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생활나의취미]백남근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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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생활나의취미]백남근 서울고속버스터미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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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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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은 일상의 무게로부터 우리를 벗어나게 하고 마음을 텅 비우게 해서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 취미활동으로 골프, 등산 등의 스포츠를 해보았는데, 최근에는 마라톤을 통해 기쁨을 누리고 있다.
국내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갖고 있는 동아 마라톤, 호반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조선일보 마라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 전 시민의 축제로 자리잡은 뉴욕 마라톤, 그 밖에 각종 달리기대회에 참가하면서 참으로 나 자신을 비우고 겸손하게 자연의 원리에 접근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예부터 문무를 겸비하는 인간상, 지성과 야성을 겸비한 엘리트, 지성과 감성이 균형을 이룬 예술인을 으뜸으로 보아 왔는데, 활력을 잃어가는 현대인에게 있어서는 스포츠를 취미로 즐기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드골은 프랑스 망명정부를 이끌고 영국으로 건너갔는데, 신사의 나라인 영국인들이 반바지 차림으로 땀을 흘리면서 운동에 열중하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그리고 유럽에서 유일하게 독일에 대항해서 끈질기게 전쟁을 치르고 있는 영국의 저력은 도버해협의 지리적 이점보다도 스포츠를 통해 정신과 체력을 단련하고 있는 영국정신에 있다고 감탄했다고 한다.
마라톤을 취미생활로 하고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즐기는 이유 또한 매우 다양한 것을 알 수 있는데 건강을 목적으로 달리는 사람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전문 매니아들의 경우에는 기록과 승리를 위해서 달리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런데 오랜 시간동안 달리기를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달리기를 하면서 명상을 하게 되고, 자신의 영적인 성장을 느끼면서 말할 수 없는 쾌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경지를 경험하면서 스포츠도 예술이 될 수 있고, 정신수양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미합중국 대통령 재직시절에는 별로 존경받지 못했던 카터 대통령이 퇴임 후에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중 한 분이 된 것도 그분이 달리기를 취미활동으로 하고 있는 것이 큰 역할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분은 요즈음도 매일 아침 5마일 정도씩 조깅을 한다고 하는데 텅 빈 마음으로 자연과 일체가 되어 미국과 자신의 문제를 생각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마라톤은 내 마음을 고독하게 해줘 좋고, 육체적 고통을 즐길 수 있게 해줘 좋고, 특히 어린아이처럼 마음을 순수하게 해줘 좋다. 온갖 욕심과 성냄과 오염으로 무거워진 마음을 안고 한강변을 달리면서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무심히 바라보는 어느 순간 슬며시 미소가 떠오르면서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한없는 용서와 희망과 자신감이 되살아난다.
각박한 현실과 달리기와 그리고, 새로운 희망이 정반합(正反合)적인 통일을 이루는 순간인 것이다.
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는 지금, 모두 훌훌 털고 맑은 공기를 심호흡하면서 구불구불 펼쳐진 산하를 달려보자. 그러면, 우리 가슴 깊은 곳에서 위기를 기회로 돌릴 수 있는 맑은 지혜가 샘처럼 솟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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