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피해 본격화…시멘트 출하는 점차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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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피해 본격화…시멘트 출하는 점차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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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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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1조원대 출하 차질…금호타이어는 20∼30% 감산
강원·충북·인천 시멘트 출하량 늘고 레미콘공장 운행 재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의 총파업(운송거부)이 9일째인 지난 2일 산업계 피해가 커지고 있다.

2일 기준 철강재는 제때 출하를 하지 못하면서 1조원대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타이어와 차량도 생산물량을 쌓아둘 곳이 없어 속속 감산 체제에 들어가고 있다.

시멘트 분야도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으로 출하량이 조금씩 회복되고는 있지만 평시 수준에 미치지 못해 당분간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 운송량 44%까지 회복

화물연대 소속 조합원들은 지난달 24일 시작한 파업을 지난 2일까지 이어갔다.

파업 여파로 평시 5% 수준으로 뚝 떨어졌던 시멘트 출하량은 정부가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서 점차 회복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일 기준 시멘트 출하량은 8만2천t으로, 전날 4만5천t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시멘트 재고 부족으로 가동을 중단했던 레미콘 공장들도 운행을 재개하고 있다.

강원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2일 현재 도내 레미콘 공장 중단율은 62.1%(132곳 중 82곳)로, 전날 80.3%에 비해 소폭 줄었다.

충북 시멘트 출하량도 평소의 60% 수준으로 올랐고, 삼표시멘트 인천사무소도 평시 대비 10%에서 26% 수준으로 증가했다.

다만 총파업 여파로 여전히 반출하는 시멘트가 줄었기 때문에 당분간 피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의 A레미콘 제조업체는 주원료인 시멘트 보유분이 소진돼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건설사인 B사는 레미콘 등 건자재 수급 중단으로 공사 중단 현장이 발생했으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모든 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될 예정이다.

해상공사를 하는 C사 역시 재고 보유량이 하루치에 불과해 공사 중단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충남 레미콘 업계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 이후에도 나아지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배기 대전세종충청 레미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더 추워지기 전에 레미콘 공장 업체들은 최대한 가동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시멘트를 공급받지 못하니까 생산량이 뚝 떨어졌다"면서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겠다고 하니 다음 주에는 나아지길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철강 분야 피해도 현실화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들면서 출하하지 못한 철강재들이 쌓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날까지 철강업계 출하 차질 규모는 1조1천억원으로 파악됐다.

5대 철강사인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의 출하 차질액은 8700억원으로 추정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세아베스틸 군산 공장을 찾아 철강재 생산·출하 상황을 점검했다.

군산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운송 차질로 철강재 운송이 평시 대비 3분의 1가량 줄었다"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적재 공간이 부족해져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와 경북에서는 화물차 5만684대 중 6.43%가 운송을 멈추면서 산업현장에서 약 1294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포항 현대제철·세아제강·동국제강·포스코스틸리온 등 철강 분야에 집중됐는데, 포항 현대종합특수강은 생산원료 미입고로 일부 생산라인이 중단돼 12억원의 피해를 봤다.

 

◇발 묶인 타이어업계

광주 금호타이어 공장은 전날부터 20~30% 감산에 들어갔다.

하루 평균 8만∼9만본 규모의 타이어가 생산되고 있지만 완성차 납품에 필요한 소량을 제외하고는 모두 창고에 쌓아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타이어를 쌓아둘 공간이 점차 줄자 금호타이어 측은 오는 6일까지 감산 체제로 공장을 운영하기로 했다.

기아 광주공장 역시 하루 2천대 생산되는 차량을 공장에 쌓아둘 수 없어 '로드탁송(개별 운송)'을 통해 제3의 차고지로 옮기고 있다.

이를 위해 하루에 700~800명의 단기 근로 탁송 기사들이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타이어 대전·금산공장도 컨테이너 입출고율이 급감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두 공장에서 생산된 타이어를 실어나를 컨테이너 반출량이 하루 평균 150대였다면 파업 이후로 입출고율이 40%까지 떨어졌다"면서 "파업이 더 장기화하면 물류가 중단되고 생산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정유, 철강 등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피해가 크게 확산하면 업무개시명령을 즉시 발동할 것이라면서도 우선 숨을 고르고 있다.

대통령실은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위한 임시 국무회의 개최도 한 템포 미뤘다.

시멘트 운송량이 회복세고, 업무개시명령 초읽기에 들어갔던 유조차<사진>도 정부가 군 탱크로리를 긴급 투입하는 등 비상 수급 체제를 가동하며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는 2일 오전 8시까지 48개 화주사로부터 84건(중복선택 가능)의 애로사항이 접수됐다.

납품 지연으로 위약금이 발생하거나 해외 바이어 거래가 단절된 사례가 38건(45.2%), 원·부자재 반입 차질로 생산이 중단된 사례 20건(23.8%) 등이다.

수입한 물품을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반출하지 못해 보관기한을 초과하면서 체선료를 물어낼 위기에 처한 화주사도 속출하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 피해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자 산업부는 정유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 중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2일 대한송유관공사 판교저유소에서 화물연대 미가입 차량 기사들을 만나 "안심하고 운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찰 호위 등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장영진 1차관도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을 찾아 철강재 생산·출하 상황을 살핀 뒤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 발생시 경찰에 즉시 협조 요청해 달라"며 "주요 협회가 중소 화주들이 입은 손해에 대한 소송 대행을 검토하는 걸로 안다. 철강협회 중심으로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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