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여파] 아직 직접 피해는 없지만…중동 진출 산업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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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전쟁 여파] 아직 직접 피해는 없지만…중동 진출 산업계 촉각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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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편 대부분 결항…삼성·LG, 이스라엘 현지직원 '재택근무'
현지판매 1위 현대차 "예의주시"…정유·건설업계도 긴장 연속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9일 이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이 전날보다 4.3% 상승한 배럴당 86.35달러에 거래됐다. 사진은 서울의 한 주유소에 게시된 휘발유·경유 가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에 우리 산업계도 초긴장 상태에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인접국 레바논을 넘어 주변국으로 계속 확장할 경우 중동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도 경제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 이번 전쟁에 따른 현지 주재 한국 기업들의 이렇다 할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항공 업계와 이스라엘에 진출한 한국 주요 기업들은 지난 7일(현지시간) 시작된 이번 무력 충돌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텔아비브 노선을 주 3회 운항 중인 대한항공은 이번 사태 여파로 출발 예정이던 항공편을 포함해 지난 주 인천발 이스라엘 텔아비브행 3편 모두를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또 홈페이지를 통해 '정세 불안정으로 이스라엘 항공편의 비정상 운항이 예상된다'며 해당 공항 이용자들에게 항공편 현황을 사전 확인해달라고 공지했다.

다만 대한항공은 이스라엘 현지 체류객의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텔아비브발 인천행 귀국편은 결항하지 않는다.

대한항공은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현지 상황 등을 면밀히 살펴 추후 운항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또 다른 중동 노선인 인천∼두바이 항공편 운항에는 현재로선 변동이 없다.

이스라엘 진출한 국내 주요 기업들도 상황을 주시하며 피해 여부를 지속 점검 중이다.

이스라엘에 판매 또는 연구개발(R&D) 거점을 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지 직원 전원을 재택근무로 전환했으며, 직원 안전 등 현지 상황을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스라엘에 R&D 센터와 삼성리서치이스라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법인과 연구소는 국경에서 100㎞ 떨어진 텔아비브 인근에 있다

불과 열흘 전인 지난달 28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스라엘 R&D 센터를 방문해 혁신 스타트업과 신기술 투자 현황을 보고 받고, 혁신 기술 확보 방안을 점검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판매지점을 뒀다. 또 2021년에는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이스라엘 자동차 사이버 보안 기업 사이벨럼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에서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 역시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현지 판매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있다.

이번 전쟁에 따른 이들 한국 기업의 직접적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정유업계도 긴장 상태에서 중동 정세를 주시하고 있다.

유가가 치솟으면 정유업계는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 저유가일 때 사들인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재고 평가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유가가 장기화하면 석유제품 가격 급등에 수요가 위축되고 정제마진이 하락해 오히려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정유사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인 정제마진은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뺀 금액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정제마진도 강세를 보이자 국내 정유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국제유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수요가 얼어붙어 정제마진도 약세로 돌아서면서 정유업계 실적은 악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영향을 단언하기는 섣부르지만 세계 경제가 불안하고 수요가 부진한 상황이어서 유가가 급등하면 수요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며 "수요가 줄면 정제마진이 하락해 결국 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수출 韓기업 보험 가입률 25% 불과

 

韓 '자동차 수출'·'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등 영향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역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스라엘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 10곳 중 7∼8곳은 무역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정부가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한국은 이스라엘과의 무역에서 자동차를 주로 수출하고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수입하는 구조여서 전쟁 상황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한국의 대(對)이스라엘 수출액은 15억달러(약 2조원)로 집계됐다.

비슷한 기간(1∼8월) 이스라엘 수출기업들은 무보를 통해 4622억원 규모의 무역보험을 체결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보험 체결 실적에 9월 통계가 빠진 것을 감안하면 지난달 기준 이스라엘 수출기업의 무역보험 가입률은 25% 수준으로 추산된다.

무보는 국내 기업이 해외 거래처에 수출한 뒤 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수출기업에 먼저 보상해주고 대신 자금 회수에 나서는 방식으로 수출기업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이스라엘에 수출하는 한국 기업 10곳 중 2∼3곳은 만일의 경우 피해를 보상받을 길이 있지만, 나머지는 이 같은 안전장치가 없는 셈이다.

무보는 이스라엘에 대해 무역보험 '정상 인수국' 상태를 당분간 유지하겠지만, 전쟁이 이란 등으로 확산하는 경우 무역보험 가입 조건 변경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황에 따라서는 국내 산업계의 수출 위축 등 타격도 우려된다.

이스라엘은 한국의 36번째 수출국으로, 한·이스라엘 교역 규모는 작년 기준 약 37억달러(약 5조원)다.

이스라엘로의 수출은 21억달러(약 2조8천억원), 수입은 16억달러(약 2조1천억원) 규모다.

한국의 수출 품목은 승용차(6억3천만달러)·전기자동차(2억달러)·기타 자동차(3억8천만달러) 등 자동차가 57.2%를 차지했으며, 합성수지(1억4천만달러), 건설중장비(6천만달러) 등의 순으로 많았다.

수입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4억달러)가 가장 많았고, 전자현미경(1억5천만달러), 의약품(1천만달러), 분석시험기(1천만달러) 등이 주요 품목이다.

구 의원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으로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무역보험 미가입 수출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MF “전쟁 확대 시 세계경제 위협"

 

수석부총재 "유가 올라 인플레 촉진·성장 저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확대되면 세계 경제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IMF 2인자인 기타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전쟁이 확대돼 유가가 상당히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을 촉진하고 세계의 성장도 저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IMF 자체 모델링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하면 1년 후에는 인플레이션이 0.4%포인트 더 높아진다며 이같이 전했다.

또 글로벌 생산도 0.15%포인트 감소하면서, 인플레이션 및 성장과 관련해 이미 어려운 환경에 있는 각국 중앙은행을 더욱 어렵게 할 전망이다.

IMF는 지난 10일 세계경제전망(WEO)을 통해 중국의 부동산 위기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언급하며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7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춰 2.9%로 조정한 바 있다. 올해 성장은 3.0%로 유지했다.

그는 그러나 이번 충돌의 전체적인 파장을 알기에는 다소 이르며, 다른 국가들의 개입 여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동 국가들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은 매우 광범위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이스라엘에 대한 최근 수십 년 만의 최악의 공격이 시작된 이래 2천명 이상이 사망하고,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면 침공이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고피나스 수석부총재는 중국이 어려운 경제 상황에 있으며, 금리를 인하했지만 부동산 부문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각국의 늘고 있는 무역 규제와 관련해 "우리 모두를 보호주의 강화로 돌아서지 않도록 확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면서 지난해에만 3천건의 신규 규제가 있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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