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훈 박사의 도시교통] 고속도로 교통사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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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훈 박사의 도시교통] 고속도로 교통사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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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연간 1만5000명을 넘나들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최근 들어 2000명 대로 접어들면서 과거 일본의 기적이라고 불렸던 교통사고 감소기록을 우리나라도 재현하고 있다.

하지만 빠르게 개선되는 교통사고 중에서도 유독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좀처럼 줄어들고 있질 않다. 물론 고속도로 총연장이 꾸준히 늘어난다는 점도 있으나 최근 10년간 교통사고 통계만을 보아도 사고 건수와 부상자 수는 증가 추세이다. 다만 사망자 수는 에어백의 보급과 차량구조 고도화로 줄고 있다.

고속도로 교통사고가 일반도로 교통사고와 다른 점은 고속주행에서 오는 사고 피해의 심각성이다. 발생하면 인명피해를 수반하는 대형사고로 이어지고 여러 대의 차량이 추돌 과정에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자가 아님에도 사고에 휘말리게 된다. 지금도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뉴스의 단골 메뉴로 거의 매일 반복되고 있다. 운전자 입장에서도 고속도로 주행은 마냥 드라이브의 즐거움만 느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언제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는 사고에 대한 경각심으로 긴장하면서 운전해야 한다. 통행료를 내고 이용하는 고규격 도로 임에도 교통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불식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의 고속도로 교통안전 환경은 어느 정도 수준일까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전 국토를 네트워크화하면서 건설되고 있는 고속도로의 설계사양은 매년 개선됐고 고속도로가 고품질의 도로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도로구조 문제로 인한 교통사고 발생 요인은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차량과 운전자 측면을 보면 여건은 오히려 부정적이다. 우선 운전자 측면을 보면 과거와 달리 다양한 운전자 계층이 고속도로를 이용하고 있다. 여성 운전자도 늘었고 젊은 층도 늘었다. 무엇보다 고령화로 인해 고령 운전자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당연히 운전 행태가 다양해졌고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운전문화도 차별화됐다. 차량 측면에서도 화물차 구성은 크게 늘었으나 화물차의 주행 성능은 고급화돼가는 승용차에 비해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전기자동차가 빠르게 늘면서 차량 주행 성능에도 차별적 요소가 발생되고 있다.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대부분 속도 차이로 인한 가감속 과정에서 기인한다. 이런 점에서 운전자 계층의 다양화와 차량 성능의 차별화는 고속도로 주행에 있어서 원활한 교통 흐름을 조성하기보다는 무리한 가감속과 차선 변경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고속도로 교통사고는 분명히 일반도로 교통사고와는 발생 원인이 다를 수 있다.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지금보다 더 철두철미하게 분석하는 한 차원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도 시행되고 있는지는 모르나 필자가 30여 년 전 일본에서 고속도로 교통사고 현장을 본 적이 있는데 사망사고를 포함하는 규모의 교통사고인 경우 고속도로 전 구간을 폐쇄하고 모든 차량을 일반도로로 우회시켜가면서 교통사고 처리와 원인을 조사하는 것이다. 사고 원인의 철저한 분석은 분명 고속도로 교통안전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물론 기상이변과 같은 자연현상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단기적으로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겠지만 운전자의 운전 행태와 차량의 안전 성능 차이에 의한 교통사고는 단기간에 사고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선 원활한 교통류의 흐름을 깨는 과속과 칼치기 같은 운전 행태, 저속 차량임에도 추월차선에서 양보를 하지 않는 운전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

특단의 대책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첫째, 구간과속 차량에 대해 고속도로 이용료를 가중할증시키는 방법이다.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차량과 차량 사이를 차선 변경하면서 고속으로 질주하는 차량을 종종 볼 수 있다 대부분 급한 용무가 있어서가 아니라 습관적인 운전 행태가 대부분이다. 이들 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 개연성은 매우 높다. 이를 근절시키는 방법으로 고속도로를 구간으로 나눠서 구간의 차량밀도가 과속차량으로 인해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으면 해당 구간의 고속도로 이용료를 가중할증시키는 방법이다. 한산한 구간과 정체 구간은 제외하고 적정 교통밀도 구간에서만 동적으로 적용하는 것이다. 구간 입구에서 끝나는 구간까지 가중할증 구간임을 안내하고 규제 속도보다 과속한 차량에 대해 규제 속도의 10%, 20%, 30% 이상 위반 차량을 구간 요금을 가중할증하는 것이다. 하이패스 단말기와 GPS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되면 적정 수준의 교통밀도 구간에서는 교통류가 안정화되고 불필요한 충격파로 인한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둘째, 고속도로 운전자에게 맞춤형으로 실시간 도로교통 상황을 전달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다. 지금도 지도 기반으로 초보 수준의 교통안전 정보는 받고 있으나 실시간으로 전방에 정체 상황과 낙하물, 교통사고, 결빙, 안개 등의 발생 유무는 알 수가 없다. 한때 교통정체 정보를 고속도로에서 노측통신을 이용해 제공했던 적이 있었다. 고속도로 주행에 있어서는 지금 주행하는 도로의 바로 앞에서 발생하고 있거나 발생된 실시간 교통정보가 무엇보다 안전 운행에 직결된다. 고속도로 통행료의 일부를 또는 앞에서 제안한 과속차량에게 부과된 가중할증 과태료를 실시간으로 차량에 전달하는 시스템 구축 비용으로 사용하고 모든 고속도로 이용자가 시스템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잠재도를 거의 제로 수준으로 만드려는 기본적 입장이 필요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우리만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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