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방본부, 실물 전기차 화재 진압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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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소방본부, 실물 전기차 화재 진압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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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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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 물 뿌려도 전기차 불 안 꺼져"

[제주] 전기차 보급이 급증하면서 전기차 화재에 대응하기 위한 소방당국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지난달 23일 오후 전기차 화재 진압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실물 전기차 2대를 제주시 한천 저류지에 가져다 놓고 대대적인 전기차 화재진압 훈련을 했다.
훈련 시작과 함께 우선 발화소재와 인화물질을 제네시스 전기차의 하부에 놓고 불을 붙였다.
불이 차량으로 옮겨붙는 데까지 5∼6분 정도가 걸렸다. 그로부터 2분 뒤 정도부터 차량 내부에서 화염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발화 후 10분 뒤부터는 차량 전체가 불타기 시작했고, 타이어가 터지는 소리가 펑펑 울렸다. 크고 작은 부품들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로부터 10여분 뒤엔 차량은 완전히 화염에 휩싸이기 시작했고, 차량 하부의 리튬이온 배터리도 하나씩 폭발하기 시작했다. 열폭주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열폭주란 물체에서 발생한 열이 또 다른 열을 일으키며 순식간에 고온으로 폭주하는 현상을 말한다.
전기차 배터리는 셀 수백개가 모여 한 팩을 이루는데 이 가운데 한 셀에서 합선이 일어나 열푹주가 시작되면 다른 셀로 불이 순차적으로 옮겨붙으며 또 다른 열폭주를 일으킨다.
전기자동차 화재 진압이 쉽지 않은 이유다. 겉에서 불씨가 사라져도 내부의 불씨가 새로운 열폭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전기자동차에 난 불을 끄기 어려운 이유는 배터리가 금속 케이스로 덮여 있어 일반적인 소화제가 침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열폭주가 시작되자 훈련에 참가한 소방대원들이 조를 나눠 투입됐다.
한 조는 배터리 전해액 분산을 위해 화재 차량 주변에 연신 물을 뿌렸고, 다른 한 조는 유압장비를 사용해 운전석의 문을 잘라냈다.
또 다른 조는 유압장비와 버팀목을 이용해 차량 하부를 들어 올린 뒤 분무형 소방호스를 넣고 차량 하부에 물을 뿌려 배터리팩의 열을 식혔다.
이와 동시에 다른 한 조는 차량하부에 직사 소방호스를 이용해 물을 뿌렸다.
물을 뿌려도 불길은 좀처럼 잡히지 않았고, 소방대원들은 거대한 질식소화덮개를 이용해 화재 차량을 완전히 덮는 시도를 했지만 불길은 여전했다.
소방대원들은 다음 방법으로 이동식 소화수조를 동원했다. 일제히 이동식 소화수조 부품을 조립한 뒤 수조 안으로 물을 공급했다. 배터리팩의 온도를 낮춰 열폭주를 최대한 막기 위한 조치다.
소방관들의 다양한 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전기차 화재는 두시간 넘게 이어졌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는 내연기관 차량과 확연히 다른 전기차 화재의 특성에 대한 교육과 진압 전술·장비의 실제 적용을 위해 이번 훈련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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