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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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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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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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광호 교수의 자동차 단막극장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3만5000대에 달하는 사전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아이오닉5는 e-GMP라는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전기차이다. 엔진 및 변속기 대신에 배터리와 모터가 장착돼 엔진룸의 크기가 극소화돼 실내 공간이 넓다.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인 휠베이스가 3미터에 달해 좋은 승차감도 얻을 수 있다. 

전용 플랫폼의 큰 장점인 차체 하부에 설치된 배터리 덕분에 무게중심이 낮아 주행성능 및 주행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다. 18분 만에 80%까지 충전하고, 완충 시 410km 정도 주행할 수 있어 실사용에 큰 불편함이 없을 것이다. 차량에서 전력을 뽑아 사용할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까지 있으니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차 가격은 5200~5700만원 수준이고,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을 경우 4000만원 초중반대에 구입 가능하다고 한다. 

기아차의 EV6도 공개됐고, 추후 제네시스 전기차까지 출시 예정이라고 하니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분위기이다. 올해 전세계에서 전기차는 약 200만대가 판매될 예정으로 작년 대비 35%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약 10억대에 달하는 글로벌 신차 시장을 생각해보면 아직까지는 미미한 수준이나 그 증가 속도는 폭발적이다. 연 35% 수준으로 성장하는 시장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테슬라가 거의 독식하는 전기차 시장에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의 강호인 현대차가 도전장을 내민 것도 이렇게 성장하는 시장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내연기관 차량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점점 더 많은 전기차를 주변에서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충전 인프라 문제 때문에 전기차 보급이 다소 지체될 수는 있지만 대세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내연기관 차량 대비 부품 수가 30% 적다는 사실과 시간이 갈수록 저렴해지는 배터리 가격을 고려하면 전기차는 점점 더 구매 매력도가 올라갈 것이다. 가솔린이나 디젤 대비 1/10 수준의 연료비와 유지비를 고려하면 전기차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낙관적인 예상이지만 이렇게 전기차 시장이 활성화되면 충전 인프라의 구축 속도 역시 빨라질 것이다. 일례로 현대차는 올해 350kW 수준의 급속충전기인 하이차저(Hi-Charger)를 120기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폭스바겐, 벤츠, 테슬라, GM 등에서도 자사의 전기차 충전을 위한 충전소 보급계획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리하자면 전기차가 많이 팔리고 충전소 이용이 쉬워진다는 것이다. 저렴한 유지비와 적당한 가격, 사용상의 용이함이 더해지면 시장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다. 그래서 어떤 현상이 생기게 될까? 

일반 운전자 혹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전기차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살펴보자.

우선 내연기관 차량의 중고시세가 약화되지 않을까. 소형차의 경우에는 중고차 시세가 크게 움직이지 않겠지만, 고급, 대형 승용차의 경우 3~5년 뒤 중고차 시세는 많이 떨어지지 않을까? 몇 년 뒤에는 전기차 보급이 좀 더 확대돼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의 대세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출시되는 고급 승용차를 구매할 소비자라면 신중할 필요가 있다. 1억원에 육박하는 차량을 구입했는데 몇 년 뒤 4~5000만원 정도로 판매한다면 신차로 갈아타는 구매패턴의 소비자는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이 몇 년 내로 보급될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Advanced Driver’s Aid System)은 차선 유지, 긴급제동, 적응식 정속주행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능만 해도 사고 발생률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 테슬라를 선두로 해서 적용될 레벨3의 자율주행 기능은 고속도로에서 운전자의 개입 없이 주행이 가능하다. 장거리 운행을 자주하는 운전자의 경우에는 운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장거리 운전자라면 레벨3 기능이 적용된 전기차를 구입하는 것이 여러모로 적절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재테크의 차원에서 이러한 현상을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러한 전기차 시대에 성장할 기업체를 예상하고 소액이지만 투자해보면 어떨까? 물론 전기차 및 전기차 부품 업체, 충전기 업체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생각하기 어려운 사업 분야를 상상해보자.

예를 들어, 전기차를 충전할 때 어려운 점을 해결하는 기업체가 있지 않을까. 현재는 충전업체마다 서로 다른 규격을 적용하고 상이한 지불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충전기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려워 충전하러 갔다가 자리가 없어 되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충전비 지불 시스템과 실시간 충전현황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체가 유망하지 않을까. 간단한 스마트폰 앱으로 충전소 추천, 예약 및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다면 투자해 볼 만하지 않을까?

아이오닉5를 보면서 전기차 시대의 새로운 모습을 예상해보았다. 중고차 시세, 레벨3, 충전 서비스라는 3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겠다. 골치 아프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런 상상이나 전망을 즐겨보는 것도 현명한 오너 드라이버의 일상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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