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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설 구급차의 시신 운송은 불법”
정규호  |  bedro102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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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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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환자 안가리고 운송…'2차간염 우려'
사설구급차의 덤핑영업 결국 소비자 피해로
영업 침해 '법적제재, 단속현실화' 절실
위급한 환자에서 단순한 골절환자들이 이용하는 구급차. 최근 이 구급차가 불법으로 시신을 운송하는 영업을 하고 있어 장의차 종사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구급차가 시신을 운송한 뒤 소독이나 살균을 하지 않은 채 다시 환자들을 병원에서 병원으로, 병원에서 집으로 사람을 실어 나르고 있어 2차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법적으로 구급차는 응급의료법에 의거해 응급 환자 내지 응급 이송 중 사망한 경우에만 시신을 운송할 수 있다.  구급차가 시신을 국과수, 장례식장 등으로 운송하는 행위는 명백히 불법이며 장의차량이 해당 운송을 맡아야 한다.  그렇다면 구급차들은 왜 법을 어겨가면서 시신 운송 영업에 목을 매는 것일까. 그 이유를 취재했다.

강남의 한 대형대학병원. 이른 아침부터 병원 장례식장과 병원 응급 주차장 앞에 여러 대의 구급차가 모여 있다.

이중 한 구급차가 시신을 태우고 어디론가 운행할 준비를 마쳤다. ‘어디로 가느냐’는 질문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간다”, “장례식장으로 간다”라고 대답했다.

한쪽 편에 정작 시신을 운송해야 할 검은색 장의차가 버젓이 주차돼 있었지만 시신 운송은 사설 구급차의 몫이었다. 장의차 운전기사는 눈 앞에서 불법 운송영업을 목격하고도 병원이나 구급차 기사들에게 아무런 하소연을 하지 못했다.

“불법인거 알지만 괜히 나서 병원에 밉보이면 안돼요. 오더(시신 운송)를 안 내려주면 어떻게 해요”라고 말했다.

알고보니 이들 구급차는 병원에 소속된 구급차가 아니라 병원과 계약을 맺은 사설 구급차 업체에 소속된 차량이었다. 사설 업체는 병원에 일정금액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병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나 타 병원, 장례식장 등으로 보내야 할 시신을 계약맺은 운송업체에 보낸다.

시신 오더를 내려주는 병원을 상대로 불법 사설구급차 업체가 정작 시신 운송을 책임져야 할 장의차 업계에 덤핑 영업을 일삼고 있는 셈이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시행령 제3조제2호나목에 의하면 “국토해양부령으로 정하는 특수한 자동차를 사용하여 장례에 참여하는 자와 시체를 운송하는 사업을 특수여객자동차운수사업이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반면, 구급차는 응급의료법에 따라 “응급환자 이송, 응급의료를 위한 혈액, 진단용 장비 등의 운반, 사고 등에 의해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진료를 받다 사망한 자만 운송할 수 있다”고 나타나 있다. 다시 말해 구급차는 응급환자 내지 현장에서 사망하거나 진료를 받다가 죽은 자만 운송할 수 있고, 시체 운송은 특수여객자동차운수사업으로 분류된 장의차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가 심각한 것은 사설 구급차의 경우 시신을 운송했던 침대에 그대로 응급환자를 태워 운송하기 때문에 2차 세균감염 등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한 사설 구급차 기사는 “국과수가면 요즘 같이 상온 날씨에도 몇 시간 씩 차에서 놔두게 된다. 시체에서 액체가 흘러나와서 악취가 나지만 닦으면 된다. 악취때문에 환자를 태우는데 불편하지만 정식 119구급차로 개조하려면 1500만원 가량이 든다. 한 달에 100만원 가량 버는데 그 큰돈을 어떻게 투자하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렇게 불법으로 시신을 운송하는 업체는 2009년 4월 기준으로 전국 16개 시, 도에 45개가 운영 중이고, 업체 당 평균 운송건 수 는1616건이다.

그렇다면 왜 사설구급차업체들은 법을 어겨가면서 시신을 운송하는 것일까. 이유는 장의차 운송료가 상대적으로 고가이기 때문이다.

2010년 기준 장의차 운임료는 10km당 5만원, 1km 당 1000원 추가다. 반면, 사설 구급차는 10km 당 2만 5000원, 1km 당 800원 추가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2배 정도 장의차의 운임료가 비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 장의차 업계 관계자는 “10년전 가격이고, 최근 사설 구급차업체의 저단가 영업에 대비하다보니 이제 운임료 차이는 없다. 게다가 계속 저단가 영업을 유지하면 서로 죽는 꼴이 될 것”이라고 하소연 했다. 그는 이어 “계속 덤핑 영업을 하다보니 한 달 수입이 고작 100만원 안팍이다. 그런데 여기에 차량유지비, 위생장비까지 책임질 순 없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병원이 직접 구급차를 구입해 운용하면 되지만 초기 구입비가 비싸고, 시신 운송 시 악취가 심하기 때문에 민원 등의 이유로 자체 구급차 활용은 꺼리는 상황이다.

또, 119구급 차량, 병원 자체 구급차 등 구급차량이 이미 충분하다보니 응급환자로 발생되는 수입은 한정돼 있어 사설 구급차가 시신 운송 시장까지 뛰어들게 됐다.

게다가 응급차량이라는 특혜를 앞세워 경광등을 켜고 목적지까지 빠르게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시신 운송 시장 진출을 수월하게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영업권 침해를 놓고, 단속을 현실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보건복지부령에 따르면 시, 도지사 또는 시장, 군수, 구청장은 제1항(구급차시신 운송)을 위반한 구급차 운용자의 운용을 정지를 명하거나 구급차 등록기관의 장에게 해당 구급차 말소등록을 요청할 수 있다. 또 요청을 받으면 등록기관 장은 등록을 말소해야 한다고 나타나 있다.

불법이 확인되면 면허정지가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죽은 사람’, ‘돌아가신 분’ 이라는 정서에 치우쳐 그 동안 실효성 있는 단속을 못해왔다.또, 장의차 업계도 업권 침해가 이미 도를 넘었다는 판단하에 소송과 고발전이 난무하고 있다.

지난해 부터 서울지역 장의 버스 사업자 단체인 특수여객조합은 시신 불법 운송행위를 관계당국에 고발하고, 각 화장장, 장묘사업소에 협조공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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