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에코리더교육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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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에코리더교육 체험기
  • 곽재옥 기자 jokwak@naver.com
  • 승인 2013.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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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 불여일견! 느낌 알게 되니까~”


사고 감소, 연비 절감, 온실가스 저감의 ‘1석 3조’ 효과가 있다는 에코드라이브(경제운전). 이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법은 잘못된 운전습관을 바로잡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실천 가능하며, 그에 따른 효과는 얼마나 될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기자가 직접 에코드라이브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12월 16일 새벽 7시, 서울 사당역을 출발한 전세버스가 거침없이 고속도로를 질주한 지 2시간 반. 버스는 어느새 경북 상주에 위치한 교통안전체험센터에 도착했다.

2009년에 문을 연 이곳은 전국에서 유일한 에코드라이브 체험장. 30만 9541.42㎡의 너른 부지에는 고속주행, 제동훈련, 위험회피훈련 등을 할 수 있는 8개의 실외 체험코스와 3차원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실내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특히 빙판이나 젖은 노면을 그대로 재현해낸 실외 체험코스는 지식 위주의 강의식·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난 체험 교육을 가능하게 해 교육수료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이날 기자를 포함해 전국에서 모인 15명의 운전자들이 참여한 프로그램은 ‘에코리더교육’. 간단한 입소식과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후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강의를 맡은 김준년 교수는 이 거대한 체험장 설립을 위해 동료 박상권 박사(교통안전처)와 함께 수차례 일본 시찰에 나섰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때문인지 본격 주행에 앞선 코스안내에서부터 남다른 애정이 느껴졌다.

에코드라이브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평소 운전습관을 파악하는 일이 우선이다. 따라서 오전 시간은 2.6km 일반주행코스를 아무런 지도 없이 사전 주행하는 과정으로 채워진다. 버스를 타고 실외로 이동한 참가자들은 3명씩 짝을 이뤄 가솔린 자동차에 몸을 실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주행하는 쉬운 일임에도 이것이 점수로 매겨진다고 사실에 다소의 긴장감이 느껴졌다.

안전띠를 매고 기어를 ‘D’에 맞추자 교관의 “출발”이라는 구호가 들려왔다. 기자는 심호흡을 한 뒤 차량 내부에 설치면 내비연동 U-car 주행종합에코드라이빙 화면의 ‘교육 전’을 터치하고 서서히 악셀레이터 페달로 발을 옮겼다. 교차로 2개소, 횡단보도 4개소, 합류부 2개소로 이루어진 원형의 도로를 한 바퀴 반 주행한 뒤 처음 출발했던 위치에서 멈춰 섰다.

‘에코드라이브’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운전습관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일은 흔치 않을 것이다. 대개의 운전자들이 가진 상식은 적재물이 많거나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할 때 기름값이 많이 든다는 정도. 나아가 부드러운 출발이나 가속페달에서 미리 발을 떼는 관성주행이 연비를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알더라도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에코드라이브 일일(11) 생활 실천 요령’에 제시된 11가지 운전습관을 몸에 익혀 연비 10%를 향상시킬 수 있다면 눈이 번쩍 뜨일 일이다. 이를 금전으로 환산하면 연간 182ℓ의 연료 절약 시 1인당 31만 원, 국가 경제적인 효과는 6조 원에 달한다. 그뿐 아니라 OECD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우리나라의 교통안전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또 전 지구적 문제로 탄소세 도입을 목전에 둔 이 시점에서 에코드라이브는 꼭 필요한 운전습관이다.

오후 2시, 이론으로 배운 에코드라이브를 실제 적용해보는 두 번째 야외주행이 시작됐다. 단기간 교육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날 참가자들에게 주문된 것은 11가지 에코드라이브 요령 가운데 단 3가지였다. ‘출발은 부드럽게’, ‘관성주행 활용’, ‘공회전 최소화’. 참가자들은 이 세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2.6km 구간 에코주행을 미리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던 터였다. 오전의 주행보다 개선된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약간의 부담감도 있었다.

기자 역시 오전보다 더 긴장된 마음으로 운전석에 앉았다. 화면의 ‘교육 후’를 터치한 후 여느 때보다도 조심스럽게 출발했다. 그리고 시야를 멀리 두고 횡단보도를 인지한 후에는 미리 악셀레이터에서 발을 떼 관성주행을 활용했고, 횡단보도에 정지해서는 기어를 ‘N(중립)’에 둬 공회전을 최소화했다. 또 무엇보다 급가속과 급감속을 자제함으로써 불필요한 연료 소모를 줄이고자 애썼다.

설레었던 체험을 마치고 참가자들이 강의실로 이동하는 사이 이미 종이에 출력된 ‘에코드라이브 교육평가 진단서’가 모두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 장의 종이 안에는 에코드라이브 교육 전과 후의 각자의 운전성향과 연비평가를 비교·분석한 결과가 적혀 있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에코드라이브에 너무 심사숙고를 기했던 탓일까. 기자는 참가자들 중 가장 최장시간 운행 기록을 세웠다. 단지 저속운행이 에코드라이브가 될 수 없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실제 도로에서였다면 교통흐름에 방해가 되고, 에코드라이브를 통한 실속도 백분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기자는 이날 교육을 통해 17.47%의 연비개선 효과를 눈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를 1년으로 따지면 하루 2시간씩 주행 시 1954.22km를 더 달릴 수 있고, 이산화탄소 1.04TCo2를 저감시켜 소나무 76그루를 심는 셈이 된다.

이날 참가자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에코드라이브의 위력을 실감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그것이 특별한 기술을 요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실천과 습관만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날의 에코리더들이 차후 더 많은 에코드라이버를 탄생시키길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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