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버스 파업 '극적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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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버스 파업 '극적타결'
  • 정규호 기자 bedro10242@naver.com
  • 승인 2012.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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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의 모든 버스가 멈추는 교통대란은 모면했다.

서울버스노사가 지난 18일 오전 4시40분께 극적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서울시내버스 총파업은 면하게 됐다.

첫 차(04시)를 제외한 서울 시내의 모든 버스는 정상운행됐다. 노사는 최종적으로 기본급 3.5%, 무사고수당 4만원 인상에 합의했다.

임금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을 해제했다. 서울 시내 모든 초․중․고등학교 등교시간, 서울시와 자치구․중앙정부부처․공기업 및 대기업 출근시간은 정상화 됐다. 개인택시 부제와 승용차 요일제도 정상운영됐다.

노사는 지난 16일 오후 2시부터 17일 새벽 5시까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13시간 마로톤 임금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업자측에서 임금동결만 주장하고 있어 협상 절충안을 만드는 협의조차 안되고 있다”고 밝혀 교통대란은 현실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노조는 17일 15시 서울역에서 출정식을 갖고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18일 새벽 3시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접 노조 사무실을 방문하면서 재협상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결국, 양측은 18일 새벽 4시40분께 임금 3.5%인상, 무사고 수당 4만 원 인상안에 도장을 찍었다.

버스파업 극적타결 배경에는 박원순 시장의 승부수가 있었다. 노조는 줄곧 9.5%인상에서 4.4% 낮아진 총액 기준 5.1%인상안(지방노동위 조정안)을 절충안 입장으로 고수했다. 동결안을 주장하는 사측과 입장 차이가 커 지방노동위 강제 협의는 중단되고 말았다.

하지만 노사는 18일 새벽 2시부터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시버스노동조합회관에서 막판 물밑 재협상을 벌였다. 노사간 공방은 이어졌고, 박 시장이 총파업 1시간 전인 새벽 3시께 협상장을 전격 방문하면서 협상 분위기는 환기됐다. 이후 노사는 기본급 3.5%, 무사고수당 4만원 인상안에 합의했다.

귀족교통노조라는 따가운 여론도 임금협상 타결에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버스기사의 연봉은 4020만원(서울시 주장). 지난 8년 동안 50% 정도 인상된 사실이 시민들에게 알려지면서 이해보다는 질책 여론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파업을 놓고 서울시민의 반응은 다양하다. 기태훈(29. 자영업)씨는 “버스기사 연봉이 4000만원인지 이번에 알았다. 앞으로 4200만원 받게 될텐데 솔직히 좀 많은 것 같다. 다니던 직장 그만두고 버스기사 해야겠다”며 “더 이상 버스기사들이 돈 때문에 파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혜림(30. 직장인)씨는 “버스요금이 인상됐는데 버스기사 월급을 올려줘야 하는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답했다.

정현채(61. 택시기사)씨는 “파업하면 쉽게 연봉 올릴 수 있다는 의식이 팽배한 것 같다. 다음달에 택시업계도 시위하는데 택시값 인상을 위해선 우리도 파업으로 강도를 높여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울시내 버스는 멈추지 않았지만 서울 시민은 여전히 불안해 보인다. 지하철 임금 인상, 택시업계 집회 예고, 버스파업까지 대중교통 잡음이 반복되는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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