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하철 중단 시 3시간 내 버스 411대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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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지하철 중단 시 3시간 내 버스 411대 투입
  • 정규호 기자 bedro10242@naver.com
  • 승인 201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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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집중호우 시 교통대책 키워드 '우회, 증차, 홍보'

2011년 7월 26일과 27일, 하늘에서 물폭탄이 떨어진 날이다. 이날 서울시 누적 강수량은 460㎜를 넘었다. 우면산을 가른 산사태 기억은 아직도 또렷하다. 도시 기능은 마비됐었다. 강남 한복판은 수영장이나 다름 없었다. 버스,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은 말할 것도 없다. 상판과 창문만 보이는 택시와 버스, 승용차가 널부러져 있었다. 1만대가 넘는 차량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13개 손해보험사에 신고된 차량은 총 1만 574대에 달해 차량 피해액은 무려 731억원이었다. 2011년 정부 공식집계로만 43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아직도 “천재(天災)냐 인재(人災)냐”를 놓고 갑을논박 중이다. 올해는 어떨까. 기상청은 지난 5월 24일 ‘앞으로 3개월 날씨 전망’을 예보했다.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고 국지성 집중호우도 잦을 것으로 발표했다. 태풍도 10개 남짓 중 1, 2개 정도는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노아의 방주급 호우가 아닌 이상, 사고는 인재(人災)가 될 것이다. 지난해 뼈저리게 겪어봤고, 올해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지난해의 악몽을 되살리지 않기 위해 비상대책을 마련했다. 어떤 대책이 마련돼 있고, 무엇을 준비 중이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살펴보자.

▶교통업계, 재난대책본부로 편입
집중호우로 도로통제가 실시되면 서울시 교통본부는 재난대책본부로 편입돼 비상근무 체제로 돌입한다. 교통업계의 총괄통제가 바로 이곳에서 이루어진다. 교통정책과는 대중교통 증회운행 명령을 내리고, 기상예보에 따라 비상근무 명령을 추가로 내리는 역할을 맡는다. 교통방송, 지하철 운영기관 등이 수합된다.

버스관리과는 시내버스 우회운행, 예비차 증편운행이 원활하도록 준비한다. 서울버스운송사업조합과 마을버스조합, 그 밖의 버스업계가 버스관리과로 수합된다.  교통운영과는 기상상황과, 침수도로 등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모은다. 도시고속도로관리센터, 경찰이 수합된다.
서울교통정보센터에서는 기상상황, 침수도로, 대중교통이용 등의 정보를 홈페이지, SNS로 홍보하는 업무를 맡는다. 교통정보팀, 버스정보팀이 수합된다. 서울시는 이러한 재난관리 쳬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5월 22일 ‘서울특별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조례’를 만들었다.

▶지하철 침수 취약지점 사전조치 완료
광화문역, 대치역, 사당역, 홍대입구역, 여의도역 등은 지난해 집중호우로 지하철역사 중 가장 큰 침수피해를 입은 곳이다. 서울시는 이렇게 침수 위험도가 높은 역을 중점으로 차수판 높이를 최대 150cm까지 높였다. 출입구 계단 높이도 2배 높였고, 유입수(수)가 많은 역에는 예비펌프를 추가 비치했다. 공사중인 역사에 대해서도 감시인력(3개역사당 1명)을 역사당 1명으로 증원했다. 침수 취약 역사에는 상황감시팀(대치역 50명, 사당역 40명, 광화문역 20명)을 꾸려 긴급상황을 대비했다.

이 밖에도 집중호우를 단계별로 최대 2906명이 비상발령 소집 대기 중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진행돼 지하철 운행중단이 3시간 이상 장기화됐을 시, 시내버스 예비차량으로 운행 중단 구간을 대체한다는 대책을 마련했다. 또, 지하철운행이 중단되면 승객이 불안을 느껴 출입구로 대거 집중되므로 CCTV를 추가설치해 상근 직원이 분산시킬 수 있도록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411대 예비 버스 상시 대기 중
집중호우로 도로통제 상황이 발생되면 재난대책본부는 가장 먼저 버스회사, 버스종합 사령실, SNS, 언론 등으로 재난 정보를 송신한다. 버스기사에게는 서울시가 직접 우회운행을 지시하도록 지휘체계를 마련했다. 또 도로통제가 심하다고 판단 됐을 시 출퇴근 시간대에 예비 버스 최대 411대를 증회한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인 7~10시, 18~21시에 집중배치할 계획이다.

도로침수상황에 따라 막차시간도 연장한다. 아울러, 지하철 운행중단으로 승객들이 대거 버스이용으로 몰릴 것을 감안해 SNS, 언론, 정류소 BIT 등의 정보 송신으로 최대한 혼란이 없도록 조치시킨다는 계획이다. 5월 중으로 버스업체 집중호우 관련 운전 사전 교육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는 호우주의보, 호우경보, 특보처럼 강우량에 따라 도로통제 계획을 30분 단위로 바꾸는 체제이므로 업계의 집중을 당부했다.

▶대형교통사고, 재난의료지원단 나선다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약사, 운전기사로 구성된 재난의료지원(DMAT; 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83개팀(413명)이 재난 시 현장에 급파된다. 사상자가 50~100명이 발생됐을 시 절반의 팀을 바로 출동시킨다. 사장자가 100명 이상이면 82팀 전체가 출동한다. 출퇴근 시간대에 수십, 수백명이 몰리는 버스, 지하철 업계는 반드시 염두하고 있어야 한다. 신고는 119와 1339(서울응급의료정보센터)를 통해 가능하며 접수가 되면 보건정책과와 사태를 파악한 후 재난의료지원팀을 급파하게 된다.

▶빗길 교육, 우회운행 등 훈련 필요
가장 먼저 안전 교육이 실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올해 여름 집중호우를 대비해 5~6월 중으로 버스기사를 대상으로 빗길 안전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확인 결과 아직 교통연수원에는 관련 교육 접수가 되지 않았고, 개별 조합에서도 관련 교육 준비는 마련되지 않았다.

또 교통업계의 정보 하달 체계는 재난대책본부로 편입되므로 정보 하달 훈련 점검도 필요해 보인다. 특히, 재난정보본부에서 버스기사에게 하달되는 우회운행정보와 대형교통사고 발생 시 DMAT연락법, 지하철 중단으로 대거 몰리는 버스증회 조치 훈련이 필요하다.

개별 버스사업장도 서울시가 43곳의 수해취약지역과 침수 취약 도로<표>를 발표함에 따라 각 사의 버스가 수해취약지역을 통과한다면 미리 우회운행경로를 파악해 놓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이 밖에도 침수가 예상되는 상업지역에 소규모 침수방지시설을 무료로 설치해주는 사업을 6월 말까지 시행한다. 저지대 차량기지 등을 소유한 버스, 택시업체들은 가까운 구청, 주민자치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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