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신규증차 때 수요자 횡포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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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신규증차 때 수요자 횡포 심각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9.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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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과당경쟁 막을 방안 마련에 고심

“택시 신규 증차라는 말만 들어도 골치가 아픕니다”.

완성차 업체의 영업 직원들이 택시 판매로 인한 엄청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개인택시 신규 사업자들은 무리한 할인 요구와 교묘한 방법으로 완성차 업체들 간 경쟁을 유도해 담당자들이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개인택시 신규 증차가 이뤄진 경기도 모 지역 관계자에 따르면 “개인택시 신규 공급 공고가 나오는 시점부터 해당 지역 담당자들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전쟁을 시작 한다”고 토로했다.

일반 자가용과 달리 대․폐차 수요와 공급물량이 제한적인 개인택시는 완성차 업체들 간 자존심 대결은 물론 각 판매담당자들도 수 십대를 한꺼번에 계약할 수 있는 대량물건이어서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기 때문이다.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금전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가격을 할인 해주고 일상적인 향응 접대가 이뤄지는 이유다. 

또 다른 관계자는 “회사의 공식적인 조건만으로 판매되는 택시는 대한민국에 단 한 대도 없을 것”이라며 “대부분 지점장 또는 영업사원이 자비를 들여 이면 D/C로 경쟁을 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규 증차가 시작되면 이 업체 저 업체를 돌아다니며 상대 회사보다 더 낮은 가격 또는 추가 할인을 유도하는 것도 모자라 노골적으로 향응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신규 택시 한 대 당 상당수의 자비가 영업 담당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실토했다.

그는 “신용불량자나 파산 절차를 진행 중인 신규 사업자들은 사실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실적 때문에 영업담당자  본인이 보증까지 서주며 계약을 한다”면서 “과일 바구니까지 사다 주며 공을 들여도 나중에는 다른 모델을 계약 하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사업자들의 이중적인 행태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매년 관행처럼 이뤄지는 이러한 현상은 완성차 업체의 실적 경쟁 탓이 크다.

그러나 개인택시 수요는 올해를 기준으로 월 평균 1760대, 신규 증차는 180여대에 불과한 작은 시장이고 현대․기아차 두 회사가 90% 가량을 독점하고 있어 사실상 과도한 실적 경쟁은 불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과당 경쟁을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두 회사가 갖고 있는 현재의 시장 지배력으로 봤을 때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택시사업자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게 된다.

르노삼성과 GM대우도 비슷한 수준에서 경쟁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인 상황이고 선호도가 낮아 두 회사가 지금까지 제공해왔던 혜택들을 굳이 시행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택시 사업자들의 무리한 요구가 관행처럼 굳어지고 수위가 높아진데 따른 후유증으로 지금보다 불리한 조건에서 모델을 선택하거나 가격 조건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될 수도 있다.

완성차 업체의 일방적인 가격 인상과 조건 제시에도 별다른 대안을 세울 수 없다는 얘기다. 한편 택시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한 영업사원은 “개인택시 신규 증차가 시작된 지난 1월부터 자정 이전에 귀가를 한 적이 없다”면서 “사업자들의 요구가 매년 높아지고 있어 뭔가 다른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 온 것 같다”면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현대․기아차만이라도 경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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