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지 결정 다가온 2030 엑스포, ‘유치’는 어떤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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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최지 결정 다가온 2030 엑스포, ‘유치’는 어떤 의미?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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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경제효과' 넘어 K브랜드 가치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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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달리고 있는 ‘LG 엑스포 버스’.

 

한국의 첫 등록박람회…산업연구원 “50만명 고용창출 효과"

‘한국·부산 브랜드 제고’·글로벌 新시장 발굴 등 효과 기대

기후변화·기술격차 등 글로벌 문제 해결에 ‘선도국가’ 도약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11월 28일)이 다가오면서 부산엑스포 지지표를 하나라도 더 확보하려는 막판 총력전이 전방위로 펼쳐지고 있다.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인 '부산엑스포 유치'를 국정과제로 채택하고 출범 초부터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엑스포'(Expo·exposition의 줄임말)라는 이름으로 친숙한 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국제 행사로 꼽히는 대형 이벤트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스포츠 분야에서 각국이 실력을 겨루는 자리라면 엑스포는 산업·과학·기술 등 주로 경제·문화 분야의 발전 성과를 공유하고 개최국과 개최 도시의 역량을 과시하는 무대로 활용된다.

이 때문에 엑스포 개최를 통해 거둘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상당하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는 60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와 50만명의 고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연구기관의 발표도 나왔다. 유치 과정에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시장 발굴 등 다양한 부수 효과도 기대된다.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6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이시레물리노의 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에서 함께 목발을 들고 있다.

 

◇최대 6개월 열려 : 정부와 부산엑스포 민관 유치위 등에 따르면 이번에 부산이 유치 도전장을 낸 2030 엑스포는 등록박람회로 열린다.

세계박람회는 전시 기간과 규모 등에 따라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로 나뉘는데, 등록박람회는 개최 기간이 최대 6개월로 길고 전시 규모가 무제한인 데다 주제 역시 사람과 관련된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는 큰 행사다. 등록박람회는 참가국이 각자의 비용과 설계로 전시관을 건립해 운영한다.

이에 비해 인정박람회는 개최 기간이 최대 3개월로 짧고 전시 규모도 25만㎡ 이내로 제한된다. 전시관도 개최국이 지어서 무상으로 제공하는 형태로, 개최국 부담이 크다.

과거 한국에서 열렸던 대전엑스포(1993년)와 여수엑스포(2012년)는 모두 인정박람회다. 부산이 2030 엑스포를 유치한다면 한국에서 처음 등록박람회가 열리는 것이다.

2주 내외의 짧은 기간에 끝나는 올림픽 등 스포츠 행사와 달리 등록박람회는 6개월에 걸쳐 진행되기 때문에 국가와 지역의 경제·산업·문화·관광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성공한 박람회로 평가받는 2010년 상하이엑스포의 경우 행사 기간 총 7300만여 명의 관람객을 동원해 약 48조원의 생산유발 효과 및 63만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9년 산업연구원은 부산이 2030 엑스포를 유치해 성공적으로 치른다면 약 6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50만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추국가 도약 전기" : 유치위는 이 같은 직접적인 효과 말고도 엑스포 개최를 통해 유무형의 다양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엑스포를 통해 한국의 선진 정보통신기술(ICT) 및 제조업 기술 발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을 한국 기업이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고, 개최 도시인 부산이 글로벌 도시로 발돋움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국가브랜드 제고로 인한 한국 제품 이미지 향상 등도 정확히 측정해 수치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무시할 수 없는 무형의 효과다.

실제로 삼성, SK, 현대차 등 기업 내부에서는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 과정에서 새로운 글로벌 시장을 발굴하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부산엑스포 개최가 수도권 집중 문제와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을 중심으로 한 '부울경(부산·울산·경남) 경제 동맹' 논의가 엑스포를 계기로 추동력을 얻는다면 제2의 도시인 부산을 중심으로 발전의 한 축이 튼튼히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적으로도 엑스포는 한국의 성공적인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임과 동시에 기후위기 등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세계인과 함께 모색하는 자리로도 의미가 있다.

