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이 살아야 자동차 산업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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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이 살아야 자동차 산업이 산다’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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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튜닝 산업이 살아나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자동차 튜닝이란 양산차를 구입한 운전자가 자신의 개인적 취향에 맞게끔 개조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동차 개조는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대부분 불법으로 간주되고 있어 튜닝 산업이 크게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정수 한국자동차튜닝협회 회장은 “자동차 튜닝의 활성화 정도는 곧 그 나라의 자동차 기술 경쟁력과 마찬가지”라며, “외국의 경우 일반인들이 자신의 차를 완전히 이해하고 이어 잘못된 점이 있으면 자동차 메이커에 항의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은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즉 튜닝이 일반화 돼 있는 자동차 선진국에선 이 같은 운전자들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자동차 메이커들은 기술 진보를 위한 개발을 등한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튜닝 산업은 90년대 중반부터 활성화됐다. 티뷰론, 코란도, 무쏘 등 튜닝과 어울리는 모델이 출시되는 시기와 일치한다.
티뷰론은 스피드, 코란도와 무쏘는 4륜구동 마니아들에게 산악 또는 험로 지형 주행용으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엔 자동차 튜닝 전시회인 '2003년 부산오토살롱', ‘2003 서울오토살롱’ 등이 잇따라 개막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튜닝산업이 가장 발달했다는 일본의 경우 튜닝 관련 산업만 연간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연간 1천억원 정도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튜닝 전문 업체도 전국 200개 정도에 불과하다.

도쿄오토살롱을 주최하고 있으면서 지난해 부산오토살롱을 주최한 선프로스사의 이나다 다이치로 대표는 “튜닝 시장 규모는 자동차 산업 선진국인지 아닌지를 가름하는 척도가 될 정도로 중요하다”라면서, “한국의 경우 튜닝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각이 매우 부정적인데 이는 정부의 규제가 심한데다 튜닝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운전자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규정했다.

일본인인 그의 눈에 우리나라 튜닝 시장이 부정적으로 비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튜닝이 음지에서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정의했다. 최근에도 경기도 자유로에서 튜닝카들이 모여 속도 경쟁을 벌이다 경찰의 단속에 걸려 처벌을 받았다는 소식이 크게 다뤄진 바 있다. 이 같은 현상을 접하는 일반인들은 당연히 튜닝을 사회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튜닝 활성화를 위한 대책
튜닝이 자동차 애프터마켓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튜닝을 인정할 경우 도로교통 및 자동차 관리가 난해해져 사회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호박색으로 규정돼 있는 방향 지시등을 파란색으로 바꾼다면 다른 차에 혼란을 줄 수 있고 머플러를 소음 규제치 이상의 데시벨로 높일 경우 소음 공해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엔진 및 차체를 마구 개조할 경우에도 사고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도 튜닝 규제를 쉽게 풀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에 대해 튜닝업계 관계자들은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못 담근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반발하고 있다.

한 튜닝업계 관계자는 “사회적으로 건전한 튜닝 문화를 이끌어 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하는 것이 정부의 몫이지 무조건 단속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가 규제에 묶여 자동차 튜닝 연구·개발을 등한시 할 때 미국, 일본, 영국 등은 우리나라 튜닝 시장 점령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내놓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벌써 아팩스, HKS 등 일본업체들은 국내 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급격히 확장시키로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건전한 튜닝문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어떤 방안이 있을까. 그 해답은 대학에서 먼저 찾을 수 있다.

최근 국내 대학들이 앞다퉈 튜닝학과를 설립하는 등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명지대 평생교육원 및 대림대 자동차과, 대천대 튜닝학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학교에선 그 동안 자동차 정비 관련 수업을 중심으로 교육했지만 자동차 튜닝이 새로운 자동차 산업의 경향이라고 판단, 아예 튜닝학과를 설립해 이론과 실기를 병행하면서 올바른 튜닝 문화 세우기에 동참하고 있다.

권두승 명지대 평생교육원장은 “자동차 산업은 애프터마켓에서 큰 이윤을 얻을 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튜닝이다”며, “대학이 앞장서 튜닝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완화시키고 튜닝이 산업으로서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튜닝은 자동차 업계의 대세이기 때문에 외국계 튜닝업체들에게 시장을 잠식당하지 않기 위해선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명지대 평생교육원은 월 4회 6개월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림대도 자동차학과에 튜닝 수업을 병행하고 있다. 대림대는 학생 및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오는 11월 초 예쁜 튜닝카 선발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학생들의 취업 및 기술력 향상에 튜닝 과목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천대 튜닝학과도 영진HKS와 산학협력을 맺고 학생들의 취업문을 확대시켜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장 실습을 원하는 학생들은 전국에 있는 영진 HKS 프랜차이즈점에 나가 현장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이 회사를 통해 취업의 기회도 마련할 수 있다.

▲스포츠를 통한 건전한 튜닝 문화
튜닝은 주로 스피드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많이 추가된다. 따라서 튜닝을 한 운전자는 자신의 차로 시속 200km 이상을 달릴 만한 장소를 찾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반 고속도로에서 이러한 질주를 하게되면 치명적인 사고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사회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이 같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모터스포츠다.

튜닝카를 보유한 일반인들은 용인에서 열리고 있는 드래그래이스에 참가할 수 있다. 이 대회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직선 400m 거리를 누가 먼저 통과하느냐로 승부를 결정짓는다.
한국자동차튜닝협회가 주최하는 이 대회는 연간 7회 정도 열린다. 경기 당 평균 200대 이상이 참가해 열띤 속도 전을 펼친다.

금호타이어가 후원하는 타임트라이얼도 도전해 볼 만하다. 자신의 차로 용인 스피드웨이를 질주해 모든 코스를 가장 빠른 시간내에 통과하는 차가 우승하는 경기로 속도와 운전기술이 동시에 필요하다. 이 경기 역시 연간 7회 정도 개최된다.

또 클릭 자동차를 보유한 튜닝 마니아는 클릭 페스티벌에도 참가할 수 있다. 클릭 페스티벌은 클릭 원메이커 경기로 일반 자동차 경주와 마찬가지로 참가차가 스타트 라인에서 동시에 출발해 정해진 바퀴수를 다 돈후 결승점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차가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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