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8시간30분 기항에 제주 땅 밟는 시간은 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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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8시간30분 기항에 제주 땅 밟는 시간은 절반"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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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수속, 일본보다 한 시간 길어...체류 짧아 지역경제 효과 미미

제주를 찾는 국제 크루즈 입출국 수속에 많은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드와 코로나19 등 오랜 불경기를 뚫고 국제 크루즈 관광이 재개됐지만, 짧은 체류시간으로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미미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8일 오후 1시 30분께 제주 서귀포시 강정 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13만t급 대형 크루즈선인 '아도라 매직시티호'(Adora magic city)가 입항했다.
아도라 매직시티호는 길이 322.6m, 총톤수 13만5500t, 24층 건물 높이 규모로 2천개가 넘는 객실에 승객 5246명을 포함해 최대 6500명까지 탑승이 가능한 중국의 대형 크루즈선이다.
당시 크루즈에 탄 관광객 3천여명의 입국절차에 소요된 시간은 2시간 40분 가량이었다.
크루즈에서 내린 관광객이 선착장에서 크루즈 터미널까지 1㎞ 남짓한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는데 노약자와 장애인 등의 이동시간이 오래 걸려 시간이 추가로 지체됐다.
게다가 관광객들이 돌아갈 때도 보안검색 등 출국 심사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제주에 체류한 시간은 전체 기항시간 8시간 30분 중 약 4시간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달 28일 2500여명의 관광객을 태우고 서귀포에 도착할 때는 승선 인원이 지난 8일과 비교해 줄었음에도 입국 심사에 비슷한 시간이 소요됐다.
서귀포시 강정 민군복합형관광미항과 제주시 제주항에 각각 국제 크루즈가 동시에 들어오면서 입국 심사 인원과 장비가 양분됐기 때문이다.
성수기 시즌에 이보다 더 많은 크루즈 관광객이 온다면 입출국 시간은 더욱 길어지고 체류시간은 더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일본의 사정은 다르다.
아도라 매직시티호는 중국에서 출발해 제주와 일본 나가사키·후쿠오카 등을 오간다.
일본에서의 입국 수속 소요 시간은 우리나라와 비교해 60분 가량 짧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발 크루즈 관광 행사를 맡은 여행사 관계자 A씨는 "입국할 때 한국은 무조건 여권을 갖고 내려야 하고 일일이 여권을 스캔해 통과하는 반면 일본은 여권은 안 가지고 복사본만 가지고 내린다. 그리고 스캔하지 않고 복사본 뒤에 입국 허가 스티커를 붙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과정에서 제주가 일본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1시간 가량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A씨는 "특히, 강정에서는 하선 인원이 많다고 하면 (선착장과 터미널 사이 설치된) 무빙워크 작동을 꺼버린다. 이 탓에 관광객들이 걸어서 가야 하고 휠체어와 유모차를 끌고 가는 손님은 많은 불편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서귀포에서 제주시로 한번 넘어갔다 오려면 이동에만 2시간 30분가량이 걸려 '제주에서 사실상 볼 게 없다'는 불평, 불만도 나오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는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지적돼 온 문제다.
지난해 10월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가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행정시를 상대로 진행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까다로운 출입국 절차와 이로인한 짧은 체류시간으로 인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제주항과 강정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을 연계한 여행상품 개발과 체류형 관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크루즈 관광객이 많이 왔던 2016년과 현재 가장 달라진 점은 강정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 생겼다는 것"이라며 "'제주항'만 있을 때는 인력과 장비를 한 곳에 집중하면 됐지만 지금은 분산 배치해야 하므로 과거와 비교해 2배 더 많은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출입국 업무 자체가 국가 사무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 제주도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얘기하고 있고 노력하고 있지만 국가에서도 인력 등을 갑자기 보강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제 크루즈는 올해 상반기(6월)까지 187차례 입항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기항 횟수 77회보다 배 이상 많다.
이 중 아도라 매직시티호는 올해에만 79차례 걸쳐 승객 20만여명을 태우고 제주를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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