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개통 3년...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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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개통 3년...빛과 그림자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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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일로 고속철도(KTX)가 개통한지 3년이 됐다. 한국철도공사와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2004년 개통 이후 3년 간 약 9800만 명이 KTX를 이용했고 이 달 중순이면 총 이용인원 1억 명 달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무엇보다 KTX는 개통 초기 61%에 불과하던 좌석 이용률이 79%(2007년 2월 기준)로 높아졌고 매출 증가세 역시 꾸준해 초기에 비해 일일 평균 매출액이 30% 이상 증가하는 등 초기 부진을 말끔히 씻어 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모습과 미래에 대한 밝은 전망 속에서도 여전히 어두운 그늘은 있기 마련. 1년여가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KTX 승무원 외주화 문제가 그것이다.

KTX 이어 새마을호 승무원마저 거리로

지난 달 27일 KTX 여승무원들이 다시 서울역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1년 전 KTX 여승무원들처럼 철도공사 소속에서 철도공사 자회사인 KTX관광레저로 강제로 소속을 옮기게 된 새마을호 승무원들도 함께 했다.

이들은 철도공사 자회사인 KTX관광레저에 위탁하고 있는 KTX·새마을호 승무업무를 철도공사가 직접 운영하고 승무원들 역시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철도공사의 태도 역시 완강하다. 그 동안 국가인권위원회와 노동부 장관, 지식인 사회가 직접 고용을 권고해 왔음에도 철도공사는 '직접고용 절대불가'라는 원칙론만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사회 각계각층과 정부 고위층들이 너무 승무원들 편에 편향돼서 문제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달 28일 철도노조 새 집행부 출범이후 처음 열린 노사협상에서도 노조 측이 KTX 및 새마을호 승무원 문제 최우선 과제로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아무런 결론도 도출하지 못했다.

철도공사는 이 협상에서도 “사회적 중재기구를 만들어서 결과가 도출될 경우 그 결과에는 따르겠지만 철도공사가 해결할 수는 없는 문제”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철도공사의 이 같은 주장은 자기모순이라는 지적이 많다.

겉으로는 사회적 중재를 요구하고 이들이 중재를 할 경우 적극적으로 대화를 하겠다면서도 정작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철도노조나 KTX 승무원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교수모임 등에서 사회적 토론 혹은 중재기구를 만들기 위해 사측에 제안을 해 놓은 지가 이미 석달이 넘었지만 사측은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사측의 ‘사회적 중재’ 주장은 ‘자기모순’

교수모임 한 관계자는 “이철 사장이 모 매체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분들이 중재를 할 경우 따르겠다’는 말을 한 이후 곧바로 교수, 변호사, 시민단체 등이 나서 철도공사에 토론을 제안했지만 무응답으로 일관했다”며 “결국 이철 사장의 발언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KTX 승무원들의 파업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장시간에 걸친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해외 유력 언론들에 보도될 정도로 이슈가 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여론의 중심에서 밀려나 홀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교수모임 관계자는 “국내 언론들은 사측의 주장은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도 승무원들의 입장은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사측의 여론몰이의 결과일 것”이라며 “사측은 이러한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속히 사회적 대화의 장에 나와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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