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단체행동 따른 승객피해 최소화 조치"…부기장 98%, 노조 소속 조종사노조 "갑자기 왼쪽으로 조종간 잡으면 비행안전 위협"
아시아나항공이 조종사노동조합의 쟁의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통상 조종석의 좌측에 앉는 기장이 우측석에도 자리할 수 있도록 내규를 개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비정상 상황 발생 대비 기장의 우측석 탑승 운영으로 인한 U 듀티 코드 신설'이라는 내용의 내규 개정 사항을 사내망에 공지했다.
'U' 듀티 코드는 항공기 탑승 관리 기록을 위한 일종의 약어로, 좌측석에 앉는 기장은 'C'(Captain) 듀티 코드를 쓴다.
이번 내규 개정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의 쟁의행위로 본래 우측석에서 기기를 조작하는 부기장의 투입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부기장 711명 중 699명(98%)이 조종사노조 조합원으로 쟁의행위에 참여하고 있다.
통상 조종석에는 2개의 좌석이 마련돼 있으며, 기장과 부기장이 동시 투입된다. 좌측에는 기장이, 우측에는 부기장이 자리한다.
따라서 이번 개정으로 '비정상 상황', 즉 부기장이 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기장 2명의 투입이 가능해졌다.
이에 조종사노조 측은 '기장이 우측석에 앉아 조종할 경우 비행 안전을 저해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구조가 복잡한 항공기 조종석 특성상 매일 좌측석에 앉아 왼손으로 항공기시스템을 조작하고 오른손은 조종간을 잡는 기장이 갑자기 자리를 바꾼다면 돌발상황에서 왼손과 오른손을 바꿔 민첩하기 대응하기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좌측 운전석에 앉아 차량을 몰던 사람이 갑자기 일본, 영국 등에서 우측 운전석 차량을 접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아시아나항공 측은 "조종사노조의 단체행동으로 인한 승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자, 항공 운항의 안전성·정시성을 위한 것"이라며 "지난 2005년 조종사노조 파업 당시에도 운영했던 제도"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현재 감독관을 파견해 준법투쟁 관련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며 "자격이 되고 훈련요건에 맞는 기장이 우측에 앉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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