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0’%대 어린이 교통 사고율 “교육으로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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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0’%대 어린이 교통 사고율 “교육으로 줄인다”
  • 정규호 기자 bedro10242@naver.com
  • 승인 201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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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사례로 살펴 본 어린이 교통 예방 대책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를 위한 세부 실천방안'
허 억 안전생활실사천시민연합 사무처장(도시 공학 박사)

한국의 어린이 교통 사고율은 해마다 급감했다. 2003년부터 중앙정부의 대책으로 어린이 교통 안전 시설에 1조 3000억 원 가량 투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한국의 어린이 교통 사고율은 OECD국가 평균 3배(평균 10만명/1.4명, 한국 4.4명)를 넘기고 있다. 어린이 교통 안전(27위) 최하위권 수준이다. 여기에 2009년 들어와서 감소율은 무뎌졌다. 정체기 상태다. 안전 시설 투자를 활용한 어린이 교통 사고 감소 정책이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정체기 극복 요인으로는 ‘교육’이 지목됐다.

허 억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 사무 처장을 비롯 각계 전문가들은 지난 4일 ‘어린이 교통사고 사상자 제로 비전’세미나서 어린이 교통 사고를 OECD평균까지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교육'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우수한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과 정책을 펼치는 선진국가 사례를 나열하며 한국의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에 선진국에서는 어떤 교육과 정책이 실행되고, 한국에서 실현 가능한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나열해 봤다.

# “교통 안전 교육은 3세부터” 스웨덴
8살이 되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입학 하듯 스웨덴(10만명/0.5명)에서는 3세가 되면 부모와 자녀가 Safe Kids Club에 가입해 교통 안전 교육을 이수해야만 한다. 미취학 시절부터 교통 안전 교육을 3대 교육 방침으로 두고, 정부, 지자체가 교육을 맡고 있다. 미취학 어린이의 교통 안전 교육 이수 시간은 연간 20시간으로 타 유럽 국가들보다 적지만 철저히 사고사례와 실습 위주 교육으로 실시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정책들이 실현 가능토록 교사는 정부에서 인가하는 교통 안전 자격증을 반드시 취득해야만 한다.

# “학교별 교통 전문교사 1명 배치” 독일
독일(0.7명)은 1950년 연방법을 통해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 의무화를 가장 먼저 실시한 국가다. 연간 40시간을 의무적으로 교육시켜야 할 정도로 유럽 국가들 내에서도 가장 많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징적인 것은 경찰 입회하에 자전거 운전 면허 시험을 응시하도록 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자전거 교통 사고를 조기에 예방하고 있다. 아울러 초등학교 앞 차도에 교통량이 많은 것으로 조사 될 시 도로를 화단으로 조성하는 사례가 최근 들어 증가하고 있을 정도로 어린이 교통 안전을 최우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우천 시 모든 어린이들은 가방과 옷에 반사채를 부착시켜야 하는 등의 안전 교육을 생활화 하고 있다.

# “교통 사고 감소의 일등공신 어머니회” 일본
일본(1.6명)의 어머니회는 한국의 녹색 어머니회 전신이다. 1970년 2000여 명이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100명대로 감소시킨 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에서는 외국의 교통 전문 교사 처럼 어머니를 교통안전 지도사로 양성하고 있다. 특히 부모님용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자료를 교사와 동등한 시각에서 보급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북해도를 중심으로 교통안전 아버지회도 결성됐다. 또 아시아 국가에서는 가장 많은 연간 40시간을 어린이 안전 교육에 배정하고 있다. 이러한 영향력 때문에 어머니회는 공교육과 함께 일본 교통 안전을 바로 세우는 양대산맥으로 평가받고 있다.
# “교육인증제도는 예방접종확인서” 프랑스
프랑스(0.8명)는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을 질병 예방접종확인서처럼 활용하고 있다. 미취학 어린이는 부모와 함께 충분한 교통 안전 교육을 이수하고, 소정의 시험을 통과해야만 다음 공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 밖에도 각종 교통 안전 관련 정부 인증을 꾸준히 이수하면 5학년 때 부터 원동기 면허 응시 기회를 제공한다. 또 50m 이내에 횡단보도가 없으면 무단횡단이 가능하도록 법체계를 만들어 어린이 호기심으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고 있는 특징이 있다.

# “강력 처벌로 교통 안전 잡는다” 캐나다
한국 운전자는 벤츠, BMW같은 고가의 자동차를 피해 운행한다. 하지만 캐나다(0.9명)를 비롯한 스페인, 스위스에서는 어린이 통학차량을 피해 운전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먼저 캐나다에서는 통학차량이 학생들을 하차시키기 위해 정차하면 근처 일대의 차량이 다같이 멈추고, 통학차량이 출발할 때까지 기다린다. 한국에서는 이런 문화가 쉽게 이해가지 않지만 캐나다 등의 국가에서 강력한 처벌 규정때문에 이런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한 예로 스페인 법원은 오토바이를 타는 영화 포스터에 남녀주인공이 헬맺을 미착용했다는 이유로 영화 제작사에 무려 46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주인공이 원동기 운전 도중 잠깐 헬맺을 벗었다는 이유로 61만원의 벌금 부과받았다. 스위스 최대 갑부는 법규 위반으로 총 256억 원을 부과 받은 적도 있다. 여기에 8점 벌점 시 운전자격증이 취소인데 안전띠 미착용 벌점이 무려 3점이라 안전 운행을 습관화 하지 않고는 해당 국가에서는 운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 “세계 최대 교육량…연간 50시간” 미국
미국(1.3명)은 유럽 주요 선진국들 보다 10시간 많은 50시간을 어린이 교통 안전 교육에 할애하고 있다. 각 초등학교 마다 경찰과 교통담당교사를 두어 실습 위주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은 주위 20여개의 초등학교를 방문해 교통 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교사는 임용되기 위해 반드시 교통 안전 교육 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아울러 법원에서 어린이 보호장구 미착용 부모에게 1주일간 양육권을 박탈하는 판례도 내리고 있어 상징적으로 어린이 교통 안전을 우선시 하고 있다.

jkh@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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