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업계, “엉터리 외래용어 바로 잡자”
상태바
정비업계, “엉터리 외래용어 바로 잡자”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5.04.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유난히 국적불명의 용어들이 많이 쓰이고 있다. 잘못된 영어표현과 절름발이 일본식 발음이 거리낌 없이 통용되고 있다.
특히 정비업소에서는 잘못된 용어들이 정식 명칭인 양 사용되고 있어 소비자와의 의사소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운전자들이 흔히 쓰는 용어들도 정확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이뿐 아니라 자동차업계 연구개발 분야의 전문 엔지니어들도 국제적 전문용어 문제로 기술 및 학술정보 교환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종종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자동차산업과 기술이 급속하게 글로벌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잘못 사용하고 있는 외래용어를 바로잡고 올바로 쓰는 일에 업계와 학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하고 있다.

◇잘못된 일본식 용어 판친다
대한민국 건국 60년이 지나고 있으나 정비업소에서는 아직도 왜색 용어가 흔히 쓰이고 있다. 현장에서 정비를 배운 경험 많은 정비사들이 일본식 용어만 쓰고 있어 신세대 정비사들마저 이를 사용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잠바카바(실린더 헤드 커버), 우찌바리(도어 트림), 미미(지지 고무) 등 일반 운전자가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이 정비 현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쓰인다. 게다가 일본식 용어를 많이 알아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로 인정받는 분위기여서 엉터리 외래 용어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이렇게 일본식 용어가 판치다보니 학교에서 정식 명칭을 배우고 현장에 뛰어든 젊은 정비기사들 역시 이들 용어를 익힐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장 경험이 풍부하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라도 억지로 일본식 단어를 외운다는 것. 그러나 경험이 풍부한 것과 실력이 뛰어난 것은 다르다. 실력이 뛰어난 정비사일수록 정확한 명칭을 쓰는 정비 매뉴얼 등을 보고 기술을 익히기 때문에 용어사용도 비교적 정확한 편이다.
정비업계 전문가들은 “업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는 외부에서 업계의 문화와 의식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된다”며 “분별없이 쓰이는 용어를 정확하고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말로 바꾸면 업계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일정한 용어 표준을 마련하고 정비사업자단체 등이 소속 종사원들을 대상으로 언어순화 등 소양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전문용어도 통일되지 않아 혼선
대부분 운전자들이 자연스럽게 쓰는 핸들이나 백미러 등의 용어도 막상 외국인들과는 소통이 잘 안되는 잘못된 영어 표현이다. 운전대의 정확한 영어 표현은 조향 휠 또는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이다. 핸들(handle)은 손잡이라는 뜻으로 자동차에선 도어 핸들을 말한다. 백미러도 리어 뷰 미러(rear view mirror)가 정확한 영어 표기이다. 백미러는 승합차나 지프형차에서 주차 또는 후진 때 편의를 위해 차 뒷유리 윗부분에 다는 거울이다.
자동차공학, 설계, 생산 등 전문분야에서도 용어가 잘못 쓰이거나 통일돼 있지 않아 혼선을 빚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앞유리는 국제적 전문용어로 뭐라고 할까. 프런트 글라스(front glass)를 떠올리기 쉽지만 정답은 윈드 실드 글라스(wind shield glass)다. 그렇다면 뒷유리는 뭘까. 리어 글라스는 당연히 아니다. 뒷유리는 백라이트(backlight)라고 부른다.
또 연비가 좋은 차는 고연비 차일까, 저연비 차일까. 우리나라에서 연비를 표시하는 단위는 ‘㎞/ℓ’로 ‘단위 연료 당 주행거리’를 뜻한다. 따라서 연비 단위의 수치가 높을수록 연비가 좋은 차다. 그런데도 국내에선 흔히 연비 좋은 차를 저연비 차로 표기한다. 이는 연비의 한자를 `燃費'로 표기, 연료비용이 적은 차를 좋게 보는 일본에서 들어온 말이다. 또 유럽에서는 연비 단위를 국내와 반대 개념인 ‘ℓ/100㎞'로 쓴다. 이 경우에는 저연비 차가 좋은 차다. 국내에서 자동차 관련 용어가 통일돼 있지 않아 혼선을 빚는 한 사례다.

