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캠페인] 방어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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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캠페인] 방어운전
  • 박종욱 기자 pjw2cj@gyotongn.com
  • 승인 2024.0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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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택시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보다 운전을 더 잘하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묻는다. ‘아마 경주용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 말고는 없을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딱 들어맞는 답은 아닐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말이다.

그러나 교통사고로부터 자유로운 운전자는 없다. 도로 위에서 만나는 상황이 일정한 규칙과 틀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 어떤 위험상황이 야기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택시 운전자도 늘 조심해야 하고, 또 교통법규를 지키는 등의 노력을 소홀히 하면 안 된다.

실제 현실은 아슬아슬하다. 사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아니면 아주 초보운전자라도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어처구니없게 교통사고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뒤따르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운전자가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반대로 운전자의 안전운전 여부에 따라 교통사고는 웬만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택시 운전자처럼 운전기술이 뛰어난 운전자의 경우 자신의 과실로 교통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볼 수 있지만 이것으로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다고 볼 수 없다. 자신이 아닌 타인의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에 말려 들어가는 일이 자주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고 가능성 염두에 둔 조심운전이 핵심

 

자기중심적 思考 아닌 교통법규 우선

업종 특성보다 안전수칙을 최우선해야

양보·배려에 충실한 운전이 가장 안전

 

나는 신호를 잘 지켜 교차로에 정차해 있는데, 신호를 무시하고 좌회전 등을 감행한 자동차가 달려든다면 사고는 피할 수 없다. 이처럼 사고란 자신만 주의한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 자신의 안전은 물론 다른 차로 인한 위협까지도 고려할 때 비로소 안전에 관해 충분히 대비를 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같은 운전태도를 일반적으로 방어운전이라고 한다.

방어운전에 관한 개념은 대략 다음의 몇 가지로 정의된다.

운전자가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더라도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운전자세를 갖춰 미리 위험한 상황을 피해 운전하는 것,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고 운전하는 것, 위험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는 이를 효과적으로 회피할 수 있도록 운전하는 것을 말한다.

택시 운전자에 있어 방어운전은 스스로의 안전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운행 중인 다른 자동차의 안전까지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운행 시간이 길고 운행거리가 길며, 주로 대도시지역에서의 운행 빈도가 많은 택시는 수많은 자동차들과 접촉이나 추돌, 보행자 사고 등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늘 사고에 대비해야 하는 것은 상식이다. 사고에 대비한다는 것은 사고 가능성을 미리 회피해야 한다는 의미다.

택시 운전자의 방어운전에 대한 개념은 몇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운전기술이다. 방어운전을 인식하고 있는 운전자라 해도 운전기술 수준이 낮으면 방어운전은 요원한 일이다. 따라서 방어운전을 생활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하고 안전하게 운전하는 기술을 몸에 익혀야 한다.

다음으로 교통 표지판과 교통 법규 등 운전에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습득해야 한다. 운전기술이 아무리 뛰어난 운전자라 해도 법규를 모르면 병아리운전자에 지나지 않는다.

또다른 하나는 남다른 판단력이다. 우수한 운전자일수록 운전 중 판단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자신을 보호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다른 운전자의 운전행태를 잘 판단해, 사고 가능성을 미리 알아차리고 대비할 줄 아는 것이다.

운전 시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을 그때그때 재빨리 받아들여 신속히 판단, 이에 맞춰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고 조절하면서 운행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이런 능력이 기초가 될 때 어떤 상황에서라도 대처할 수 있게 되고 동시에 이후 발생할 상황도 쉽게 파악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도로에서의 안전은 양보와 배려를 실천하는 일이다. 운전자가 자기중심적 사고에 집착하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가 사라진다. 그러므로 사고에 빠져들지 않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선 양보, 우선 배려라는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일이라는 점을 숙지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외부 환경변화를 내 것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즉 변화무쌍한 교통상황에 대한 정보를 늘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운전 중 라디오나 전광판을 통해 나타나는 도로교통과 관련한 새로운 정보를 명확히 인지할수록 안전운전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사실을 유념해둘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실전에서의 방어운전 요령에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가장 중요한 사항은 운전자가 운행 전 과정에서 언제든 교통사고를 유발할만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일이다. 따라서 방어운전을 위해서는 운전 중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운전자는 앞차의 전방까지 시야를 멀리 두고 전방에 장애물이 나타나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을 때 즉시 함께 브레이크를 밟을 수 있는 준비태세를 갖추도록 한다.

내 차의 뒤쪽에도 늘 유념해야 한다. 뒷차의 움직임은 룸미러나 사이드미러로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방향 지시등이나 비상등으로 자기 차의 진행방향과 운전 의도를 분명히 알려야 한다.

교통신호가 바뀐다고 무작정 출발해서는 안 되며 주위 자동차의 움직임을 관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후 진행한다. 보행자가 갑자기 나타날 수 있는 골목길이나 건물 모퉁이 등지에서는 상황을 예견하고 속도를 줄여 충돌을 피할 시간적·공간적 여유를 확보해야 한다.

특히 일기예보에 유념, 비나 눈이 올 때는 가시거리 단축, 수막현상 등 위험요소를 염두에 두고 운전해야 하며, 택시의 경우 승객의 사소한 동작도 예의 주시해 안전한 승하차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교통혼잡이 심할 때는 조심스럽게 교통의 흐름을 따르고 끼어들기 등은 삼간다. 과로로 피로하거나 심리적으로 흥분된 상태에서는 운전을 자제한다.

앞차를 따라갈 때는 앞차가 급제동해도 추돌하지 않을 정도의 차간거리를 유지하며, 4∼5대의 앞차 움직임까지 살핀다. 특히 대형차 뒤를 따라 갈 때는 가능한 한 추월은 금한다.

뒤에 다른 차가 접근해 올 때는 속도를 낮춘다. 뒷차가 앞지르기를 시도하면 양보하고, 뒷차가 바짝 뒤를 따라 오면 가볍게 브레이크를 밟아 제동등을 점멸시킨다.

진로를 바꿀 때는 상대방이 충분히 식별하도록 여유있게 신호를 보낸다. 보낸 신호를 상대방이 인지했는지 확인한 다음 서서히 행동한다.

교차로를 통과할 때는 신호를 무시하고 튀어나오는 차나 사람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안전을 확인한 뒤 서서히 지난다. 좌우측 도로의 안전상태도 확인한다.

횡단하려고 하거나 횡단중인 보행자를 발견하면 즉시 속도를 줄인다. 보행자가 차의 접근을 알고 있는지 확인해 보행자의 행동에 따라 차를 움직인다. 다른 차 옆을 통과할 때는 상대방 차가 갑자기 진로를 변경할 수도 있으므로 미리 대비해 충분한 간격을 두고 통과해야 한다.

이상의 일반론적 안전운전 수칙은 누구나 한두번 듣고 배운 내용이라는 점에서 경력이 많은 운전자일수록 더러 간과하기 쉽다. 그러나 안전운전은 모든 요소에서 가장 기초적인 운전지식과 요령에 충실하는 일로부터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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