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작년 국내 자동차 수출 17년 만에 ‘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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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작년 국내 자동차 수출 17년 만에 ‘최소’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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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은 전년보다 11% 줄어…내수만 ‘최다’
한국GM 16년·르노삼성차 17년만 생산 최소
생산량감소가 고용감소로 이어져 우려 ‘고조’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이 16년 만에 최소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2003년 이후 17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작년 국내 자동차 생산은 전년보다 11.2% 감소한 350만6848대다. 이는 2004년(346만9464대) 이후 가장 적다.

올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 실적은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과 ‘차박’ 수요 증가, 신차 출시 등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로 해외 자동차 시장이 거의 마비되면서 수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또 연초에는 중국산 부품 ‘와이어링 하니스’의 재고 부족으로 한때 공장 가동이 중단됐고, 하반기에는 일부 완성차업체 노조의 부분파업과 공장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내수 판매는 전년보다 4.7% 증가한 161만1360대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188만6831대로 전년보다 21.4% 감소하며 2003년(181만4938대) 이후 최소였다. 업체별로는 외국계 완성차업체 3사인 한국GM과 르노삼성차, 쌍용차의 생산 감소가 두드러졌다.

한국GM은 35만4800대로 2004년(30만346대) 이후 16년 만에 최소였다. 전년(40만9830대)에 비해서는 13.4% 감소했다. 한국GM은 지난해 트레일블레이저의 부품 재고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었고, 코로나19로 미국 시장이 마비되면서 공장 가동을 축소했다. 또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노조가 총 15일간의 부분 파업을 벌이며 총 2만5000여대의 생산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르노삼성차는 11만4630대로 2003년(8만906대) 이후 17년 만에 최소였다. 전년(16만4974대)에 비해서는 30.5% 감소했다. 지난해 닛산 로그 위탁 생산 종료와 코로나19 여파로 수출이 전년보다 77.7% 감소한 탓이다. 내수 판매는 10.5% 성장했지만 10만대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이에 르노삼성차는 공장 가동 시간을 단축하며 생산량을 조절에 나서기도 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0만6836대를 생산하며 전년(13만2994대) 대비 19.7% 감소했다. 2010년(8만67대) 이후 10년 만에 최소였다.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 중인 쌍용차는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내수 판매가 감소해 국내와 해외 판매가 모두 줄었다.

또한 코로나19로 유럽산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며 순환 휴업을 했고, 지난해 12월 기업 회생을 신청하면서 일부 부품업체들이 납품을 거부해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국내 판매 실적이 좋은 현대차와 기아는 그나마 나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161만8411대를 생산하며 9.4% 감소했고, 기아는 130만7254대로 9.9% 줄었다.

국내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2019년 10년 만에 400만대를 밑돈 후 2년 연속 300만대 선에 머무르고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의 신차 물량 확보 가능성이 낮고, 쌍용차가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어 전망이 밝지 않다.

한국GM은 여전히 부평2공장의 신차 물량 배정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를 생산하고 있는 부평2공장의 생산 일정은 현재 내년 7월까지로 돼 있다. GM이 본격적인 전동화 전환을 예고하면서 노조는 사측에 전기차 물량 배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을 XM3 수출로 대체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XM3 유럽 판매 계획이 다소 유동적이다 보니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했다고 보기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생산량 감소가 고용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업종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부품업체 위주로 4700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전히 우리나라는 제조업 고용에서 자동차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비정규직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고용 감소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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