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와 도난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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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차와 도난사고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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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단지 등 주거밀집지역내 주차장에 밤샘 주차를 해둔 사이 자동차 유리창 등을 부수고 차내에 침범, 차내에 비치된 물품을 훔쳐가는 도둑이 여전히 극성을 부린다고 한다.
말인즉 후진국 유형의 이같은 범죄는 일단 느슨한 방범체계에 가장 큰 책임이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좀은 찜찜한 구석이 없지 않다.
도둑을 맞았다고 하는 어느 차 주인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차내에 300만원 이르는 카네비게이트에 4, 5백만원짜리 외제 카오디오시스템, 여기에 디지털카메라와 골프채까지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것을 모조리 도난당했다는 것이다. 그 차주의 주장에 따르면 줄잡아 대략 1천만원 어치의 손해를 당한 것이다.
또 다른 차주의 경우 수십만원의 현금과 화장품세트를 잃어버렸다고 하니 도난당한 사람의 입장에서야 여간 분통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왜 그토록 값비싼 물품을 차에 싣고 다니는지, 또 차내 용품을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갖춰야 했는지 조차도 좀은 의아하다.
우리 사회에서 자기 소유의 자동차에 자신의 기호에 맞춰 비용을 지출하며 요모조모 꾸미고 장식하는 일은 아무런 제약이 없다. 누구도 이를 탓할 수 없고 탓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의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도둑들은 차량의 도난방지경보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를 무력화시킨 다음 보란듯이 차문을 열고 물건을 훔쳐갔으니 도난장치조차 제 값을 못한 셈이다.
문제는 고급차 일수록 도난사고가 잦고 도난물품의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도둑은 낡고 값싼 차를 털고자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따라서 값비싼 고급차가 타깃일 수밖에 없고 그런 차일수록 털면 뭔가 나오기 때문에 도난사고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다.
자동차는 공간이동을 도우는 이기에 불과하다. 좀더 편안하고 안락하기 위해 좋은 차를 선호하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으나 상식을 넘는 비용투자는 사치와 낭비에 다름 아니다. 도둑을 탓하기 이전에 도둑이 넘보지 않을 정도의 검소한 자동차생활이 몸에 베게 하는 지혜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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