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위협에 물류 대안으로 육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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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위협에 물류 대안으로 육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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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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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UAE 등 경유…화물 수송 시작
블룸버그 통시 “한국발 화물 등 오가”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 물류 대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대안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치는 육로가 뜨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적 해운회사인 독일 하팍로이드, 이스라엘 물류 스타트업 '트럭넷 엔터프라이즈' 등은 최근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 등지를 지나는 육로를 통해 화물 수송을 각각 시작했다.
컨테이너 해운업계 세계 5위인 하팍로이드는 UAE 두바이와 사우디의 항만에서 홍해에 면한 사우디 서부 항구도시 제다 또는 요르단을 거쳐 보내는 육로 화물 수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트럭에 실려 이들 노선을 통해 제다 등지로 보내진 화물은 다시 선박으로 옮겨져 유럽으로 향하게 된다. 이를 통해 아덴만과 홍해를 잇는 관문인 홍해 남단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선박을 노리는 후티 반군의 공격을 우회할 수 있다.
하팍로이드는 지난달 22일 홈페이지 고객 공지문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홍해 상황이 정상화될 때까지 예기치 못한 봉쇄를 극복할 수 있는 편리한 비상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알렸다.
트럭넷도 식품·플라스틱·화학제품·전자제품 등 화물을 UAE와 바레인의 항만에서 사우디·요르단·이스라엘을 지나는 육로를 통해 유럽으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트럭넷은 최근 몇 주 동안 한국·중국·인도·태국발 화물을 이 노선으로 보냈으며, 반대 방향으로 아시아행 화물도 수송해 비용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비난하며 홍해 상에서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한 지난해 11월 트럭넷은 이 노선의 시험 수송을 거쳤으며, 이어 12월 화물 수송을 시작했다.
통상 장거리 육로는 해로에 비해 비용이 높은데다 차량 이용 시 운반 가능한 화물 양도 제한적이다.
하지만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 사태로 해운사들이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거치는 대체 항로를 통해 멀리 돌아가야 하는 처지에 몰리면서 긴급한 대안으로 이런 육로가 제시되고 있다.
통상 희망봉을 거치는 항로가 10일 걸리는 데 비해 두바이와 이스라엘 하이파항 등지를 잇는 육로는 3∼4일이 걸려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하팍로이드의 닐스 하웁트 대변인은 다만 이 노선이 "컨테이너 수천 개 분량이 아니라" 제한된 양의 화물을 옮기는 화주들을 위한 단기적 해결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노선이 수송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홍해 봉쇄로 사실상 세계 경제와 연관성이 끊어진 제다 같은 지역을 통해 물류가 흐르게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아울러 이 같은 노선이 미국이 야심적으로 추진하는 '인도-중동-유럽 경제회랑'(IMEC)의 시험판이 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중국 일대일로에 맞서는 IMEC 구상을 발표하고 인도·사우디·UAE·유럽연합(EU)·프랑스·독일·이탈리아와 IMEC 관련 협력을 약속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터지면서 IMEC 추진은 정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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