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보항공 홍정희 전무]“여성 임원이 3명 이상 배출하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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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보항공 홍정희 전무]“여성 임원이 3명 이상 배출하는 것이 목표”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7.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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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산업의 꽃이라고 불리는 항공업계. 서비스하면 무엇보다 여성의 친절한 미소를 떠올리기 쉽지만, 항공업계에서 여성이 임원이 되기란 쉽지 않다.

이는 국적항공사뿐 아니라 외국 항공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지금이야 중간 간부급의 여성들이 많이 늘었다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항공업계에서 여성이 최고위 임원이 되기는 쉽지 않았다.

이런 의미에서 국내 굴지의 외국 항공사 GSA 그룹의 하나인 동보항공의 홍정희 전무(46)의 이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역의 자리에 오른 것은 하나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길게 승부를 내겠다고 생각하면 여유가 생기고 원칙과 기본에 충실하게 되는데, 저의 꿈은 직원들에게 존경받는 상사가 되는 것이었고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회사에서 꼭 붙들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었고, 그 마음을 20년 동안 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 중역의 자리에 오른 원동력이 아닐까 합니다.”

20년을 한결같이 항공업계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여성인 홍 전무에게도 초기에는 시련이 있었다. 홍 전무가 처음 입사했을 당시 만해도 여성 직원들은 아이를 낳게 되면 퇴사를 하는 것이 관례였을 정도로 항공사는 보수적인 집단이었다. 홍 전무 역시 1984년 입사한 지 약 2년 만에 결혼과 육아를 이유로 강제 퇴사를 당해야만 했다.

그리고 몇 년간 육아에 집중하다 항공업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려 GSA 업계에 뛰어들었고, 에어뉴질랜드 한국 GSA 등을 거쳐 2000년 동보항공에 여성으로는 처음 세일즈 매니저로 입사했다.

한국 기업에서의 여성은 결혼이나 출산 이후 대외 네트워킹과 충성도 경쟁에서 핸디캡을 갖게 된다.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회사의 핵심적인 인물이 아닌 업무 지원그룹으로 인식되는 경향도 있다.

“결혼한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문제를 자신의 에너지를 100% 회사에 쏟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결국 최고 경영자가 되기 위해 지불해야 할 시간과 헌신, 자기개발이 남성들보다 부족한 것도 사실이고요. 하지만 이런 점은 한국이건 외국이건 직장 여성이 갖는 공통적인 어려움일 것입니다.”

홍 전무 역시 처음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동보항공의 세일즈 매니저라는 핵심 업무를 맡았을 때 ‘여성이 과연?’이라는 의심 어린 시선들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 시선들 때문에 홍 전무는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일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지금 항공업계에서 여성 세일즈 랩은 보편화된 현상이 됐다. 동보항공의 핵심 클라이언트인 에어캐나다와 오스트리아항공의 마케팅 및 세일즈 팀장도 역시 모두 여성이다.

홍 전무에게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혹시 CEO가 되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서다. 그런데 돌아온 답은 의외였다. 바로 회사 내에 여성 임원을 한 3명쯤 육성하는 것이다.

“동보항공은 이미 여직원들이 리더로써 일할 수 있는 제도적인 틀을 마련해 놨습니다. 믿지 않는 이들도 많은데, 벌써 올해 여성 부장도 한 명 더 생겼어요. 저의 역할을 우리 회사 내에 있는 여성들이 실질적으로 팀을 리드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그런 훈련을 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위만 임원이 아닌 실질적인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죠. 물론 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규모를 지금보다 더 성장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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