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호, 꿈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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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금호, 꿈은 이루어진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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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 히딩크의 고향 네덜란드에서 축제가 열렸다.
휴양도시로 유명한 잔부트에 세계에서 모인 F3 챔피언들이 통합전을 치른 것. 유료 관중만 10만여명이 운집, 조용히 잠들어 있던 도시는 활기를 띠었다. TV로 생중계된 이 경기에 5억명의 유럽인들이 주목했음은 물론이다.

이 무대에서 금호타이어는 공식 타이어로서 주인공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지난 대회까지 공식 타이어였던 브리지스톤이 가진 최고 랩타임을 우승자인 파비오 까르보네(브라질 출신·영국 포텍팀)선수가 금호타이어 ‘엑스타’를 장착하고 질주, 무려 11초나 앞당겼다. 또 참가자 중 16명이 지난 대회 1위 선수의 랩타임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정도면 이날의 히로인은 금호타이어라고 평가받을 수 있지 않을까.

경기 후‘금호의 밤’에 유럽 딜러들이 몰려와 제품 물량을 지금보다 배 이상 늘려달라고 요청, 회사 관계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금호는 올해까지 150만개의 고급 타이어를 수출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40%나 높아진 물량이다.

금호의 이 같은 모터스포츠 투자는 신뢰성을 얻으려는 몸부림이다. 브리지스톤, 피렐리, 던럽 등 유명 타이어에 비해 성능면에서 전혀 모자랄 것이 없지만 해외 소비자들은 믿지 않는다. 예를 들어 미국 자동차 딜러들은 현대차를 수입할 때 미쉐린 타이어를 장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호는 이 같은 불신을 공개적인 스포츠를 통해 검증 받으려 했고 노력의 결과로 세계인들로부터 신뢰를 얻은 것이다.

세계 5위권에 속하는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도 이 점을 눈여겨봐야 할 시점이다. 세계 소비자들에게 직접 자동차의 성능을 검증 받아 고부가가치의 고급 승용차를 판매해야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토요타 등은 세계 굴지의 대회를 휩쓸며 자동차 시장의 황제로 군림하고 있다.

저가 정책만으로는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기 힘들다.

따라서 금호의 도전을 교훈으로 삼아 국내 자동차 산업이 세계 무대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석민 기자 smlee@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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