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침대형 휠체어는 못 타는 장애인택시 "평등권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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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침대형 휠체어는 못 타는 장애인택시 "평등권 침해"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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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불일치…교통약자법, 내년 말까지 개정해야

장애인 콜택시 등 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을 마련하면서 '표준형 휠체어'만을 기준으로 삼은 현행 법령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5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교통약자법 시행규칙 중 '휠체어 고정설비의 안전기준'을 정한 부분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불합치는 법 조항의 위헌성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조항을 즉각 무효로 만들었을 때 초래될 혼선을 막기 위해 법 개정 때까지 존속시키는 결정이다.

헌재가 정한 법 개정 시한은 2024년 12월 31일이다. 이때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심판 대상 조항은 효력을 잃는다.

이 사건 청구인의 어머니는 앉아서 이용하는 표준형 휠체어보다 긴 침대형 휠체어만 이용할 수 있는 중증 뇌병변 장애인이다.

청구인은 "교통약자법에 휠체어를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한 탑승 설비 관련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평등권 침해"라며 2019년 10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현행 교통약자법 시행규칙은 특별교통수단의 안전 설비 기준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앉아서 타는 표준 휠체어만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시가 2020년 4월 침대형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와상형(침상형) 장애인 콜택시'를 마련하기도 했으나 안전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운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헌재는 "표준휠체어를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에 대한 고려 없이 표준 휠체어만을 대상으로 안전 기준을 정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국가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심판 대상 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표준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과 그럴 수 없는 장애인을 달리 취급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휠체어 고정설비 안전기준 등을 새로 정해 설치를 의무화하면 어느 정도 재정적 부담이 있을 것은 예상된다"면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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