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전세버스캠페인=<1> 대열운전 금지
상태바
2009 전세버스캠페인=<1> 대열운전 금지
  • 박종욱 Pjw2cj@gyotongn.com
  • 승인 2009.05.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쇄추돌사고 발생 가능성 상존


단체 여행객 집단 피해 불러
적정 차간거리 반드시 유지를
중간집결지 정해 보조 맞춰야 

 

최근 전세버스업계에 새로운 교통안전 구호가 등장했다.
그것은 이른바 '대열운전 금지'라고 하는, 차량의 집단이동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미연에 막아보기 위한 노력이다.
대열운전이라 하면 전세버스 차량이 학생수송 등 단체 운송시 목적지를 향해 줄지어 운행하는 것으로, 흔히 '새떼운전' 또는 '군집운전' 등으로 표현해 온 행위다.
관광지 근처에서 단체여행객을 실은 전세버스 차량이 줄지어 움직이는 광경은 매우 쉽게 발견되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와같은 대열운전이 결과적으로 전세버스 교통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원인행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버스 차량 수 대에서 수십 대가 무리지어 단체로 이동할 경우 대부분 같은 목적지를 향하는 단체 여행객임을 누구나 알 수 있지만, 구태여 이들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동함으로써 갖가지 위험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사고 사례 1 =지난 2008년 4월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던 학생단체여행 수송 전세버스 차량 4대가 연쇄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도 학생들이 안전띠를 착용해 대형사고의 참사는 모면했지만 이 사고로 학생 2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고는 대열운전중인 전세버스 차량 한 대가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차간거리를 좁혀 앞차 뒤꽁무니를 쫒아오던 뒷 차량들이 미처 브레이크를 밟을 겨를도 없이 앞차의 뒷꽁무니를 연쇄적으로 들이받았던 것이다.

#사고사례 2 =2008년 11월에는 더 큰 대열운전 전세버스 교통사고가 영동고속도로 마성터널 입구에서 발생했다. 십수대의 전세버스가 학생 단체여행에 나서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던 중 터널에 이르렀을때 터널안에서 차량들이 서행하는 것을 보고 선두차량이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러자 이 차량을 바짝 붙어 뒤따르던 전체서브 차량 5대가 연달아 앞차를 추돌, 학생 100여명이 크고작은 부상을 당했다.

#사고사례 3 =지난 3월 영동고속도로 마성터널에서도 거의 유사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중앙경찰학교 학생들이 탑승한 십수대의 전세버스 차량이 대열운전을 하다가 터널 입구에서 갑자기 속도를 줄이자 뒤따라오던 차량들이 앞차를 들이받은 사고로 모든 9대의 버스가 사고에 빠져들고 만 것이었다. 이 사고로 학생 30여명이 역시 부상을 당했다.


이처럼 대열운전은 급작스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이를 피할 시간적·공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운전자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사고에 휩쓸리게 된다.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시속 100㎞로 달리는 차량의 경우 차간거리는 100m를 유지해야 한다.
속도를 낮추더라도 일정한 차간거리는 필수다. 대체적으로는 시속 70㎞라면 70m, 시속 50㎞라면 50m를 고속도로에서의 적정 차간거리로 보고 있다.
그러나 대열운전중인 전세버스의 차간거리는 불과 10∼30m 수준이다. 그러므로 일단 앞차가 급정지하게 되면 거의 불가항력적으로 앞차의 뒷부분을 추돌할 수 밖에 없다.
또한 대열운전에 동참한 운전자의 경우 전방 시야가 제한돼 좌우측 운행사정을 확인할 겨를이 없으며 대열을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한 노력을 유지해야 하므로 거기에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에 따른 운전피로는 보통의 운전 때 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대열운전은 이렇듯 대열운전중인 차량에게 불안감과 함께 안정감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주위에서 달리는 다른 차량의 안전운전에도 좋지못한 영향을 끼친다.
예컨대 불현듯 야생동물이 내 차 앞으로 뛰어들 경우라면 대부분의 운전자는 서둘러 옆차로로 차량을 이동시키려 한다. 또 다른 경우로는 차로를 이동해 고속도로를 벗어나고 하는 차량 운전자도 흔히 있을 수 있다.
이때 대열운전중인 전세버스 차량들을 만나게 되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갑자기 뛰어든 야생동물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목적지로 향하기 위한 차로 변경 자체가 불가능해져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국도 등을 운행할 때 대열운전중인 차량이라 해도 운행 중간에 자주 교통신호에 의해 대열이 끊어질 수 있다. 이 때 대열운전에 집착하게 되면 운행신호 직후 과속을 하는 등 앞선 차량 뒤를 쫒아붙기 위해 무리운전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경우도 매우 위험한 상황이 예상된다.
또한 대열운전중이라는 이유로 교통신호조차 무시하는 경우도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보고다.

이밖에도 대열운전중인 차량의 행렬에 본의 아니게 끼어들게 된 차량들이 겪는 위험성도 간과할 수 없다. 차로변경을 위해 무심코 옆 차로에서 달리던 전세버스 뒷쪽으로 끼어들기를 했는데 이 경우 뒤따르는 또다른 전세버스는 대열을 유지하기 위해 끼어든 차량을 몰아붙이거나 전조등을 점멸하는 등 위협을 가하는 사례도 없지 않다고 한다.
만약 이 때 끼어든 차량이 옆차로로 벗어날 상황이 된다면 위험은 사라지게 되나 옆 차로의 사정이 여의치 못하면 이 차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큰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수대 혹은 수십대의 전세버스 차량들이 동일 목적을 갖고 승차한 승객을 태우고 동시에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을 때 대열운전을 하지 않고 일행과 일정을 같이 하기 위해서는 '중간집결지 방식'을 이용할 것을 전세버스공제조합에서는 권고하고 있다.

'중간집결지 방식'이란 일행의 목적까지 거리를 감안해 중간에 집결지를 사전에 정해놓고 이곳에서 모여 전체 차량의 보조를 맞추며, 다음 중간 집결지까지는 각 차량들이 자유롭게 운행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목적지가 먼 곳까지는 제1집결지, 제2집결지 등으로 휴식을 겸한 집결이 가능하다.
공제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고속도로의 경우라면 지역마다 설치돼 있는 휴게소를 중간집결지로 설정해 자유롭게 운행하는 방식이 안전운전에 효과적이다.
운송규모가 일정수준을 넘게 된다면 반드시 경찰 등 관계기관에 호송을 요청하거나 도로공사와 사전협의해 선도차량를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열운전은 한마디로 차간거리를 무시한 집단운행이다. 따라서 만약의 사고로도 다수의 차량이 영향을 받게 돼 피해가 엄청나게 불어나는 특성이 있다.
이를 근원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운전자 각자가 철저히 차간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며, 나아가 운행시간에 지나치게 구속되면 무리한 과속 등의 행위도 서슴지 않게 되므로 보다 느긋하게, 또한 법규를 준수하며 승객의 안전에 우선하는 운전자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박종욱기자 pjw2cj@gyotongn.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