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나의 취미==문화답사(하)
상태바
나의 인생, 나의 취미==문화답사(하)
  • 관리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수용 전국택시연합회 전무이사

우리나라 국토 전체가 박물관

#비장의 문화 답사처 3곳

경주남산은 신라시조의 탄생설화가 깃든 신성한 곳으로 고대 신라인들의 우주관과 세계관을 엿 볼 수 있으며 수많은 불적(佛蹟)들로 서라벌 전체를 불국토로 장엄하려는 의지를 집중적으로 나타내고 있으나 남산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보다 자연과 종교 그리고 예술이 삼위일체가 되어 노천박물관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질서와 체제가 무너진 자유분방함과 파격적인 힘의 역동성으로 인해 늘 새로운 감동을 준다는데 크나큰 매력을 갖는다.
따라서 경주 남산은 그저 수학여행 대상지만이 아니라 신라의 얼을 직접 대할 수 있는 역사의 현장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만큼 경주 남산 답사는 무한한 생명력을 찾는 행위라 할 수 있다.
강진 무위사는 월출산 자락에 가지산문 소속의 선종사찰로 창건돼 한 때 그 웅장하고 화려함이 일도(一道)에 으뜸이었다고 한다.
경내의 문화유적 가운데 극락전은 조선초기의 건물로 주심포 양식중 가장 발달된 형태의 전형적인 규범을 보여주는 완성품이며, 구조형식의 아름다움은 고려말기 곡선 중시의 건축과는 또다른 직선 중시의 고도 세련미를 보이고 있어 찬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불단후면의 수월관음도와 아미타극락회상도 등의 탱화는 회화사적으로 높이 평가받는 아름답고도 유서깊은 절집으로 늘 감동을 일으키게 한다.
합천 영암사지는 웅장한 암산인 황매산 모산재를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통일신라시대의 3층석탑, 법당지, 귀부 등 예사롭지 않은 석물 들이 많이 남아 있어 그 규모가 광대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으나 무엇보다 중앙돌출부 2단의 장대석 축대 위에 놓여진 쌍사자 석등은 배경이 되는 암산과 묘하게 어우러져 환상을 자아내며 사자의 갈퀴와 꼬리, 몸의 근육, 벌린 다리의 자세 등이 사실적으로 조각돼 법주사 쌍사자 석등과 비견되며 참을수 없는 경탄의 세계로 이끄는 걸작 중의 걸작이다.

#최근의 문화 답사처와 현실

최근의 문화답사처로 남원의 실상사가 패망하였을 때 본집역할을 하며 씩씩한 선풍을 이어오던 청정도량 백장암은 웅장한 지리산 연봉을 호흡하듯 서 있는데 암자답지 않게 귀중한 국보문화재인 3층 석탑과 석등을 대할 수 있다.
3층 석탑은 대표적인 이협탑으로 정교하고 돋을 새김한 조각이 눈에 박힐 듯 아름다운 탑이다. 탑신부의 보살상과 신장상, 악기를 연주하는 천인의 조각과 탑신아래쪽에 목조건물에서 볼 수 있는 난간배치 그리고 탑신전체에 화려한 각종 무늬 장식은 뛰어난 미감을 자아내는 명품으로 두고두고 눈에 선하며 주변의 빼어난 풍광과 함께 청정하고 엄정한 도량의 기품을 강하게 느끼게 한다.
답사 당시도 한창 발굴이 진행 중이던 이곳이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복원될 것인지 자못 궁금하고, 행여 원형과 동떨어진 형상으로 나타나 실망스럽지 않을지 염려하는 마음으로 향후 복원사업을 예의 주시코자 하는 것이다.
전국의 주요 문화재를 답사하면서 느낀 점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는 국토전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종 문화재가 풍부하다는 것으로, 답사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미답처가 있어 미완의 아쉬움이 크며 앞으로의 희망은 먼저 전국의 주요 문화재 답사를 마무리 짓는대로 북한에 산재한 우리의 문화재를 섭렵하고 나아가 문명의 4대 발상지와 문화의 전달경로인 실크로드를 직접 답사한 후에 이들을 모두 한데 모아 한권의 책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권하는 글

문화재는 우리 겨레의 삶의 예지와 숨결이 깃들여 있는 소중한 보배이자 자산이며, 문화답사는 현대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로 등장한 웰빙(Wellbeing) 개념과 함께 건강과 고급의 취미생활이 되고 있는데 여기에 생태여행개념이 첨가된다면 더욱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선조들과의 진지한 만남을 통해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에 매우 건전하고 유용하며 수준 높은 여가 활용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지, 교우들과의 교류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해 먹거리와 주변 볼거리 담당 등 역할을 분담하고 작은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도 문화답사 여행에 빼놓을 수 없는 권장사항이라 할 것이다.
'문화재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격언이 있다. 그러므로 답사는 사전 더욱 치멸히고 광범위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