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국내 진출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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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국내 진출 암초?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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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자동차가 국내 진출을 앞두고 암초를 만나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의문시되고 있다.
올해 초 독도 문제 및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불거져 나오면서 반일감정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 인터넷 각종 사이트엔 일본을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성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 제품을 사면 안된다는 식의 여론몰이를 하고 있어 판매를 시작하지도 않은 혼다측을 긴장시키고 있다. 혼다자동차를 구매하려고 맘을 먹었던 고객들이 독일 및 미국, 프랑스 등 경쟁국가 브랜드로 옮겨가지나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혼다는 지난해 초 공식 출범식을 갖고 올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차를 판매한다. 현재 혼다의 공식 딜러로 선정된 업체는 두산, KCC정보통신, 일진, 아이더블유트레이딩 등이다. 올해에만 연간 2천대 판매는 무난할 것이라고 스즈키 가츠로 혼다자동차 대표이사 전무는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가 우선 들여올 차종은 어코드 세단(북미판매가격 2만5천달러선)과 컨버터블 모델인 S2000(3만2천달러선), SUV 엘리먼트(2만800달러선), SUV CR-V(2만1천달러선) 등으로 점치고 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도 “국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어코드를 주력으로 하고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차종인 SUV를 들여 오는 것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았던 반일 감정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이 같은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 지 쉽게 장담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입차 시장 판매 1위를 달리고 있는 한국토요타자동차도 이 같은 분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판매 1위를 달성한 렉서스의 질주가 자칫 반일감정으로 인해 브레이크가 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반일감정이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그 반사이익은 독일의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가 고스란히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또 국산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기아자동차도 혼다 및 렉서스로 옮겨갈지 모를 자사 대형 승용차 보유자들이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어 이같은 분위기를 나쁘게 생각하진 않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수입차업계는 반일감정을 표출하는 계층과 수입차를 구매하는 계층과의 거리가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어 특정 국가 브랜드의 자동차 판매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군 장갑차로 인해 효순이·미선이가 사망한 이후 반미감정이 거세게 타올랐지만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GM 등 미국 자동차 브랜드는 오히려 40% 가량 판매가 증가해 대조를 이룬바 있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민족감정 등에 의지해 제품을 사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 대부분이 가격 및 품질 등을 따져 본인에게 직접적으로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에 따라 구매가 결정되고 있다”며, “반일감정에 민감한 세대는 10대, 20대이기 때문에 수입차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민족감정이 제품 판매의 성공과 좌절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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