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택시협동조합 만든 박계동 전 의원, 출자금 위반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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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택시협동조합 만든 박계동 전 의원, 출자금 위반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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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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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1년 선고

국내 첫 택시협동조합을 설립한 박계동(71) 전 국회의원이 4년 전 유사한 협동조합을 부산에 만드는 과정에서 출자금 관련 규정을 위반해 법정 구속됐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7단독 서민아 판사는 협동조합기본법 위반과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고 지난 9일 밝혔다.

박 전 의원은 2019년 8월 한국택시부산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출자금 1억3천만원을 다른 협동조합으로부터 빌린 뒤 등기를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협동조합을 설립하려면 조합원 5명 이상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정관을 만들고 창립총회 의결을 거친 뒤 직접 출자금도 내야 한다.

박 전 의원은 발기인들이 출자금을 내지 않자 또 다른 협동조합 담당자에게 대납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후 빌린 돈을 돌려줬다.

그는 법원 등기 후 협동조합 소속 택시 기사 25명과 정비 기사 2명에게 임금 2600여 만원을 제때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2020년 강원도에서 열린 춘천희망택시협동조합 출범식 행사장에서 사회자에게 "택시협동조합은 내 아이템인데 (저 사람이) 훔쳐 갔다"고 소리쳐 모욕한 혐의도 받았다.

박 전 의원은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4천억대 불법 비자금을 폭로한 인물이며 14·17대 국회의원과 국회 사무총장을 지냈다. 2015년 7월 당시 법정 관리 중인 택시회사를 인수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택시협동조합을 설립했고 초대 이사장도 맡았다.

2020년 1월에 출범한 한국택시부산협동조합은 출범 5개월도 안 돼 사실상 해체됐다.

박 전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출자금을 빌린 게 아니라 조합 설립 초기에 빌린 운영비를 돌려 준 것"이라며 "택시 기사들은 조합이 고용하지 않은 사람들"이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서 판사는 "피고인은 택시협동조합과 관련한 법 위반 전력이 3차례나 있는데도 다시 범행했다"며 "출자금과 관련한 사항은 법으로 엄격하게 통제하는데도 납입을 가장해 아무런 추가금 없이 조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개월 동안 임금을 받지 못한 택시 기사 조합원들은 막대한 경제·정신적 손해를 입었고 그 손해가 아직도 지속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며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서 판사는 "피고인은 나이가 많다"며 "범행을 통해 직접 얻은 이익은 없는 것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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