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부진 극복 위해 무리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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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부진 극복 위해 무리운전"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4.05.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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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감수하며 과속·난폭운전 감행
주야간 교대근무 등 근로환경도 열악
교통사고는 수익성 발목 잡는 걸림돌
운전자 스스로 높은 안전의식 가져야

택시산업의 침체는 어쩌면 예견된 일 인지도 모른다는 것이 교통분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자가용 승용차의 보급 확대에다 지하철 건설 확충 등으로 택시 수요자체가 현저히 줄어드는 추세에다 기존의 수요 마저 대도시권의 교통체증으로 시간경제적 비용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높아짐에 따라 택시로부터 이탈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 불안정에 대한 택시업계의 대응이 면허대수 증차 및 요금 인상 등으로 추진됐고 그나마 개인택시 면허의 지속적인 확대가 택시의 숫자를 계속 늘어나 결과적으로 손님 숫자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비해 운행 대수는 갈수록 늘어나 택시 대당 경영수익성은 지난 92년을 고비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산업특성과 사고 요인

손님을 태우고 운행을 하는 거리가 길면 길수록 영업수익이 높아지는 택시 속성상 경영수익성 악화에 대응하는 운전자의 선택은 매우 제한돼 있다. 그것은 오직 승객을 더많이 태우고 더많이 달려야 한다는 것 외엔 방도가 없는 것이다.
택시 교통사고의 핵심은 바로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운전자의 입장에서 손님을 아무리 많이 태우고 싶어도 그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지만 더많이 움직이고 더많이 달리며 더 빨리 운행하는 일은 그렇지가 않다. 운전자가 운행수익성에 대해 선택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책은 그래서 빨리 달리는 일이라는 것이다.
택시 교통사고는 교통안전 측면에서 볼 때 크게 두가지 요인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과속이나 급차선 변경이나 급제동, 지그재그운전 등 지나치게 빨리 달리려 하는 의욕이요 다른 하나는 운전자 피로 등에 의한 부주의나 졸음운전이다.
택시의 과속·지그재그운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고질적 운행악습이다.
대도시권 택시의 경우 교통사고가 발생해도 사망이나 중상 환자의 비율이 낮은 것은 체증 등으로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택시가 무리하게 빨리 달리려 하다 발생하는 유발하게 되는 추돌이나 접촉사고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대도시권 외곽이나 중소도시 등에서는 운행여건이 훨씬 좋기 때문에 과속에 의한 교통사고로 피해자가 사망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 장기간 택시운전 경험을 축적한 운전자의 경우 지리정보 등에 익숙해 운행여건이 좋으면 무리하게 과속운행을 자행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한편 택시운전자의 피로 등에 의한 운전부주의나 졸음운전 역시 치명적인 교통사고 요인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택시업체가 24시간 차량 가동을 기준으로 주야 교대근무를 하고 있고 주간 단위로 근무시간을 변경하는 등의 근로조건을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 적응하기까지 육체적인 부담이 뒤따르게 된다.
그러나 근무조건에 적응한 이후에도 문제는 남아 있다. 주·야간을 교대로 근무해야 하고 교대가 일반 직장과는 달리 새벽 3∼5시, 오후 3∼5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여느 근로자들과 근무 및 휴식·수면의 리듬이 현저히 다르다.
따라서 택시 운전자가 정상적으로 근무하기 위해서는 근무 외의 시간에는 반드시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하나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근무시간이 비정상적인 형태로 반복되기 때문에 식사나 휴식시간도 비정상적인 형태로 반복됨으로써 택시운전자의 신체 리듬은 매우 특이한 상태를 보이게 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과후 음주나 유희, 행사 등으로 시간을 빼앗기면 다음 근무시에는 어김없이 피로와 졸음, 운전부주의 등의 좋지 않은 현상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운전자들은 말한다.

◇예방대책

택시 교통사고를 줄이는 근본은 택시산업의 경영수지가 개선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로 업체나 운전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아닌만큼 별도의 대책을 필요로 하는 문제다.
흔히 택시에 관해 고객서비스를 최상의 가치라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는 포괄적이긴 하지만 설득력 있는 지적으로, 고객서비스의 핵심에는 교통안전 문제가 엄연히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택시 서비스는 승객 안전을 확보하는 노력으로부터 출발해야 하며 이것이 가능할 때 질높은 서비스는 당연히 보장될 것으로 분석된다.
택시교통안전에서 운전자의 몫을 말할 때 가장 기본적인 요인은 운전자가 가능한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의식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매우 이율배반적인 주장으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가장 현실적인 주장이다. 아무리 빨리 달리고 손님을 많이 태우고 다녀도 단 한차례 심각한 교통사고를 야기한다면 그 이전까지의 영업성과는 무의미한 것 일뿐 최악의 경우 운전자 스스로도 치명적인 피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같은 이유로 현재의 운수사업 경영은 교통안전 중심의 경영, 교통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경영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어느덧 정론화돼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대도시지역 교통체증 사정을 감안할 때 운전자가 아무리 빨리 달리고 싶어도 대부분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그겋게 무리하게 달려도 시간단축이나 이로 인해 증가하는 수익은 매우 미미하다는 점을 운전자가 냉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의 도시교통 관제방식이 무인단속시스템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고 고정식, 이동식 무인단속장비가 가동되고 있어 언제 어디서 과속으로 적발될지 모른다는 점 또한 운전자들은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사고위험을 감수하며 무리하게 빨리 달리려는 시도보다는 운행구간 차량의 흐름에 편승해 안전하게 다니는 것이 결과적으로 수익성 보전 차원에서 훨등히 유리하다는 사실을 운전자들은 깊이 인식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근무환경과 관련해서는 업체마다 특징적 요소도 있겠지만 운전자들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현재의 1일 3교대를 융통성있게 변환해 희망근무시간을 확인해 가능한 희망시간대 근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근무조를 편성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다수 택시업체가 이같은 융통성을 바탕으로 운전의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어 다행스런 측면이 있지만 그나마 운전자 부족으로 운휴차량이 늘어나면서 이 마저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에 처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이 점은 향후 정부가 택시운전 취업의 문을 더욱 넓혀 운전자의 근로형태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대응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운전자들은 택시운전이라는 직업적 특성을 이해해 근무 외적 요인에 의해 근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컨트롤해 나가야 한다. 근무 외적 요인으로 근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그것은 택시영업적 수익성 이전에 교통안전에 치명적 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반드시 경계해야 할 일이다.
따라서 운전자는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시간 외에는 가능한 충분한 휴식과 수면을 취하고 신체 밸런스를 안정적으로 유지케 함으로써 스스로 명랑하고 안전한 승무준비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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