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전기차 격돌 심상치 않다…완성차·공룡IT “협력 또는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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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전기차 격돌 심상치 않다…완성차·공룡IT “협력 또는 승부”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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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 원년 전망에 신차 속속 출시…이종간 합종연횡도 가속
테슬라 주도 시장판도 재편 예고, 美·中 대륙 경쟁도 본격화
자율주행전기차 기술 갖춘 B2B 비즈니스 모델이 성장 기회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코로나19 불확실성 속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고성장세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자동차 브랜드들 시장 격돌 조짐이 연초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여기에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동시에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 정보기술(IT) 공룡 기업이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면서 업체 간 합종연횡 소식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양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에는 유럽 전기차 시장이 2배 이상 급증하면서 글로벌 시장의 성장을 홀로 견인했다면 올해는 유럽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의 전기차 시장이 고성장세로 재진입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도 올해 전동화 모델 예상 판매량을 작년보다 37.5% 성장한 625만대로 전망했다. 이중 순수전기차(BEV)는 235만대로 작년(170만대) 대비 38.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도 성장세가 예상된다. 올해 보조금 지급이 2022년 말까지 연장된 가운데 작년 대비 33%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중국 정부는 탄소배출 순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2035년 이후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상태다.

미국 역시 바이든 정부의 연비 규제 강화와 전기차 시장 확대 정책으로 올해 전기차 판매 대수가 작년 대비 40% 증가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미국 연방정부 보조금 수령 기준을 업체당 20만대에서 50만대 이상으로 확대하고, 중고차의 전기차 교환 보조금 등이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예측하는 지표가 나옴에 따라 완성차 업계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전기차 시장을 선도해 온 테슬라는 작년 한 해 동안 연간 목표치로 제시한 50만대에 근접한 49만9550대의 전기차를 인도하는 데 성공했다. 작년부터 상하이공장에서 모델3을 생산한 데 이어 올해는 모델Y를 신규 생산하며 25만대이던 중국 공장 생산 능력이 55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독일 베를린공장이 연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텍사스공장도 신규 건설 중이어서 판매 대수 증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주요 경쟁업체들의 움직임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한 신차 출시를 예고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시장 재편을 노리고 있어 판도 변화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해 폭스바겐 ID.4를 비롯해 닛산 아리야, 테슬라 모델 S 플레이드(Plaid), BMW iX3, 벤츠 EQC, 포르쉐 타이칸 CT 등 BEV 전용 모델이 출시될 예정이며 렉서스 UX300e, 포드 머스탱-마하 E, GMC 허머 EV, 아우디 Q4 e-트론 등 파생 모델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한 ‘아이오닉 5’를 다음 달 전 세계에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자동차업계 진출도 올해 전기차 경쟁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지난달 LG전자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한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는 앞으로 고객사들이 10년 이내에 파워트레인의 전기화란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대형 기술기업 중 하나인 바이두도 지난 11일 중국 완성차 업체인 지리자동차와 합작해 '바이두 자동차'를 설립하고 전기차 사업에 진출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중국의 양대 인터넷 공룡 기업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이미 중국의 3대 전기차 스타트업인 웨이라이(Nio)와 샤오펑(Xpeng)의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상하이자동차, 상하이시 푸둥신구 정부와 함께 스마트 전기차 제조사인 즈지자동차를 설립했다.

차량공유 업체 디디추싱도 자동차 제작에 뛰어들었다. 디디추싱은 최근 자사가 개발을 주도하고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가 생산한 호출 차량 전용인 밴형 전기차를 공개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모빌리티 산업이 로봇,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분야까지 발전하면서 현재 자동차시장보다 3∼4배 이상 성장하고 이 과정에서 IT 공룡과 완성차업체의 협업 뉴스를 자주 접하게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전기차의 기반 기술을 갖춘 완성차업체는 기존 B2C 사업 중심에서 B2B 비즈니스 모델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업계 가장 큰 이슈로 떠올랐던 애플과 현대차의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 협업 가능성도 초미의 관심사다. 애플은 2024년까지 자율주행 승용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현대차를 포함한 여러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관련 협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현대차 주가가 급등해 코스피 시총 순위가 8위에서 4위로 수직 상승하는 등 시장이 들썩였다. 아직 애플의 자동차 개발에 대해 상세한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애플의 파트너로 거론된 점만으로도 현대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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