<잘못된 주요 자동차용어 사례>
△구락숑 = 경음기, 혼(horn). 클랙슨(Clacson)은 고유상표명
△구찌 = 타이어의 공기 주입구
△기스 = 흠(긁힌 자국), 스크래치(scratch)
△기리 = 드릴(drill)
△깔깔이 = 래칫 렌치(ratchet wrench)
△깜박이등 = 방향지시등, 턴시그널 램프(turn signal lamp)
△나마까스 = 블로바이 가스(blow-by gas), 미연소 가스
△노기스 = 버어니어 캘리퍼스(vernier calipers)
△노아다이 = 로어 암(lower arm)
△다마 = 전구(light bulb), 램프(lamp)
△다시방 = 계기판, 대시보드(dashboard)
△데후 = 차동기어(또는 차동장치), 디퍼렌셜(differential)
△리데나 = 리테이너(retainer)
△마후라 = 머플러(muffler), 소음기
△메다방 = 계기판(instrument panel), 각종 계기장치
△모도시 = (운전대) 되돌리기, 리턴(return)
△미미 = 지지 고무, 마운팅 러버(mounting rubber)
△미숑 = 변속기, 트랜스미션(transmission)
△메가네 = 복스 렌치(box wrench), 양구렌치
△발브조세이 = 밸브조정(엔진 밸브 간극의 재조정)
△빠데 칠 = 퍼티(putty) 작업
△보데 = 보디(body), 차체
△보도, 낫도 = 볼트(bolt), 너트(nut)
△볼 엔도 = 타이로드 엔드 볼 조인트(tie rod end ball joint)
△복스다마 = 소켓렌치(socket wrench)
△부란자 = (디젤 엔진용) 연료 분사 펌프, 플런저 펌프, 플런저(plunger)는 분사 펌프 속의 피스톤을 의미함
△백미러 = 리어 뷰 미러(rear view mirror), 후사경, 뒷거울
△비후다, 뷰다 = 디스트리뷰터(distributor), 배전기
△빨래판 기어 = 랙 피니언 기어(rack & pinion gear)
△사라 = 베어링 캡(bearing cap)
△삼발이 = 클러치 디스크 커버(clutch disk cover)
△샤후드 = 샤프트(shaft), 축(軸)
△세루모타 = 시동 전동기, 시동 모터, 스타트 모터(start motor), 셀프스타팅모터(self-starting motor)의 일본 영어
△세루카바 = 라디에이터 그릴(radiator grill), 방열기 창
△쇼바 = 쇼크 업소버(shock absorber), 댐퍼(damper), 완충기
△스베루 = 슬립(slip)
△스틱 = 기어 레버, 변속 레버, 시프트 레버(shift lever). 때로는 수동변속(stick shift, manual transmission)을 의미함
△시다바리 = 섀시(chassis), 하체
△시다카바 = 언더실드(undershield), 언더스크린(underscreen)
△쌍라이트 = 상향 등, 하이빔(high beam)
△야끼 = 열처리
△아쎄이 = 조립품(여러 부품이 조립된 뭉치), 어셈블리(assembly)
△야스리 = 줄(연마용 공구), 파일(file)
△에바 = 증발기
△오무기어 = 웜 기어(worm gear)
△오이꼬시 = 앞지르기, 추월
△오페라 실린더 = 작동 실린더, 오퍼레이션 실린더(operation cylinder)
△우끼 = 플로트(float) (기화기나 연료 탱크 게이지 등에 사용하는 부구[浮球])
△우찌바리 = 도어 트림(door trim, weather strip), 문 안쪽 둘레의 고무부분
△얼라이 = 차륜 정렬, 휠얼라인먼트(wheel alignment)
△엔진죠오시 = 엔진 상태, 엔진 컨디션(engine condition)
△잠바카바 = 실린더 헤드 커버(cylinder head cover)
△쟌넬 고무 = 드립 몰딩(drip molding)
△제네레다 = 발전기, 올터네이터(alternator), 제너레이터(generator)
△조방 = 도어(door), 자동차 문
△핸들 = 운전대, 조향 휠, 스티어링 휠(steering wheel)
△헷도 = 실린더 헤드(cylinder head)
△호이루 = 휠(wheel), 바퀴, 차륜
△화케이스 = 트랜스퍼 케이스(transfer case)
△후까시 = 가속 조작, 액셀러레이션(acceleration)
△후끼칠 = 페인팅(painting), 분무기를 사용한 칠 작업
△후렌다 = 펜더(fend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