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허위매물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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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허위매물 ‘기승’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8.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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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허모씨는 중형차를 구입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 SK엔카를 구경하던 중 뉴EF쏘나타 GOLD 2002년식 5만㎞ 차량이 850만원에 나온 것을 보고 한 딜러(서울 가양동 자동차매매단지)에게 구입문의를 했다.

이 딜러는 곧바로 “확인 후 전화를 주겠다”고 답을 했으나 한참을 기다려도 전화는 오지 않았다.

허모씨는 이 쇼핑몰에 올라와 있는 13대의 차량에 대해 구입 문의를 해봤으나 “매장을 방문하면 직접 시운전도 할 수 있고 추가로 더 가격을 할인해주겠다”는 말뿐 차량 정보에 대한 대답은 들을 수 없었다. 허모씨는 문의한 13대의 차량 중 12대가 실물이 아닌, 허위나 미끼매물인 것을 알게 됐다.

최근 중고자동차 시장에 허위 및 미끼매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경기악화로 중고차 거래가 줄어들면서 나온 현상이다. 하지만 실물이 아닌, 가짜 매물을 올려놓고 고객을 단지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중고차시장의 허위매물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MBC 불만제로는 지난달 25일 ‘중고차 시장의 수상한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중고차시장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이날 방송에서 확인한 결과 수도권내 일부 유명 중고차매매단지에서 광고하는 중고자동차 중 80%가 허위매물로 밝혀졌다.

물론 실험자체가 무작위로 선정한 몇 대에 국한됐기 때문에 그 수치가 확실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상당수가 허위 혹은 미끼매물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특히 불만제로에서 언급된 허위매물이 ‘중고차’ 검색시 볼 수 있는 주요 중고차사이트들이 대부분이 그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중고차사이트가 소비자가 최초로 접하는 곳이라고 봤을 때,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고차 허위매물 ‘조직적 관리’

이런 중고차 허위매물을 피해나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관련 법규 마련이다. 이는 가장 기본적이다. 하지만 당장 해결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그렇다면 차선책은 어떤 방법이 있을까. 관련자들의 양심에 호소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소비자 스스로 조심하고, 관련자들 스스로 정화하는 방법이며, 가장 현실적이다.

강남매매단지에서 중고차 매매업을 하고 있는 한 딜러는 “중고차 허위매물은 딜러 1인이 시스템이 아닌, 4~5명으로 구성된 조직적”이라고 했다.

인터넷사이트에 광고 등록하는 사람, 고객 전화를 받는 사람, 단지에 도착한 손님을 데려오는 사람, 그리고 현란한 말솜씨를 바탕으로 다른 매물로 유도하는 사람 등 역할에 맞춰 철저하게 구축된 시스템과 각본에 따라 조직적으로 치밀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중고차 매매단지로 출발하기 전, 반드시 차량등록증, 중고차 성능점검표를 팩스로 요청받아 서류상으로 확인할 것을 역설했다.

또한 서울 신월동의 한 딜러는 “인터넷 사이트간 가격과 정보를 비교해야 한다”면서 “차량 설명란에 차량을 설명하기보다 자기PR이 많은 경우 실제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자기 차가 아닐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 상에서의 매물 구분 방법을 설명했다.

◇중고차 사이트들의 현실적인 제재도 필수

문제는 인터넷 사이트 대부분 매물이 판을 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SK엔카 등 여러 온라인 업체들은 허위딜러를 제재한다고 하지만 ‘수박 겉핥는 식’이다. 이번 방송에서 볼 수 있듯이 중고차 허위딜러는 1인 중심의 움직임이 아닌 상사 차원에서 팀을 이뤄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실질적으로 허위매물을 제재하기 위해서는 딜러 개인보다는 매매상사를 대상으로 제한돼야 한다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차량소유주에게 계약금을 납부하게 되면 허위매물에 대해 법으로 보호가 된다”며 “쉽게 확인하려면 해당 중고차 사이트의 고객센터로 전화를 해서 매물의 유무에 대해 확인을 요청하면 허위매물을 최대한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허위매물에 대한 처벌사항이 법으로 제정되기 전까지는 근본적인 근절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전제하며 소비자의 꼼꼼한 정보 확인 필수적이다.

 

◇중고차시장의 속성을 파악해야

중고차 거래를 할 때는 중고차시장의 속성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대부분의 중고차는 중고차시세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렌터카, 리스차, 법인차량, 택시 등 영업용에서 일반주행용으로 변경된 경우, 크게 사고가 나서 주요부품에 대한 수리경험이 있는 사고차(일명 대파차), 대포차 등의 그에 해당한다. 몇 군데 단순교환이 되거나 주행거리가 기준(1년 2만km) 보다 2~3만km 더 많아도 시세에서 100만원이상 싸게 판매되지 않는다. 그렇게 판매되는 경우라면 정보가 누락됐거나 허위매물로 밖에 볼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온라인 쇼핑몰들이 허위 매물을 고의적으로 방치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사이트를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매물이 풍부해야 사이트 홍보는 물론 재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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