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강판값 4년 만에 인상...철강업계·車업계 수익성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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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판값 4년 만에 인상...철강업계·車업계 수익성 ‘희비’
  • 김정규 기자 kjk74@gyotongn.com
  • 승인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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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당 5만원 올리기로 합의
철광석·제품가격 급등 반영

[교통신문 김정규 기자] 국내 철강사들이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올리기로 하면서 철강업계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을 줄이며 숨통을 틔웠지만, 자동차업계는 수익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올린 것은 2017년 하반기 이후 4년 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와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기업들은 자동차 강판 공급 가격을 톤(t)당 5만원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철강업체들은 올해 들어 철광석 등 원료 가격 급등을 근거로 자동차용 강판 가격 인상을 완성차업체에 요구해왔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올해 원료가격이 상승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완성차에 가격 인상안을 제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철광석 가격은 이달 12일 t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현재 190달러대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용 강판 생산에 필요한 열연과 냉연 강판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열연강판 유통 가격은 1월 말 t당 88만원에서 지난달 21일에는 130만원을 돌파했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수익성 하락 등을 이유로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최근 원자재 및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른 점을 고려해 인상안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들도 인상하는 쪽으로 철강사들과 협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가격 인상에 따라 자동차 강판 비중이 큰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연간 550만t 이상의 자동차용 철강재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중 약 90%가량을 현대기아차에 공급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최대 수요처 중의 하나인 자동차사와 공급가격 인상에 합의하면서 최근 급등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면서 “향후 철강사의 수익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자동차업계에서는 당장 차 판매가격을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품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이미 가격을 정해 출시한 차량의 가격을 인상하기는 쉽지 않다”며 “향후 출시될 신차는 인상된 부품값을 기준으로 가격이 산정되는 만큼 판매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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