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드라이브운동 특정업체 밀기 ‘구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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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드라이브운동 특정업체 밀기 ‘구설수’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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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서비스 코리아 2008’서 M사 과대 홍보 ‘의혹’
“경제운전은 특정장치가 아니라 운전습관이 중요”

최근 시민단체 ‘피플소리 에코드라이브국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펼치고 있는 에코드라이브 운동이 특정업체의 제품을 지나치게 홍보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에코드라이브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 3월 킨텍스에서 열린 ‘오토서비스 코리아 2008’부터다.

당시 운동본부는 한국자동차기술인협회와 함께 에코드라이브 운동을 범국민적으로 확산시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억제할 뿐 아니라 석유에너지를 절약하고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발족식을 가졌다.

당시 발족식에서 에코드라이브운동본부의 출범식과 함께 가장 눈에 띈 것은 운전자가 자동차를 경제적으로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 그리고 이 시스템을 개발한 M사였다.

운동본부는 ‘오토서비스 코리아 2008’에서 발족식 및 캠페인을 벌인 행사장, 부스 전시장 등에서 자동차 연료분사량 제어 시스템을 개발한 M사를 자연스럽게 부각시키면서 이 장비를 부착할 경우, 운전자 자신이 엑셀레이터로 직접 연료분사량을 조절해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운전패턴을 유도함으로써 운행 중 최적의 상태로 주행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결국, 운동본부는 이 회사가 개발한 이 장비를 장착했을 경우 에코드라이브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은연중 암시해 왔던 셈이다.

실제로 운동본부는 오토서비스 코리아 기간에 열린 캠페인에서도 이 회사의 장비를 장착하고 주행했으며, 지난달 27일 열린 ‘2008 국제 상용특장차 전시회’에서 열린 상용차 대상 ‘에코 드라이빙 캠페인’에서도 전국 총 6개 지역 화물터미널에서 물류 운송차량이 동시에 출발해 킨텍스까지 도착하는 일정으로 에코드라이브를 실천한 운전자의 화물자동차 안에는 M사의 장비가 부착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에코드라이브라는 특정 장비를 부착했을 때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면서 “M사의 장비를 부착해야 에코드라이브가 가능한 것처럼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시민운동의 순수성에 의심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M사가 개발한 이 장비는 약 60만원 정도. 전 국민을 상대로 자동차 운전 습관을 고치기에는 너무 고가다.

특히 운동본부는 이 회사의 제품을 ‘홍보’한다는 구실을 앞세워 각종 행사의 경비를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수하게 국민운동 활성화 차원에서 객관적 데이트를 산출하기 위해 장착한 것이라면 문제 될 것이 없겠지만 운동본부의 각 행사장마다 이 회사의 장비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면서 국민들에게 홍보해 온 것은 의심을 살만하다.

이와 관련, 자동차기술인협회 한 관계자는 “에코드라이브 운동 취지는 공감하지만 특정 업체의 장비를 부착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더욱이 범국민운동 차원이라면 기능과 가격면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협회 다른 한 관계자는 “국민운동본부에 대한 실체가 궁금하다”면서 “운전자가 왜 특정업체의 장비를 갖춰놓고 그 데이터를 확인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민운동본부가 전 국민을 상대로 에코드라이브 관련 교육과 홍보를 해 나간다면, 운전자가 장비를 구입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5년여 전부터 에너지 절약 및 환경보호를 위해 영국이나 일본 등은 시민단체와 함께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 운동을 주도해 온 것은 우리나라와 비교된다.

일본의 경우 토요타나 닛산 등의 자동차메이커들까지도 에너지 절약차원에서 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 운동에 동참해 왔다. 최근 현대기아자동차도 지난 12일 출시된 로체 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연료 절감 보조장치’를 장착해 나갈 계획이다.

따라서 굳이 M사와 같은 특정업체들이 개발한 고가의 장비를 따로 장착하지 않아도, 운전자들이 에코드라이브 운동을 실천하는 데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운동본부의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김필수 대림대학 교수는 “시민단체가 특정업체에 대한 상업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은 분명 경계돼야 할 대상”이라면서 “에코드라이브운동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에게 자동차 운전시 절약정신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볼 때, 최근 개최된 일련의 행사는 세련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운동본부 한 관계자는 “M사가 개발한 장비를 장착하고 캠페인을 전개한 것은 시중에 나온 몇몇 제품 중 가장 기능이 우수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면서 “더 좋은 제품이 개발 될 경우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또 M사 관계자는 “운동본부나 각 지자체 등의 에코드라이브 관련 행사에 후원을 해온 것은 운전습관만 바꿔도 얼마나 연료가 절감될 수 됐는지 등의 데이터를 객관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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