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큰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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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큰 것이 좋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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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성능 무시, 차체 늘리기 경쟁
로체, 수입중형차와 비슷한 수준

지난 해 말 르노삼성 브랜드로 처음 출시된 SM7과 올해 초 출시된 SM5의 차급 논란에 이어 최근에는 기아차 로체가 동급의 다른 모델에 비해 다소 짧은 전장이 논쟁거리로 등장했다.
SM7과 SM5는 일본의 닛산 티아나의 플랫폼을 그대로 들여와 차체 사이즈만 늘려 각각 대형, 중형으로 출시했다는 비난을 받았고 로체는 쏘나타, SM5 등 동급 모델과 비교해 차체가 작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가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본성능에 충실한 사이즈가 필요하고 배기량과 토크 등 기본성능을 감안하지 않고 몸짓만 부풀린 모델은 효율적인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모델 선택에 신중을 기 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최적의 사이즈를 확보한 모델이 동급 모델에 비해 연비와 가속성능, 쉬운 운전 등의 이점이 많아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꼽는 일본, 유럽 소비자들은 차체 크기에 끌려가는 구매를 하지 않는다.

차체의 크기는 지리적 여건에 따라 메이커가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다.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현대차 쏘나타는 전장을 현지 사정에 맞도록 구형 모델 대비 55mm를 늘려 4800mm로 개발하고 유럽시장을 겨냥한 기아차 로체의 전장이 이보다 짧은 4755mm로 개발된 것도 이 때문이다.

동급 모델 중 전장이 가장 짧은 기아차 로체의 제원을 살펴보면 적절한 차체의 크기가 왜 효율성을 발휘하는지 알 수 있다.
공차 중량 1380㎏(M/T)로 경쟁모델 SM5(1450㎏), 매그너스(1395㎏)에 비해 가벼운 차체로 최고출력과 토크 등 일반적 성능이 우세하고 순간 가속력과 코너링 반응도 이들 모델보다 우세하다.

중.대형 차는 무조건 커야한다는 후진국형 소비자들의 인식도 성능을 무시한 기형적 모델 양산에 한 몫을 했다.
현대 그랜저, 기아 포텐샤 등이 독점하고 있던 대형차 시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당시 대우차가 일본 혼다의 레전드를 들여와 아카디아(전장 4.95m)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불붙기 시작한 1990년대 자동차 몸짓 부풀리기 경쟁이 급기야 3000cc를 조금 넘는 배기량에 전장 길이가 5M를 넘는 모델의 출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 BMW, 렉서스, 아우디, 벤츠는 배기량 3000cc가 넘는 대형 모델의 전장이 대부분 4000~4800mm에 불과하고 2000cc 중형급 모델은 평균 4500mm로 크기보다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돼 판매되고 있다.
반면 전장이 4800mm를 넘는 모델의 대부분은 배기량 3000~4000cc를 넘는 초대형 세단이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대우 프린스가 한 때 중동지역에서 가장 큰 인기를 차지했던 이유가 커다란 차체 때문이었다”며 “무조건 큰 차를 선호하는 것은 후진국형 문화의 대표적인 사례이며 우리나라의 도로 및 교통여건을 감안하고 효율적인 자동차의 성능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차체 사이즈보다는 배기량과 출력, 토크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분 로체 SM5 BMW 520I 렉서스ES200 벤츠230
전장(mm) 4755 4895 4841 4885 4525
배기량(cc) 1998 1998 2171 3311 3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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