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파사트 TDi 연비 49.07㎞/ℓ, 직접 검증해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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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파사트 TDi 연비 49.07㎞/ℓ, 직접 검증해 봤더니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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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도 못 미치는 23.54㎞/ℓ, 시민단체 고발 검토

유럽 자동차 메이커 폭스바겐이 골프와 파사트 등의 디젤 모델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비왕 대회의 결과가 실제보다 지나치게 과대포장 된 것으로 드러났다.

폭스바겐은 지난 7월, 골프와 파사트 운전자 40팀을 모집해 서울 청담동에서 인천까지 총 75km를 주행하는 ‘폭스바겐 TDi 연비왕 대회’를 개최해 49.07㎞/ℓ의 연비를 기록한 고 모씨가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1위로 발표된 49.07㎞/ℓ 연비가 상식적 수준을 벗어 난 데다 폭스바겐이 보도자료 등을 통해 “이번 대회를 통해 폭스바겐 TDI 디젤 엔진의 혁신적인 연비가 입증됐다”등 홍보에 이용하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교통신문은 이에 따라 지난 3일 자동차시민연합(대표 임기상)과 복수의 언론사가 참석한 가운데 당시 49.07㎞/ℓ의 연비를 기록한 동일 모델 2대를 섭외해 엄격한 기준에 의해 연비를 측정해봤다.

운전은 파사트 동호회 내에서 경제운전에 관한한 가장 능숙한 것으로 소문난 심 모씨와 김 모씨가 맡았다.

주행은 보다 정확한 연비 측정을 위해 폭스바겐 행사 때보다 조금 늘어난 자유로 100㎞ 구간에서 실시됐으며 당시 1위를 차지했던 고 씨의 평균 속력과 같은 50㎞대를 유지하도록 했다.

심 씨와 김 씨는 엔진브레이크(퓨얼 컷), 경사로에서의 탄력 운전 등 전문가 못지않은 경제운전 요령을 완벽하게 숙지한 베스트 드라이버였다.

자유로 일산 방면 상암주유소에서 주유시 차량 위치를 표시해 보충 주유시 기울기나 상이한 위치에서 발생하는 편차를 없앴으며 복수의 참관인들이 연료량을 체크하는 등 세심하게 모든 과정을 감시했다.

주유소를 출발, 막힘없이 시원하게 뚫린 자유로에서 임진각을 돌아 2시간 남짓 쉬지 않고 저속으로 주행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김 씨는 에어컨도 켜지 않은 상태에서 주행을 하는 끈기를 보여줬다.

심 씨에 따르면 “7월에 기록한 파사트 연비는 동호회 내에서도 말이 많았다”며 “동호회 자체 행사에서 지금까지의 최고 기록이 28㎞/ℓ를 넘지 못했고 그런 연비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대개의 의견이다”라고 말했다.

주유소로 돌아와 동일 주유기, 동일 위치에서 연료를 보충해 산출한 연비는 심 씨 19.43㎞/ℓ, 김 씨 23.54㎞/ℓ로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일상적 연비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지만 폭스바겐이 기록했다고 주장한 49.07㎞/ℓ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 이런 터무니없는 결과가 나왔을까.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70여㎞/ℓ의 짧은 거리에서 가장 중요한 차량의 기울기 등 위치가 각기 다를 수밖에 없는 다른 주유소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발생한 터무니없는 결과”라며 “자동차 회사가 이와 같은 기본적 절차를 무시한 엉터리 결과를 발표하고 이를 홍보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임 대표는 따라서 “허위과장 간접 광고로 해당 회사를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폭스바겐 코리아 측은 이에 대해 “폭스바겐 차량을 소유한 고객들의 이벤트에 불과”하다며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허위과장간접광고’ 또는 ‘연비 측정의 과정이나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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