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사상 처음 ‘4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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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상 처음 ‘4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
  • 민영수 기자 min@gyotongn.com
  • 승인 2022.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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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급 9만8천원 인상...노조, 19일 조합원 찬반 투표
공장 신설, 신규채용 등 현안 정리...기아도 속도 낼 듯

 

현대자동차 노사가 ‘4년 연속 무분규’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12일 마련하고 19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4년 연속 무분규는 현대차 노사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 5월10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2달여에 걸친 교섭 후, 지난 12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5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잠정합의안은 기본급 9만8천원(4.3%, 호봉승급분 포함) 인상에 수당 1만원, 경영성과급 200%+400만원, 하반기 목표 달성 격려금 100%, 품질향상 격려금 150만원,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 특별격려 주식 20주, 재래시장상품권 25만원 등을 담았다.
임금 인상과 성과급 규모는 경영 실적, 최근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글로벌 지정학적 위협 등 대내외 위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년대비 연봉 9% 증가 수준에서 결정됐다.
노사는 또, 미래 자동차 산업변화 대응과 연계해 직군별 특성에 맞게 임금제도를 개선하고, 연구소 부문 인재와 연구개발(R&D)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직군 임금체계 개선 방안을 내년 3월 말까지 마련키로 합의했다.
올해 교섭에선 자동차산업 환경 변화 대응과 고용안정을 위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특별 합의서'를 마련했다.
이 합의서에 따라 현대차 국내 최초 전기차 생산 공장을 내년 착공해 2025년 완공·양산하고 국내 공장 생산 물량 재편성과 연계해 기존 노후 공장을 단계적으로 재건축한다.
현대차가 국내 공장을 신설하는 것은 아산공장(1996년) 이후 29년 만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최대 규모 국내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며 “지난 5월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 건설 계획을 공개한 데 이어 국내에도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키로 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선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 발맞춰 글로벌 수준의 생산효율·품질 확보, 공장 재편에 따른 차종 이관과 인력 전환배치, 투입 비율 조정 및 시장수요 연동 생산 등 제반 사항 협의에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미래 산업 전환에 따른 인력 감소에 대비해 생산·기술직도 10년만에 신규 채용한다. 
내년 상반기에 전동화, 제조기술 변화 등을 고려한 전문인력 중심 기술직을 새로 뽑는데, 채용 규모와 방식은 향후 정년퇴직 발생에 따른 필요 인원과 중장기 자동차 산업변화 감소 요인 등을 고려해 올해 11월 말까지 결정한다.
올해는 현 노조집행부가 강성으로 꼽히는 데다가 파업권까지 확보한 상태여서 무분규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 봤다.
특히, 안현호 노조지부장이 지난 5월 교섭시작과 함께 “시기에 연연하지 않고 굵고 길게 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올해 교섭은 험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예상을 넘어 노사가 예년보다 빠른 여름 휴가 전 잠정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투자와 고용 문제를 빠르게 정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 집행부는 국내 공장 신설 등 고용 안정 문제를 중점적으로 요구해왔고, 회사 역시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에 맞춰 발표한 총 105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에 이어 국내 투자 계획을 보여줘야 할 필요성이 컸다.
이런 요구가 시기적으로 맞아떨어지면서 회사는 공장 신설과 신규 인력 채용 등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을 제시하고, 노조가 고용 안정 방안 등으로 이 제안에 합의해 핵심 현안을 정리했기 때문이다.
임금 인상 규모 역시 컸다.
올해 인상 규모는 기본급 9만8천원인데, 수당 1만원을 합하면 사실상 10만8천원이다.
이는 2012년 사상 최대의 일시금과 10만원 이상 인상 이후 처음으로 인상 폭이 10만원을 넘은 것이다.
올해 교섭에서 노조가 요구한 정년연장, 해고자 복직, 임금피크제 요구 등에 대해선 회사가 수용 불가 원칙을 이어갔다.
역대 처음으로 4년 연속 무분규로 이워낸 이번 잠정합의는 국내경제 회복과 부품협력사 생산차질도 방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반도체 수급 대란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우크라이나 전쟁등 대내외 위험 속에서도 노사가 국내공장 미래 비전과 고용 안정을 중요시 했다”며 “국내사업장이 글로벌 허브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해 미래 모빌리티 시대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수 잇도록 역량을 모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기아도  지난달 2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 없이 대립각만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아직 현대차 조합원 찬반투표라는 절차가 남았지만 통상 현대차 교섭이 타결되면 기아는 거의 비슷한 조건으로 합의와 타결에 이르는 양상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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