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조합 성공 키워드는 ‘신뢰․연대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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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성공 키워드는 ‘신뢰․연대책임’
  • 정규호 기자 bedro10242@naver.com
  • 승인 2013.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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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협동조합 붐이 일어나고 있다. 서울에서만 240개의 협동조합이 설립 신고를 마쳤다. 서울시에 따르면 기준 하루 80~100건의 설립 상담 문의가 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관심에 비해 어떻게 설립을 준비하고, 또 어떤 방식으로 운영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시에서는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협동조합 사례를 통해 노하우를 전수 받을 수 있는 협동조합 운영 사례집(부제: 함께 만드는 협동조합 알아보기)을 발간했다.
그리고 이중 교통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협동조합 2곳을 선별해 봤다.


[모빌리티 협동조합]
“자동차 1대로 시작 쉐어링, 24년 후 2600대․10만명 공유”

1987년 무렵, 스위스의 협동조합 2곳이 차량 공유(쉐어링) 사업을 시작했다. 조합은 각각은 차 1대와 얼마 안 되는 조합원, 달랑 몇 개의 예비 열쇠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24년이 지나 두 협동조합은 합병을 했고, ‘모빌리티’라는 새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그리고 2600여대의 차량을 10만명이 공유하는 유럽에서 가장 큰 차량 공유 기업으로 발전한다. 196명의 직원 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합원 수는 무려 5만 명 정도로 늘어났다. 소비자 절반이 조합원인 셈이다.

모빌리티사는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큰 인기를 얻은 이유로 ‘친환경적’, ‘저렴한 차량 이용비’를 꼽았다. 모빌리티의 카쉐어링 특징은 이용 방법이 매우 간단하다는 점이다. 조합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단순한 시스템을 유지해 이용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모빌리티사의 카쉐어링 사업 운영을 잠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1987년에 기존 방식 그대로 가스, 유지비용, 고정 보험료는 지불한다. 예약은 전화 뿐만 아니라 인터넷, 스마트 폰을 통해서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이용자끼리 열쇠를 건네주며 차량을 교대했으나, 지금은 소비자가 다음 소비자가 예약한 장소에 차를 놔두면 차를 찾아가 조합원 카드를 찍고 이용하면 된다.

현재 모빌리티 협동조합은 모든 차량을 스위스 교통 시스템과 통합하기 위해 작업 중이다. 교통국(우리나라 국토교통부)과 파트너십을 맺어 기차역에 차량 수백 대가 대기 중이다. 또한 450개 읍․면 2600개 장소를 거점으로 두고 있다. 동시에 국경을 넘나들며 소비자에게 쉐어링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들은 다른 나라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금은 더 많은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위스 우체국이 낮에 우편 배달에 사용한 모빌리티 차량을 밤에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사실 이러한 자원 공유는 엄청난 친환경 효과를 발생시킨다.  조합측에 따르면 2010년 조합원들의 차량 공유를 통해 290만kg의 탄소배출을 절감했으며, 스위스 거리로 나가지 않는 차량이 1만8000대 정도된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자가용 소유와 비교했을 때도 매년 3700~5400달러(한화 410~600만원) 가량 절약된다고 한다. 조합도 2010년 한 해 만 3억3200달러(한화 3711억원)를 벌어들였다.

모빌리티는 “처음 몇 안되는 사람이 차를 사고 공유하자는 아이디어가 수 십 년이 지난 후에도 발전하고 있다”며 “여러 명이 한 차를 소유하는 것이 모두가 차를 한 때씩 소유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밝혔다.

정규호 기자 jkh@gyotongn.com




[투쿠라 협동조합]
“뗏목으로 화물 운송하던 부족…끈끈한 연대로 성공가도 달려”

부족들이 뭉쳐 만든 콜롬비아의 운송사업자 협동조합이 ‘투쿠라(TUCURA LTDA)’다.

콜롬비아 ‘시누강’ 상류에서 ‘로리카’ 하구까지 뗏목을 활용해 목재와 옥수수 등의 벌크화물을 운반하던 ‘투쿠라’ 부족은 지난 1976년 9월 13일 ‘투쿠라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투쿠라는 코르도바 주 ‘몬테리아로’ 강으로 생산물량을 운반해 다른 이들과 물물교환하던 방식도 병행하면서 비공식적 시장을 형성하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합법화된 운송회사를 위협하는데 강탈행위와 불리한 법률, 차량과 부품가격의 막대한 인상 등으로 인해 콜롬비아에서는 개인이 운송업을 하기에는 애로점이 상당했던 것이 지금에 투쿠라를 있게 했다.

개인이 아닌 연대체제로 운영 중인 투쿠라는, 설립 당시 7명에서 최근에는 회원사가 109명까지 늘어났다.

조합원은 버스와 화물 트럭 운전자들로 구성돼 있으며, 창구가 설치된 몬테리아 터미널을 기점으로 콜롬비아 전역에 여객ㆍ화물운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비자는 터미널에서 정기ㆍ임시 버스 승차권을 비롯해 물량의 특징에 맞는 운송차량과 서비스를 선택하면서 편익을 극대화했다. 동시다발적으로 처리능력을 보유하면서 지금에 공동물류 방식을 실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각의 조합원은 저마다의 특기와 개인이 소유한 시설 인프라를 공유하고 있다.

그로, 별도의 투자 없이도 소비자 요구에 부합한 맞춤형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과 함께 차별성에 두각을 보이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투쿠라 협동조합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생산성 증대 및 이용편익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공동사업장의 일원이 되려는 운송사업자들은 투쿠라 협동조합에 몰렸고, 정부의 관심도 이때부터 시작한다. 정부지원을 통해 그동안 막혀있던 사업은 활로가 뚫렸고,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불합리적인 제도도 개선됐다.

일예로 지난 1998년에는 주 정부에 도로표지와 버스정류장 수리를 요구하고 유류할증세 삭감을 내걸고 정부와 협상하면서 몬테리아 시와는 운송 인프라 개선을 위한 협약을 도출해 낸 바 있다. 올해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내에서도 ‘상생’과 ‘공유’를 골자로 한 공동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투쿠라와 동일 형태의 협동조합 방식으로 중ㆍ소형 개인 업체의 사업역량을 펌프질하고 있으며, 특히 물류부문에서는 녹색성장과 효율성을 강조한 공동물류 시스템에 대한 참여도를 높이려는데 집중하고 있다.
여기서 핵심은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도 중요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산업계의 분위기가 먼저 조생돼야 한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듯, 오랜 시간과 인내는 물론 참여자 간의 신뢰가 한데 섞여 만들어진 것이 투쿠라의 결정체인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재인 기자 koderi@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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