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커피 처럼' ‘공정 택배’ 실현돼야 합니다 - 인터뷰 <박해돈 KGB물류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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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커피 처럼' ‘공정 택배’ 실현돼야 합니다 - 인터뷰 <박해돈 KGB물류그룹 회장>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11.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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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사원 수익을 보장하는 가격대 형성돼야....
임원 교체시기, 비수기 물량 요구는 덤핑 강요 행위....

“택배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서 힘들고 어렵게 일하는 배송사원들이 견디지 못하고 업계를 떠나는 것을 보면 울분을 참기 힘듭니다.  서비스 경쟁에서 이겨 과거보다 높은 가격으로 물량을 가져가서 배송사원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기는 커녕 가격졍쟁으로 낮아진 부담을 배송사원에게 떠넘겨 신경조직인 배송사원들이 택배업계를 떠나게 만드는 경영은 지양돼야 합니다.  공정한 가격에 거래하여 적정한 수익을 농가에 돌려주자는 '착한 소비'가 시작되면서 나타난 ‘공정무역 커피’ 처럼 택배시장에도 배송사원이 웃을 수 있는 ‘공정 택배’가 시작돼야 합니다”

KGB물류그룹 박해돈 회장<사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현장 출신 경영인이다.

따라서 설 명절 등 물량이 몰리는 때면 어김없이 택배터미널에 자리를 잡는다.

그것도 잠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야전침대를 놓고 며칠씩 현장 근로자들과 숙식을 함께 한다.

이사화물, 보관, 택배까지 섭렵하며 그룹을 일군 전문가가 배송사원들을 챙기는 것이 의아하지만 그를 만나보면 이유를 알게 된다.

“택배업이 배송사원들로부터 기피업종으로 된 것은 대형업체의 가격경쟁이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택배업을 자세히 이해하지 못하는 CEO나 고위 임원들이 시장점유율과 실적, 물량등 외형적인 숫자에 치중하면서 단가 인하에 따른 후폭풍을 염두에 두지 않는 가격경쟁을 하고, 특히나 자리이동이 있는 시기에는 더욱 심해져 시장왜곡이 발생했습니다.  이 결과로 현장 배송사원들이 받아야 할 비용이 낮아져 일할 의욕을 떨어지게 했습니다. 비수기를 인정하지 않고 무리하게 실적을 강요하거나 경쟁사를 넘어서기 위해 물량을 요구하는 것은 수익이야 어떻게 되던 가격덤핑을 해서라도 물량을 수주하라는 얘기밖에 안 됩니다.  결과적으로 택배업이 ‘황금알을 낳는 미래산업’에서 ‘무정란을 낳는 폐계 직전의 암탉’으로 전락했습니다.”

택배업의 운영구조상 단가인하는 전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단가인하를 통해 물량을 수주한 회사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시장에서 단가인하가 가져오는 결과를 업체들이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한번 낮아진 단가를 올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최종 소비자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배송사원들이 맨 먼저 울며 겨자를 먹는다.

“배송사원에게 개당 1000원의 배송비를 줄 수 있는 상황이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입니다.  개당 600~700원을 주면서 친절한 서비스를 강요하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소비자들은 단가를 조금 낮추면 서비스에 조금 차이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몇 배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배송사원에게 적정한 비용을 줄 수 있는 단가로 물량을 수주하고 서비스 경쟁을 해서 살아남는 방식을 취하지 않고 배송사원에게 희생만 강요한다면 택배업 미래는 없습니다.  배송사원들의 불만이 폭발직전이라는 사실을 경영자들이 알아야 합니다.”

택배업체의 수익구조는 복잡하다.

픽업과 지점배송, 간선배송, 분류, 간선배송, 목적지 배송 등 여러단계를 거치기 때문이다.

물론 물품이 움직일 때마다 비용이 나간다.

현재의 단가구조에서 회사가 가져갈 수 있는 순수익은 100원대.

이 상황에서 배송기사에게 더 주기를 바라는 것은 회사 이윤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

따라서 가격경쟁을 지양하고 소비자들이 서비스에 걸맞는 요금을 지불하도록 하면서 배송사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공정 택배’가 실현되도록 택배업계가 나서야 한다는 것이 박회장의 신념이다.

"커피를 공정한 가격에 거래해서 적정한 수익을 농가에 돌려주는 ‘공정 커피’는 공정한 소비가 어떤 것인가를 우리에게 일깨워주었습니다.  택배서비스에도 ‘공정’ 개념이 도입돼야 합니다.  택배사업은 싸게 사야 이윤이 남는 장사가 아닙니다.  싼 가격으로 물량을 공급하거나 받아서 배송사원에게 적정한 수익을 줄 수 없는 상황을 반복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와 택배회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공정 택배’를 통해 소비자와 회사, 배송사원이 공존하도록 업계 모두 나서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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