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자동차 산업의 중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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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자동차 산업의 중대기로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6.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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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경쟁 심화, 노조문제 등 산적
미래 생존 여부 가늠할 중요한 해 될 것

2007년 자동차 산업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내년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시장에서의 고전,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국가들의 약진, 중.소형차 개발에 뛰어든 톱 브랜드와의 경쟁 그리고 여전히 불투명한 노사문제 등의 악재로 향후 생존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내수는 5.4% 증가한 128만대, 수출은 4.9% 증가한 280만대로 내년 전망치를 발표했지만 이 같은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 목표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영국 자공협 회장은 “내년에는 대통령 선거로 인해 산업분야에 대한 정치적 관심도 크지 않을 것”이라며 “환율, 노사문제, 경쟁심화 등에 대비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처절하고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며 “2007년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에 자동차 업계 전체가 공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절박한 심정을 토로하는 업계의 관계자도 늘고 있다.

▲환율 딜레마 더욱 커질 듯
올해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내년에도 여전히 세계 경제는 침체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전체 자동차 수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의 경기 침체는 달러화 약세로 이어지면서 경고등이 켜진지 이미 오래며 최근 이로 인한 경쟁력 상실이 현실화됐다.

계속되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현대차의 경우 ‘제 값 받기’라는 강수를 뒀지만 현지에서는 경쟁력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2007년형 모델의 현지 판매 가격 평균 9.2% 인상했으며 이는 경쟁업체인 도요타(0.5%), 혼다(0.3%)의 인상률은 물론 오히려 4.1% 인하한 닛산 등과의 가격차가 좁혀졌다.

이 때문에 국산차가 그 동안 총력을 기울여왔던 품질 개선 노력이 둔화되고 이에 따른 생산성 악화로 가격 이외의 경쟁력도 약화 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최근 방한한 JD 파워 4세가 지적한 대로 한국 기업의 이미지를 탈피해 세계 전역에서 통 할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펼치며 수출 대상 지역 현지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고 대상 지역을 확대함으로써 환율 파고를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쟁국, 모델 대거 등장도 악재
중국과 인도는 과거 80년대 국산차가 세계 시장을 공략했던 것과 동일한 패턴으로 수출전략을 짜고 있다.

일본에 이어 세계 2위 소형차 생산국으로 부상한 인도와 저가형 모델을 속속 개발하고 있는 중국 등 신흥 국가들은 무서운 저력을 바탕으로 국산차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국산차 수출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소형차를 이들이 주력 제품으로 개발하고 있어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좁히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GM, 포드, 다임러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가 전통적으로 고수해왔던 대형차에 대한 미련을 점차 버리고 있는 것도 변수다.

고유가, 경기침체, 소비위축 등으로 가격이 낮고 유지부담이 적은 소형차를 선호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계열 브랜드에서 생산한 모델을 미국에 역 수입하거나 자체 모델을 투입하면서 북미 시장에서의 소형차 시장은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하다는 것이 현지의 전언이다.

현대, 기아차 등은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대형차, RV 등 고부가가치 모델에 주력하는 한편, 그 동안 다져온 품질 개선 노력이 내년에 괄목할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임에 따라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로 승부한다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내수, 노사문제에 고용불안 겹쳐 암울
최근 한 완성차 업체의 중역은 “그 동안 수출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자동차 산업이 환율과 경쟁 심화 등으로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됐다”면서 “회사의 존립을 위해서는 내수 시장을 키우는 것이 절대절명의 과제”라고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나 내수 시장을 살리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인 고용조건이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고 이에 따라 소비심리도 회복될 기미가 없다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고용이 불안하고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신규 차량의 구매와 대폐차 수요가 늘 수는 없다.

6년 이상 된 차량 보유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으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내수 회복은 묘연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수입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도 위협이 되고 있다.

전체 시장 점유율은 4.3%에 불과하지만 성장률이 매년 50% 이상을 상회하고 있고 특히 배기량이 높은 고가 모델의 경우 판매금액 비중이 30% 이상을 차지하면서 소위 ‘돈이 되는 고부가가치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치 파업에 이어 노노 다툼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노사문제도 큰 걸림돌이다.

한 전문가는 “2007년은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의 내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어떤 적응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퇴출되느냐 아니면 향후 10년, 20년을 생존할 수 있는 지를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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