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잊은 택배 ‘전쟁’ 서막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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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잊은 택배 ‘전쟁’ 서막 올라
  • 이재인 기자 koderi@naver.com
  • 승인 201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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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기부터 체제전환ㆍ막대한 투자까지

업체, 각양각색 대책 갖추고 ‘비상태세’ 돌입

상위클래스 탈환 ‘불꽃 경쟁’...지각변동 조짐

올해 택배시장은 그야말로 ‘피 튀기는 전쟁터’를 방불케하고 있다.

‘적과의 동침’을 하고 있는 택배사들이 저마다 칼을 갈면서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으며, 경쟁에 맞서기 위해 일제히 숨고르기 중이다.

‘불황’이란 단어를 무색케 하는 택배시장은, 매년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가지각색의 대책이 나오고 있으며, 업체별로 계획을 수립해 비상태세에 돌입하면서 중무장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 서열순위는 물론, 택배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조짐마저 나오고 있다.

물류부문에서 금싸라기 대접을 받고 있는 택배시장에, 굴지의 기업들이 사업을 확대ㆍ전향한데 이어, 상위 클래스에 랭크돼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몸집을 불려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리려는 작업이 속전속결로 이뤄지고 있다.

상위 랭크에 포진해 있는 매머드급 업체의 합병이 최근 성료된데 이어, 그룹목표를 달성키 위한 청사진을 대대적으로 공개하면서 종합 1위 자리를 겨냥하고 있다.

이를 바짝 뒤쫓고 있는 업체들은, 택배부문을 독립ㆍ분사시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그룹 차원의 강력한 주문에서 나온 막대한 지원과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 상위 클래스 탈환을 준비 중이다.

상위권에 머물러 있는 업체들은 서열 싸움에서 방어해야하는 위치에 놓여 있어,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통합ㆍ점검하는 한편, 국내ㆍ외 사업을 이분화해 파트별 운영진을 내정ㆍ가동하면서 대형규모와 노하우로 체제전환에 들어갔다.

이는 환율ㆍ관세 등 시장 환경에 따라 변동이 심한 요소를 감안해 재원 및 인력을 조정ㆍ투입하는 선택 집중형 방식으로 가동을 앞두고 있다.

가령 진출지인 미국ㆍ아시아 시장 불경기가 지속되면, 내수에서 뽑아낸 영업이익을 글로벌 부문으로 돌려 자금을 유통하는 순환형 투자방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아울러 국내서 양성한 고급인력과 함께 시범 운영되고 있는 프로세스를 안정권에 진입시키면서 인ㆍ물적 자원을 해외시장으로 투입,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전략을 전향 중이다.

짜여 진 도안에 맞춰 순조롭게 풀린다면, 양쪽 밸런스가 맞춰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국내시장에서 숙성된 택배 서비스를 글로벌 사업과 접목시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블루오션을 섭렵하기 위한 불모지 개척 사업과 이를 위한 시장조사도 활기를 띄고 있다.

해외진출에 있어 전체 70% 이상 포진ㆍ점유하고 있는 아시아권에서 벗어나, 동유럽과 중남미 등 우선순위ㆍ선호도에서 다소 밀린 국가를 타깃으로 글로벌 물류부문과 택배사업을 조합해 현지 정착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주요 발굴지로 동남아시아를 택한 업체들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경우 해외시장에서의 사업운영 및 역량을 키우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 중이며 기반을 다진 후 당초 목표한 국가로 네트워크를 연결ㆍ가동하는 체제로 단계적 진행 중이다.

한편 이에 도전장을 내민 업체들은 중견급 업체들로서, 택배 서비스를 특화시켜 맞불을 지피겠다는 계획으로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

중간급에 대거 포진한 이들 택배사의 공습은, 자가용 택배차량을 사업용으로 전환하는 택배증차 사업이 완료되는 2ㆍ4분기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한 업체 경우에는 일명 ‘배 번호판’으로 불리는 택배전용 영업용 차량이 시장에 풀리는 시기에 맞춰 인프라 증설계획을 완료하면서, 해당 차량 및 인력을 맞이할 준비에 한창이다.

전국 택배 영업소를 순방ㆍ접촉하면서 네트워크 확장에 대한 물밑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수도권을 연결하는 서브형 터미널과 전국 각지에서 집하된 물량을 한데 모아 노선별로 분산ㆍ처리하는 허브 터미널 증축사업을 하반기에 매듭지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서열싸움에 도전장을 내민 이들 업체들은, 자가용 택배차에 대한 전환사업이 진행되는 기간 내에 특화 기술개발과 서비스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숨고르기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타 업체와의 차별성을 어필해야 신규 업체 발굴은 물론, 추가 물량을 확보ㆍ유치해야만 생존 가능한 시장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솔루션과 컨설팅 서비스를 첨가한 4자 물류(4PL)체제로 전환해야 활로 개척이 용이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환경부문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기초로 한 관리ㆍ운영방안부터 에너지에 대한 솔루션을 아우르는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이를 실현키 위한 대안으로 IT 융복합 산업이 조명되면서 이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한 일부 택배사들은, IT 컨설팅 업체로 아웃소싱하면서 상용화를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비용절감과 효율성을 꾀하고 있는 소비자는 물론, 기존 고객사와의 지속적인 거래를 위해 전략적 마케팅으로 활용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정부로부터 평가ㆍ인정받은 17개 택배업체 모두가 검토ㆍ진행 중이며, 마켓에서의 역전을 노리는 중견급 업체를 중심으로 가열되고 있다.

한편 중ㆍ소형 업체들도 신발 끈을 다시 묶고 있다.

그간 막무가내 식으로 단가경쟁을 조장해왔던 업체들도 하나 둘씩 ‘살아남는 방법’으로 살길을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

기존 방식의 시스템만으로 접근했다가는 도태되기 십상이라는 점을 확연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는 업체들은, 상위 업체와 흡수ㆍ통합을 검토하면서 조직개편과 대대적인 물갈이를 신중히 단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택배시장 주요 품목 중 하나인 농수산 상품에 대한 유통구조를 개선하라는 정부방침이 나오면서, 이를 특성화할 전담 마크 업체가 이르면 올 하반기에 등장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함께 중ㆍ하위권에 기존 택배사를 인수해 네트워크ㆍ인프라를 하나로 묶은 통합형 브랜드로 출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업계 서열순위와 대대적인 개편에 따른 시장 변화에 대한 조짐도 확실시되고 있는 분위기다.

도전장을 내민 업체에 속해있는 A택배사 한 관계자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기존 프로세스에 컨설팅과 솔루션 서비스를 접목시킨 체제전환 사업이 진행 중”이라며 “택배상품을 실시간 조회하는 위치기술부터 상품분류의 안정성과 속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과 함께 위험물을 판독하는 기술까지 다방면으로 R&D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협력사와 가동 중인 사업특성상 보다 많은 화물운송업체를 확보해 차량ㆍ인력부족난을 해소하기 위한 경쟁부터, 산업별ㆍ제품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 전환ㆍ개발 사업이 핵심요소로 자리 잡은 상태”라며 “내수시장에서 나오는 물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으며, 정부로 인정받은 17개 택배사 중 최소 2~3개 업체는 흡수되거나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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