해 장기적으로 자동차 브랜드는 미래의 위기에 견딜 수 있는 보다 강력하고 다양한 공급망을 시작으로 완전한 전략적 점검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고성장 디지털 플랫폼, 차량 내 커넥티드 서비스, HWW 제품에 우선 투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장의 자동화, 인더스트리 4.0을 강화하는 것이 미래 전략 계획의 초석이 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새해 자동차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면서도 “새로운 기준에 대한 해석은 천차만별이지만 2021년은 브랜드별로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뉴 노멀을 찾아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시기로, 이는 브랜드들의 중장기 전략의 초석을 다지는 한해로서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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