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는 서울 지하철 1·2호선 신설동역의 옛 미사용 승강장이 ‘신설동 2호선 비영업 승강장’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시가 지정하는 ‘서울 미래유산’에 새롭게 선정됐다고 밝혔다. 지하철역 중에서는 12번째다.
‘서울 미래유산’은 국가 또는 시 지정문화재,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아니한 것 중에 시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기억과 감성을 지닌 근현대 서울의 유산을 시가 선정해 보존하는 문화재다.
신설동역은 1970년 일본 조사단의 보고서를 참고해 확정된 1기 지하철 계획에 따라 당시 1호선(서울역~청량리, 9.14㎞)과 5호선(천호동~종로~신설동~연희동, 32㎞)의 환승역으로 설계됐다.
1974년 1호선 개통 이후 석유파동 등으로 건설비 확보가 어려워지자 기존 5호선 계획은 무산됐다.
신설동역은 5호선 대신 새롭게 짜인 2호선(신설동~종합운동장) 계획에 포함돼 지하 2층 승강장만 활용하기로 했다.
종로 쪽 노선용으로 활용할 예정이었던 지하 3층 승강장은 1호선 전동차가 모든 운행을 마친 뒤 군자차량기지로 오가는 진출입용으로만 사용해 승객이 없는 ‘유령 승강장’으로 불려왔다.
지하 3층 승강장은 2000년대 이후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 등 영상물 촬영지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영화는 ‘감시자들(2013)’이 대표적이며 드라마는 KBS의 ‘아이리스(2009년)’, tvN의 ‘사이코메트리 그녀석(2019년)’, SBS의 ‘아테나: 전쟁의 여신(2010년)’등이 있다.
뮤직비디오는 그룹 TWICE의 ‘CHEER UP(2016년)’, 비스트의 ‘리본(2016년)’, B.A.P의 ‘One Shot(2013년)’, EXO의 ‘LIGHTSABER(2015년)’ 등을 촬영했다.
현재 신설동역 빈 승강장은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도록 닫혀 있다.
김정환 서울교통공사 홍보실장은 “신설동역 빈 승강장은 과거 개발을 한창 진행하던 시절 서울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 귀중한 공간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본래 기능을 유지하며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촬영지 등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