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부진한 카드택시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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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카드택시사업, 무엇이 문제인가.
  • 교통신문 webmaster@gyotongn.com
  • 승인 2007.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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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카드택시 안보이고...카드결제시 시간이 지체돼"
-사업자 "비용부담과 현금선호 경향..."
-아직은 사업자들 "관망"...9월 출범할 브랜드택시가 좌우
-서울시 “택시카드 단 사람이 이득보게 하겠다”


서울택시에 교통 및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하는 카드택시 시범사업이 예상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서울시가 시의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올 상반기 시범사업 목표 5000대 중 4700여대가 신청해 장착된 택시는 3200대였고, 카드 결제율은 4.5% 였다. 상반기의 마지막달인 지난달까지도 이 수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오는 9월께 출범하는 브랜드 택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사업은 택시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대신 의무적으로 카드와 콜시스템 등을 구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사업도 카드 의무도입 때문에 사업자들이 관망하거나 꺼리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어 택시카드 도입은 서울시의 택시활성화 대책에서 가장 큰 현안이 되고 있다.이처럼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는 택시카드제의 문제점을 현장취재를 통해 알아본다.

단, 법인과 개인택시 사업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결제가능 카드부족은 이달부터는 대부분 카드가 결제 가능하다고 한국스마트카드사에서 밝힘에 따라 제외했다.

◇ 꼭꼭 숨은 카드택시

가장 큰 문제는 카드가 장착된 택시를 타려해도 잘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여성직장인인 김원주씨(41·서울시 구로동)는 "택시를 이용할 때 살펴봤지만 카드가 되는 택시가 금방 눈에 띄지 않았다"며 "더구나 밤에는 카드가 된다는 문구를 부착했어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자가 지난달 19일 오후 여의도 쌍둥이 빌딩 앞에서, 또 이튿날 잠실역 사거리에서 길게 늘어선 택시를 일일이 확인했지만 카드가 된다는 표시를 부착한 택시는 없었다. 더구나 서울시에서 실시하는 카드택시외에도 기존에 카드장착을 한 택시를 찾았지만 이마저도 찾기가 쉽지않았다. 도로를 달리는 택시 중에는 각 카드사별로 홍보문구가 적힌 것이 종종 눈에 띄었지만 이처럼 이용하려고 할때는 정작 찾기가 어려웠다.

쌍둥이 빌딩앞에서 만난 개인택시 사업자인 이정희씨(49·개인택시조합 양천지부 소속)는 "승객이 막상 카드가 되는 택시를 골라타려해도 잘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장거리 손님을 태우는 콜택시들은 카드기기를 달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차를 찾는 것이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택시에 대한 홍보부족

또다른 개인택시 사업자인 문종철씨(부천시 원종동·강서지부 소속)는 "손님들이 탔을 때 카드결제기를 보고 이게 뭐냐고 묻는다"며 "택시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에서 전광판같은 곳에 홍보해준다고 하더니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씨에 따르면, 지난 4월2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신용카드와 교통카드로 결제한 승객은 20명이었다. 그러나 일부러 카드택시를 골라탄 승객은 밤에 탄 젊은 여자승객 단 한명뿐이었다. 승차한 승객들도 택시를 탔다가 호기심 때문에 카드를 결제하는 경우가 많았다.

안병찬 서울개인택시조합 은평지부장은 "택시카드가 현장에 확산되거나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제대로 하려면 홍보를 집중적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문영황 서울개인택시조합 전무는 "한국스마트카드사가 서울시 정책에 너무 의존하려는 것 같다"며 "택시카드를 확대보급하려면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조한 택시카드 결제율

택시카드를 보급한다해도 결제율이 낮은 것이 또 하나의 문제였다.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서울시는 카드택시 보급의 보루로 브랜드택시를 생각하고 있지만 브랜드화 된다고 해도 이용건 수가 얼마나 될지 미지수"라며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택시카드 보급과 이용률이 지체되는 요인으로 기기 기능상의 문제, 사업자의 의식, 정책적인 문제로 나눠 분석했다.

그는 이 가운데 사업자의 의식면에서 "택시사업자들이 현금을 선호하고 수수료 부담이 있는데다 카드시스템 이용시 불편하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결제율이 저조한 것은 이같은 요인때문으로 이들에게 카드를 쓸 수 있도록 하는 저극적인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기상의 요인으로는 카드 매출기기가 너무 크고, 시간단축을 위해 도입한 선조회시스템이 오히려 승객과 분쟁요소가 되고 있으며, 하차할 때 카드를 결제하려면 시간이 정체돼 승객의 불만요인이 되고 있다.

△망설이는 법인택시

법인택시는 시범사업에서 44대 보급에 그쳤고 결제율도 극히 낮았다.서울 금천구의 OK택시 김충식사장은 "카드택시가 매출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부담하는 수수료나 비용부담이 크다"며 "법인택시는 아직 관망하는 추세가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콜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자연히 카드사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카드가 정착되려면 시간을 가지면서 단계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모 법인택시회사의 K 사장은 택시카드 보급에 걸림돌로 사업자들의 비용부담을 우선적으로 꼽았다.서울시에서 보급하는 카드시스템을 장착할 경우 수수료 2.4%, 통신료, 매월 유지관리비 1만원, 단말기가격 15만원이다.

그에 따르면, 이 중 단말기는 시에서 무료로 지원해주고 있지만 1만원의 유지비는 100대일 경우 한달에 100만원이 소요되고, 카드결제를 처리하기위해 1명의 추가고용이 필요하며 매출이 100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수수료는 24만원 부담이다. 또 통신료를 1대에 2000원씩 계산해도 100대면 한달에 20만원이 소요된다.

정액제 사업장이면 카드매출액을 사납금으로 받을 것인가의 문제와 받을 경우 수수료 포함여부도 노사간 논란이 대상이 될 수 있다.그는 "기사들도 낙전수입이 줄어들 뿐 아니라 사업자 입장에서도 택시카드를 도입하기 위한 부담이 먼저 떠오르지 떡이 달콤하지 않다"며 "이러다보니 누가 나서서 총대를 메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카드매출에 따라 수입이 노출돼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것과 기타의 문제도 택시카드 도입과 결제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달 28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 호텔 앞에서 만난 회사택시 운전경력 11년째인 남양택시의 김모씨는 “시에서 하고 있는 택시카드 보급 때문에 개인택시에게 장거리 손님을 뺏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카드기기의 이용불편이나 낙전수입이 줄어드는 것보다는 매출을 올려 사납금을 채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위협받는 브랜드 택시 출범

이처럼 일반택시는 개인택시에 비해 비용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보니 매출도움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도입이 지체되는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보조금을 지급하며 택시고급화를 추진하려는 브랜드택시 도입도 낙관만 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모 택시 콜 사업체 관계자는 "브랜드택시 가입자를 모집하려다보니 가장 큰 애로가 카드장착"이라며 "이 때문에 법인택시에서 회원을 모집하려던 콜 업체들이 개인택시 회원모집에도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운수물류과 관계자는 “택시카드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9월에 출범하는 브랜드택시 1만대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택시에 카드를 단 사람이 이득을 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택기자 st0582@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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