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산업 적신호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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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산업 적신호 ...급격한 환율 하락으로 수익성 떨어져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7.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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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955.51원까지 떨어졌으며 연말엔 925.75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2004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던 원/엔, 원/유로환율도 큰 폭으로 하락세를 나타내 원/100엔 환율의 경우 2004년 1058.76원에서 지난해에는 821.49원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올 해에는 776원대(25일 기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로 환율이 급상승한 적은 있으나 역사적으로 이같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경우는 처음이라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업계서는 환율이 계속 떨어져 원/달러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지면 수출부문에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림1 연도별 평균 환율 변화 추이>

이에 따라 전체 생산량의 69%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산업은 수출물량 감소는 물론 판매 부진으로 인한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환율 1%가 변할 때 기업의 수출채산성에 미치는 영향이 약 0.93%로 주요 수출업종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산업으로 국산화율이 높아 이러한 환율하락이 거의 채산성 악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편 일반적으로 실질환율 즉 외국자동차가격X환율을 국산자동차 가격으로 나눈 값(외국자동차가격X환율/국산자동차 가격)이 1보다 클 경우 국산차의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1보다 못하다는 것.

실제로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실적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0.2%, 10/8% 줄어들었으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35%나 감소했다.
판매량도 총 161만 1000대 가량으로 약 5.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환율 변화 가운데 특히 원/엔 환율의 변화가 수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 시장에서 일본자동차와 한국자동차간의 경쟁이 매우 심하기 때문이다.
원-엔 환율은 지난해 4분기 이래 이달 24일까지 30.88%나 떨어졌으며, 올 들어 원-엔 환율이 13%나 하락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주요 경쟁차종 가운데 오히려 일본차 판매가격보다 국산차의 가격이 더 높아지는 이른바 가격 역전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일본 엔화 환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는 점을 원/달러 하락보다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2002년부터 원화는 달러화 대비 23.8% 강세를 보인 반면 엔화는 7.3% 절상돼 경영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림2 자동차산업의 수출가격 변화추이>

이렇게 국내 자동차산업이 환율 하락에 취약한 이유는 초기품질지수(IQS)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지만 제조부문의 생산성과 제조비용, 품질, 연구개발 생산성 등 전반적인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환율 상승이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수출 가격(달러 기준)을 조정하지 않았다.

최근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가격을 올리고 있지만 환율변동을 전부 반영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품질, 원가, 생산성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환율 위험을 피하기 위한 해외생산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산업연구원 조철 박사는 지난 22일 개최된 한국자동차산업학회 세미나에서 “일본의 경우 토요타와 혼다가 엔화 강세에 따른 수익성 저하의 어려움 속에서도 렉서스와 같은 고급차와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고 충돌시험장 등을 건립했듯이 국내 업체들도 이러한 미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자동차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경영진뿐만 아니라 종업원, 노조, 부품업체 구성원 등이 모두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산업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재훤 동경대 교수는 “최근 국내 자동차 기업은 환율차익과 국내 판매이익으로 일본기업보다 상대적인 자금 우위를 통한 글로벌 확대를 펼쳐왔다”며 “일본차와 대등한 수준의 가격과 품질 등 표층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조직능력구축과 조립생산성, 신차개발기간 단축 등 심층의 경쟁력 향상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를 위해선 “조직혁신, 노사관계 개선, 협력적 서플라이어 관계의 강화를 통한 모노즈쿠리 조직능력의 향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림 현대자동차와 토요타의 경쟁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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