유치위는 2030 부산엑스포의 주제를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로 제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및 지속, 기술격차, 기후변화 등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는 취지다.

이는 기후변화, 기술의 양면성, 지구촌 불평등 이슈를 다룸으로써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지향하는 엑스포의 가치를 반영하려는 것이라고 유치위는 설명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 한 관계자는 "부산엑스포 유치로 60조원 넘는 경제적 효과가 발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이 글로벌 무대에서 전 지구적 관심사인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국가간·계층간 양극화 등의 논의를 주도할 수 있게 된다"며 "한국이 글로벌 경제 외교의 주요 의제를 선점하고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는 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야드·로마 꺾을 부산의 ‘필승 전략’은

 

'2030부산엑스포 유치 기원' 소망 비둘기 날리기.

“‘산토끼’ 잡는다”…민관 막바지 유치 총력전

1차투표서 사우디 ‘3분의 2 획득 저지’ 관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준비된 부산' 지지표를 단 한 장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민관의 막바지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오는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가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현재의 대략적 판세가 어떤지에 관심이 쏠린다.

2030 엑스포 유치에 도전한 도시는 한국의 부산,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3곳이다.

정부와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2030 엑스포 유치전의 현재 판세는 기본적으로 사우디와 한국이 강하게 경합하고, 이탈리아가 따라붙는 '2강 1중' 구도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는 한국보다 먼저 유치전에 뛰어들었고 '오일 머니'를 앞세워 개도국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한국은 기본적으로는 사우디의 우세 흐름을 전제로 '필승 전략'을 짜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부산 엑스포 민관 유치위는 1차 투표에서 승부가 나지 않고, 당일 곧바로 진행되는 2차 투표까지 가야 최종 개최지가 가려질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은 BIE의 개최지 선정 투표 방식의 특징 때문이다.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은 182개(10월 27일 현재) BIE 회원국 정부가 지정한 대표들이 파리에 모여 비밀 전자 투표 방식으로 한 표씩 행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처럼 후보지가 3곳이면 첫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을 얻은 곳이 나오면 곧바로 개최지가 결정된다. 즉 182개 회원국을 기준으로 부산, 리야드, 로마 중 어느 한 곳이 '122표 이상'을 획득하면 곧바로 개최지로 선정된다.

그러나 3분의 2 이상 득표 도시가 없으면 3위 도시를 탈락시키고, 1∼2위만 남기고 다시 투표를 진행한다. 여기서는 단순히 득표수가 많은 도시가 이긴다.

1∼2위 싸움이 치열한 상황에서 결선 투표까지 가면 탈락한 3위 도시 지지표의 향배가 무척 중요해진다.

따라서 부산 엑스포 유치위는 1차 투표 때 우선 사우디가 3분의 2 이상 표를 획득하는 것을 저지하고, 2차 결선 투표에서 이탈리아 지지표를 대거 흡수해 이기는 시나리오를 유력한 '필승 전략'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부산은 서방 선진국 국가들 사이에서 지지세가 비교적 공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탈리아가 1차 투표에서 탈락해 한국과 사우디만 남게 되면 유럽 국가 표 다수가 한국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원유 감산에 들어가 국제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이로 인해 '혹독한 겨울'을 겪은 유럽에서는 사우디를 향한 '원성'이 높아진 상황이기도 하다.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유치위는 한국을 지지하는 '집토끼'는 지키고, 중립 또는 사우디 지지 성향의 '산토끼'를 잡겠는데 초점을 맞춰 막바지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는 아프리카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민·관 경제 사절단을 활발히 파견해 대상 국가가 희망하는 '맞춤형 경제협력 강화 패키지'를 제안하고 있다.

경쟁국인 사우디를 자극할 것을 우려해 정부가 대외적으로 '광고'를 하지는 않지만, 일련의 활동은 부산엑스포 유치전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기획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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