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승무원 도급 적법’ 노동부 발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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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승무원 도급 적법’ 노동부 발표 후폭풍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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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9일 “한국철도공사의 고속철도 승무업무 도급이 적법하다”는 노동부의 발표이후 사회 각계의 비난여론이 잇따르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또 노동부의 발표로 파견근로자 지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KTX 여승무원들이 이 같은 판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 어 항의 시위가 격화될 전망이다.

노동부, 일부 권리 침해는 있으나 종합적으로는 적법

노동부는 지난달 29일 “한국철도공사가 지난 2004년 개통된 고속철도(KTX)의 승무업무를 계열사인 (주)한국철도유통에 도급한 것은 적법하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엄현택 서울지방노동청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철도공사가 승무원서비스 매뉴얼을 통해 여승무원의 업무 수행방식을 규정하는 등 철도유통의 인사노무관리상의 독립성을 일부 침해하는 면이 있으나 도급계약의 본질을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적법 도급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엄 청장은 “철도공사와 철도유통간에 체결 시행중인 승객서비스 에 관한 위탁계약은 도급 계약으로서 한계를 일탈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불법파견 여부는 인사권, 업무 지시 감독권 등 사업 경영상의 독립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조사 판단해야 한다”며 “(철도유통이) 노무관리 및 경영상의 독립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적법임을 강조했다.

시민단체, 철도공사 로비와 외압에 따른 부당한 결정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은 서울지방노동청이 철도공사의 부당로비와 외압에 굴복한 것으로 최소한의 원칙도 지키지 못한 부당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민노총은 “철도공사는 승무원의 채용과정, 지휘감독 총괄, 징계 및 포상 실시, 임금수준 결정 및 지급, 각종 교육실시를 주관하고 실질적인 노무관리를 해 왔다”며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서울노동청이 ‘불법파견’을 ‘적법도급’으로 둔갑시켰다”고 비난했다.

여성노동네트워크도 이날 성명에서 “서울노동처이 적법도급 반결을 내린 근거들은 그간 철도공사가 해 온 주장들”이라며, “이 판결을 KTX 승무지부뿐 아니라 여성을 비롯해 민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모임, 교수모임 등 전문가들이 노동과정에 대한 조사와 현행법에 근거해 끊임없이 불법파겸이라고 주장한 의견을 완전히 배제한 편파적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발표는 지난달 11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인정한 철도공사의 불법파견 사실을 전면 뒤엎은 것으로 공정성에 의혹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서울노동청이 결과 발표를 앞두고 법률자문위원 중 KTX 여승무원들을 지지하는 한 위원의 해촉하고 법률자문단 회의를 취소하는 등 철도공사의 로비와 외압에 의해 조사결과를 뒤바꿨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의혹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공사․KTX승무원 갈등은 더 증폭될 듯

철도공사는 “노동부의 이번 판단으로 KTX승무사업이 적법한 토대에 기초해 있음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며 “그동안 불법시비로 소모적 논쟁을 벌여온 전 KTX승무원 사태가 종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철도공사는 “승무사업의 새로운 위탁사진 KTX관광레저(주)는 지난해 노동부의 적법도급 판단이후 KTX 승무사업을 더욱 개선시켜 왔다”며, “현재 KTX관광레저 소속 승무원들은 정규직 신분으로 본부장까지 진급이 가능하며, 승진·보수 등에서도 전혀 불이익이 없다”고 밝혔다.

철도공사는 특히 도의적 차원에서 KTX관광레저의 정규직 재응시나 공사의 타계열사 채용알선 및 전직훈련 등 전직 지원프로그램 등 전 KTX승무원들을 위한 전직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KTX 승무원들은 노동부 결정에 대해 “철도공사의 로비에 의한 결과”라며 강력 반발하고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 철도공사와 KTX승무원간 갈등은 오히려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KTX승무원들은 서울노동청의 발표 이후 성명을 내고 “노동부의 조사결과가 로비와 외압에 의한 조작이라는 것이 사실로 드러나 비통한 심정”이라며, “그 동안 노동부는 KTX여승무원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한 가지도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조작의 정황은 충분했다"고 밝혔다.

KTX승무원들은 성명서에서 ▲정부는 철도공사의 로비문건을 즉시 공개할 것 ▲열린우리당은 낙하산 인사 이철 사장을 즉각 소환할 것 ▲로비와 외압에 의해 조사결과를 뒤집은 이상수 장관은 즉각 사퇴할 것 등을 요구하면서 "로비의혹을 명백하게 규명하고, 정리해고 철회와 철도공사 직접고용을 쟁취할 때까지 굽힘없이 투쟁하겠다"고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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