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BMW, 택시까지 번져
상태바
짝퉁 BMW, 택시까지 번져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1∼2년 사이 크게 늘고 있는 짝퉁 BMW 드래스 업(차 외관 꾸미기)이 개인 택시업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회사원 이 모씨(30)는 얼마 전 서울 서초구 매리어트 호텔 앞에서 희한한 일을 겪었다. 손님을 맞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범 택시 중 한 대가 BMW 자동차였던 것. 이 모씨는 택시 중 BMW차가 있다는 것이 놀라워 가까이 다가가 확인했다.

보닛과 휠, 핸들 중앙, 트렁크 등에 BMW 고유의 문양이 붙어 있었다. 특히 차 맨 뒷부분엔 BMW 318i라고 분명히 명시돼 있었다.

이 씨는 5천만원대에 육박하는 BMW 318i를 구입해 개인 택시로 사용할 경우 과연 이윤을 남길 수 있을 지 궁금해 기사에게 하루에 얼마나 벌고 있는지 직접 물었다.
되돌아온 기사의 답변은 이 씨의 이 같은 우려를 한번에 날려 버렸다. 바로 이 차는 GM대우자동차의 매그너스라는 것이었다.

지난 2001년 께 부터 불기 시작한 짝퉁 BMW 만들기는 일부 젊은층 운전자들이 자신의 차를 재미로 BMW와 비슷하게 꾸미기 시작하면서다. 이 같은 유행이 택시업계에 번진 것은 매우 최근의 일이다.

한 모범 택시 기사는 “차 꾸미기를 좋아하는 일부 개인 택시업자들이 BMW 로고를 구해서 차에 부착하고 다니는 것을 봤다”며, “자신의 차를 개성적으로 보이고 싶어서 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개인 택시 기사는“이 같은 행동에 대해 대부분의 택시 기사들은 비웃고 있지만 최근 소수의 기사들이 동참해 자신의 차를 BMW로 꾸미기 시작했다 ”면서,“일부 짓궂은 기사는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승객에게 진짜 BMW 차라고 속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BMW 마크는 BMW 정비소와 일부 자동차 용품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BMW 정비소에서 취급하고 있는 로고는 순정품이지만 용품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중국 및 동남아 등지에서 수입된 것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짝퉁 BMW차 유행에 대해 BMW 국내 법인인 BMW코리아측은 BMW 브랜드 인기가 우리나라에서 그만큼 높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애교로 봐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영은 BMW코리아 이사는 “BMW차를 갖고 싶어하는 운전자들의 열망의 표현일 것”이라며, “기분 나쁘지 않은 귀여운 행동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택시의 짝퉁 BMW 꾸미기가 법적으로도 현재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인 택시를 특정 브랜드 자동차인 것처럼 꾸미고 다닌다고 해서 운수사업법상 문제가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단속의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