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최동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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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최동규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상무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6.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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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경영정상화를 바라면서

한국 자동차산업은 전후 개발도상국 중에서 자국메이커 기반의 산업을 발전시킨 유일한 성공사례다.

수없이 명멸해간 유수의 자동차업체들을 보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키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은 한국경제와 마찬가지로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압축성장을 해오면서 세계 5위로 부상했다.

지난해에는 완성차 295억불, 부품 85억불, 총 380억불이라는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달성해 332억불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흑자 235억불보다 97억불이 더 많은 것이다.

그러나 수출을 통해 성장을 주도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든든히 해온 자동차산업에 최근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솟고 있는 환율이 대외경쟁력과 수출 채산성을 급격하게 악화시키고 있고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유가상승은 자동차 내수와 해외수요를 위축시키고 있으며, 원자재 가격까지 인상됨으로써 경쟁의 어려움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차 사태로 인해 글로벌 경영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하락과 그에 따른 수출 둔화 및 해외공장 설립 일정이 전면 보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태는 특히 경영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어 회사의 중대사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리더쉽 부재로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자동차산업의 어려움을 틈탄 외국 업체들의 ‘포위 공격’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미국의 자동차업계는 최근 TV 광고 등을 통해 일본과 한국 자동차를 겨냥한 ‘반(反)외제차’ 캠페인을 시작한데 이어 한․미 FTA협상을 앞두고 시장개방 조치를 강도 높게 요구하고 있다.

일본 토요타는 올해 140억 달러에 이르는 사상 최대규모의 설비투자와 전략차종을 시판키로 함으로써 우리가 주력으로 삼는 소형차 시장까지 차지하겠다는 욕심을 드러내고 있으며, 후발국인 중국도 2000년 이후 급성장해 세계 4위 자동차 생산대국으로 부상했고 기술면에서도 우리를 바짝 추격해오고 있다.

이렇게 대내외적으로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처한 우리 자동차산업의 위기는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를 비롯한 자동차업계, 부품 등 전 협력기업들이 합심해서 노력해도 난국을 헤쳐나가기 어려운 판에, 우리 자동차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가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우리협회를 비롯한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현대.기아협력회 등 3개 단체는 정몽구회장이 조속히 경영에 복귀해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사법당국의 선처를 호소하는 대국민 10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이 본연의 일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신속한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시간을 허비하고 있기에는 자동차산업의 국민 경제적 위상이 너무 막중하고 글로벌화에 따른 세계 자동차업체들의 발걸음이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은 우리나라 대표산업이며 이를 대표하는 현대차의 경영정상화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운명이 걸린 사안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와 국민은 기업이 제대로 경쟁할 수 있도록 기업의 기(氣)살리기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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